어차피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과정인지라, 막내가 섭섭해 하더라도 집에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스스로 교통편을 알아보고 혼자 집결지까지 가라고 얘기 했었다.
그러나 엄마 마음은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함께 있을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하는 수 없이 하루 휴가를 내고 춘전 102보충대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마침 큰녀석도 방학중이라 4식구 모두 함께 출발했다.
가평휴계소. 잠시 쉬어가자 했으나, 큰녀석은 지난밤 잠을 설쳐 피곤하노라며 잠깐 잠을 자겠다 하고 막내는 심란한 지 그냥 차에 있겠노라 한다.
102보충대를 사전답사하고 다시 춘천시내로 나왔다.
소양강변의 한 음식점에 차를 대고 소양강변으로 나가 바람을 쐬고 102보충대로 가기전에 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소양강처녀상
소양2교
소양강변의 카페.
카페에서 아메리칸 아이스티를 한 잔 씩 마셨다.
춘천 닭갈비
춘천 막국수
처음에는 모르고 그냥 주는대로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오더니 그렇게 먹는 것이 아니라며 알려준다.
식초, 약간의 설탕, 육수, 그리고 와사비
역시 옛날 언젠가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메콤,달콤,시콤한 그 맛이었다.
102보충대에 도착하여 행사장으로 이동하니 군악대에서 입대장정과 식구들을 위한 식전공연을 하고 있었다. 바로 대성산에 위치한 15사단 군악대에서 입대병들을 위해 이곳 춘천까지 와 준 것이다.
15사단, 승리부대, 1979년 무장공비의 습격을 받았음에도 바로 퇴치하여 1명 사살, 1명 중상, 1명 도주의
6.25 전후 역대 최고의 전력을 과시하여 전군 최우수부대 표창을 받은 그 사단이다.
바로 내가 당시에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했던 그 사단의 후배들이다.
앞에 노래하는 군악병은 나중에 알았지만 은지원과 함께 젝스키스 멤버였던 장수원이었다.
15사단 훈련병중 마술실력이 뛰어나서 군악대에서 선발했다는 이등병
이병 자대입대 2주만에 선임들과 함께 나들이를 한 행운의 이등병이었다.
보자기에 싸인 테이블이 공중에 떠다닌다.
드디어 행사시작.
애국가 연주와 함께 전몰장병에 대한 묵념등 별것을 다한다.
큰녀석의 공군 입대할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저 조교의 빨간색 모자와 폼새에서 옛날의 내모습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입대 장정의 부모님께 드리는 인사말.
장정들이 단체로 나와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고 있다.
드디어 아들들과의 이별의 시간.
어린 아이를 혼자두고 돌아서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았겠지만,
내심 우리 막내에게는 더 없는 좋은 기회라 스스로 자위해 본다.
운동하는 것을 죽기 보다도 싫어했던 막내.
어릴 적 호수공원에 억지로 끌고 나가 함께 달리자 했을 때도 싫다며 겨우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던 녀석. 운동도 싫어 하면서 육식을 좋아해 체력관리가 안되어 과체중인 녀석. 헬쓰사이클 앞에 운동 기록표를 붙혀놓고 매일 운동 후 기재하여 아빠에게 검사 받으라고까지 몰아 붙힌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아빠 말을 안듣고 버텼던 녀석.
녀석의 그런 게으르고 굼띤 생활습관, 태도.
대한민국 육군에서 씩씩하고 건강한 우리의 멋진 둘째 아들로 변모시켜 우리앞에 돌려주리라 확신한다.
첫댓글 저때가 제일 콧등이 시큰 아더라구요. 잘 마치고 건강하기를 기대 합니다.
우리 막내는 워낙 게으르고 살도 많이 쪄서 고생은 되겠지만 내심 군대생활에 기대가 큽니다.
아무리 요즘 군대가 편해졌다지만 그래도 환경이 바뀌니 맘고생 많겠지요....
ㅎㅎ 맞습니다. 헤어질 때까지 희희낙낙 하던 녀석들도 있던데, 막상 집합명령이 떨어지니 벌래씹은 얼굴들을 하더군요. 미지의 그것도 육군최전방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겠죠.
됐어 됐어.. 뭐야 지금.. 사실 마음이야 아릿하겠지만 우리 군대 생활 다잇보다는 훨 좋습니다. 다음 주에 마포에서 만났시다.. ㄴ울지 마 울긴 왜 울어 젠장
ㅎㅎ 막내가 21사 신교대에 배속되었습니다. 군대생활 제대로 하게 생겼습니다. 다음주 마포?? 콜^^
얼라리여? 내가 21사 교육대 조교 아잉교. 훈련은 전투다...하하하 이런 인연이. 65,61,66 연대 백두산 부대. 백두산 호랑이 민족의 방패 백석과 대우위 정기를 받아 ... 우하하하하하
ㅎㅎ 우리 막내가 뿔님의 새까만 후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연예인 송승헌,장혁 모두 제 새까만 후배가 되겠죠. 그것도 제가 신교대 창설멤버로 대성산 산자락을 삽자루 들고 손수 일구어 벽돌도 직접 찍어가며 막사를 지은 신교대에서 훈련을 받지 않았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