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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족을 통해 지배층이 우월감을 표출하려 했다는 설. 전족이 된 여자는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어서 지팡이를 짚고 종종걸음으로 다녀야 한다. 따라서 가내수공업을 제외하고는 전족이 된 여자는 노동력이 없다. 그 때문에 전족이 된 아내 = 부의 상징이 되어 부자들이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족이 된 아내를 선호했으며, 이것이 유행으로 번져 평민들까지 전족을 좋게 여겼다는 것이다.
여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했다는 설. 이 가설은 이제 거의 폐기되었다. 지금의 중국은 남아선호사상과 계획생육정책의 영향으로 극심한 남초 현상을 겪지만, 중국 역사상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던 기간은 별로 없었다. 전근대 중국은 아내가 도망가면 새로 아내를 들이면 되는 시대였고, 정실 아내만이 아닌 첩도 둘 수 있었다. 더구나 전족은 상류층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못 걷게 만들 만큼 상류층 여자들이 흔하게 가출했을 리가 없다.
예상 외로 전족된 발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선호했다는 설. 현재 남아있는 전족 관련 자료의 대부분은 중년 혹은 노년의 여인들의 발을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이다.[6] 이는 발을 성기와 마찬가지로 생각하여 젊고 어린 여자들이 노출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린 여자의 전족된 발은 대부분 아기처럼 부드럽고 야들야들했다고 한다. 또한 방중술 관련 도서인 소녀경에 따르면, 이러한 어린 여자의 전족된 발을 이용하여 성교에 활용하기도 했다고한다.
전족이 여자의 질 조임을 향상시켰기 때문에 주요 기득권인 남자들에게 인기가 좋았고, 유행처럼 번져나가 사회 풍습이 됐다는 설. 전족을 하면 발이 기형이 되어 뒤뚱거리며 걸을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자란 여자는 허벅지 근육이 약해져 다리가 매우 부드러워지고, 허벅지 근육보다 회음부 근육이 단련되어 성교시 남자가 여자에게서 느끼는 성감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다만 이 설은 질 근육이 전족을 통해 뒤뚱거리며 걷는 것으로 단련될 수 있는지에 관한 정확성이 불분명하다.[7] 가장 좋은 확인법은 전족을 한 여자가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과 정상인이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을 비교하는 것이겠지만, '전족을 한 여자'라는 표본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도 하고, 민감한 주제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울 듯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여자를 소녀 때부터 장시간 앉혀 가족을 위해 직물을 짜고 옷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전족을 만들었다는 설이 제기됐다.
이 악습은 근대 내내 축출하려고 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8] 그러나 5.4 운동 이후 중국인들도 인식이 바뀌어 되면서 전족이 사라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중국이 서구 열강에 침략당하는 상황에서 전족은 여성들을 억압하고 중화 민족을 나약하게 만든 원흉으로 지목당했다.
전족의 거부는 19세기 말~20세기 초 중국 여성 운동의 중요한 모토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저우언라이 초대 국무원 총리의 아내 덩잉차오. 중화민국 북양정부와 국민정부, 이후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사상의 차이가 있음에도 공통적으로 실시한 정책 중 하나가 이 전족 폐지 정책이었다.
당시 중국 여인이 남편이 아닌 남자에게 전족이 된 발을 보여준다는 것은 알몸을 보여준 것만큼 수치스러운 것이었다. 심지어 낯선 남자에게 여자가 전족이 된 발을 보여주는 일은, 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9] 변법자강운동 당시 일어났던 천족운동(天足運動)은 전족된 발을 모두 풀고 전족도 금지하는 것이었는데, 강제로 전족된 발을 보이게 된 여자들은 수치심에 못 이겨 자살하는 사건도 빈번했다고 한다.[10]
21세기 초반에는 전족된 여자는 아주 나이 든 할머니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문혁 시기에는 과거에 이미 전족이 된 할머니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박해가 가해져서, 홍위병들이 전족이 된 할머니들을 끌어내어 '자본주의 창녀'라고 욕하면서 조리돌림했다.
오랜 기간 내려온 풍습답게, 전족의 아름다움을 찬미한 문학 작품도 무척 많다. 금병매에서는 서문경이 반금련의 전족에 반한다고 나온다. 영화로 만들어진 금병매에서도 이 장면이 나오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전족은 그냥 크기가 작아진 발 정도로 나와 사람들이 "독특하긴 하지만 이해 못할 취향은 아닌 것 같아."하고 반응한다. 수호지나 금병매나 나온 시점은 명나라대이고 작가도 명대의 풍습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별 소용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작중 시점 자체는 송나라대이니 억지로라도 고증을 따져보자면 말 그대로 그냥 성장이 억제된 작고 예쁜 발이었을 것이다. 상기했듯이 그 당시 전족은 딱히 발 뼈를 꺾는 것도 아니고 그냥 더 자라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수준이었다.
펄 벅은 "중국에서 가장 없애야 할 것이 전족"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싫어했다. 하지만 소설 대지 3부 '아들들'에선 "중국인은 모두 전족을 한다."고 말하며 비웃는 백인들을 풍자하기도 했다. 분명 타파해야 할 악습이긴 하나 서양인들이 함부로 시혜적으로 보고 조롱할 것이 아니라 중국인들 본인이 주체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보았던 듯하다.
아름다움을 위해 건강을 해친다는 점에서, 하이힐이 현대의 전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이힐과 전족은 배경과 형태, 미용효과[11]를 생각하면 차이가 크긴 하다지만. 전족이 된 발의 실루엣은 어찌 보면 웨지힐 형태의 하이힐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게 보이기도 한다.
전족 수준이 아니라도 '작은 발'이 미인의 한 가지 조건이었음은 서양에서도 비슷했던 듯하다. 근대 영국 배경인 유명한 동화 <소공녀>에선 주인공 세라 크루의 작은 발을 놓고 제시가 라비니아에게 "분명 비싼 신발로 작아 보이게 했을 거야."라고 열폭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멀리까지 갈 것 없이 신데렐라만 봐도 알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직접 노동하는 하위계층'과 '직접 노동하지 않고 하위계층의 생산력으로 부양받는 상위계층'이 분화된 문화권에서는 육체노동을 천시하는 풍조가 흔히 나타나고, 육체노동을 천시하는 풍조가 나타난 문화권에서는 육체노동에 유리한 큰 손과 큰 발등의 신체적 특징을 천시하는 풍조 역시 흔하게 나타난다. 즉 고강도의 노동에 종사하기 유리한 신체적 특징, 또는 고강도 노동으로 인해 발달한 신체적 특징들이 하위계층의 특징으로 여겨져 천대받고, 그 반대의 특징이 귀족적인 외모로 대우받았다는 것.
이런 풍조는 특히 여자의 외모에 대한 평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이었지만, 심지어 당시의 사회적 풍조에서 여자보다 훨씬 신체활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던 남자에 대해서도 '큰 발'을 노동계급의 신체적 특징이라고 여겨 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 예를 들어 근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남주인공 레트 버틀러가 남자다운 당당한 풍채를 가지고 있고 말타기나 사격 등 신체적 활동능력 역시 뛰어나다고 묘사된 것과는 별개로, 이 인물의 외견에 대한 묘사에는 '귀족적인 작은 발'이 포함되었다.[12]
즉 당대의 유럽보다 귀족주의 문화의 영향력이 훨씬 약했던 근대 미국에서조차, '작은 발'과 같은 노동에 적합하지 않은 신체적 특징을 그 인물의 귀족적인 면모로 보고 아름답게 여기는 풍조는 있었던 것. 다만 남자는 귀족 출신이라 해도 대외활동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았기에 무조건 '귀족적인' 특징이 선호되진 않았지만, 여자는 대외활동을 제약받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런 특징이 선호되는 경향이 더욱 강했던 것 뿐이다.[13]
전족을 받아들이지 않은 한반도에서도 발이 크면 ‘도둑발’이라며 놀렸던 풍습이 있었다.
현재에도 아래 사진처럼 발을 동여매는 것에 대한 도착증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명나라 초대 황후였던 효자고황후 마씨는 전족을 하지 않아 큰 발을 조롱받았는데 이에 분노한 남편 주원장이 황실 능멸로 사형시키려했지만 마씨 본인이 말려서 없던 일로 되었다.
중화권 무협지는 말할 것도 없고 영화 시대극에 거의 안 나온다. 발만 CG 처리하면 굳이 고증 못할 것도 없겠지만 현대 중국인들 입장에서 잊고 싶은 역사일 수도 있고, 단지 현대인들의 미감에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아무튼 절대다수의 시대극에서 여자들은 그냥 잘 뛰어다니고, 무협영화에서는 발차기도 잘한다. "보아하니 그대는 귀족 집안 출신인 듯 한데 왜 전족을 하지 아니하셨소?"같은 실례되는 질문을 하는 남주인공도 없다. 무술에서 풋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면 전족을 하고 무공은 절대 무리다.
굳이 고증을 위해 등장시킬 때는 신발을 신은 모습이 작아 보이도록 분장하거나, 전족을 해서 제대로 뛰거나 걷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가령 사대가족 중 송씨 3자매인 쑹아이링, 쑹칭링, 쑹메이링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송가황조>에선 쑹칭링이 집을 나와서 사회 활동을 하겠다며 뛰쳐나가자, 집안의 여자 어른들이 붙잡으려 하나 제대로 뛰지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전족으로 속박된 구세대의 여자와 자유롭게 뛰어가는 신세대 여자를 간접적으로 묘사한 것.
전족에 관련된 정보를 자세히 읽고 싶다면 중국계 미국인 작가 리사 시가 쓴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추천한다. 뜨겁게 삶은 닭 속에 어린아이의 발을 집어넣어 뼈를 부드럽게 한 후 부러뜨리는 과정, 맨발로 사금파리 위를 매일같이 걷게 하여 고름과 썩은 살을 제거하는 과정, 매파가 전족을 보고서 소녀의 등급을 매기는 과정 등이 아주 리얼하게 묘사되었다.
렌세이 나미오카[14]가 쓴 「큰 발 중국 아가씨」도 전족에 관해서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주인공이 전족으로 표상되는 '구시대가 강요하는 여성상'을 거부하고 교육의 기회와 자유로운 삶을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15] 실제로 당대 여자들 중 드물게 전족을 거부했었다는 작가 자신의 어머니가 모델이고, 책에는 작가가 어머니께 바치는 헌사도 있다.
이현세의 만화 세계사 넓게보기라는 학습만화에선 직물공장의 마담이 까치가 발에 대해 칭찬하자 고마워하며 엄지를 억지로 전족시켜서 까치는 마담이 잘해줘서 편하다고 하지만 엄지는 전족을 못견디고 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체험 짱 지구촌 별난 풍속/스토리에선 나무에 기대 하품을 하는 딩동. 이때 지나가던 칭칭이 딩동을 째려보곤 중국 도깨비냐고 묻는다. 아니라는 딩동의 말에 칭칭은 아직도 중국인들이 전족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냐고 묻는다. 전족이 뭐냐는 딩동의 말에 칭칭은 전족은 아기 때 부터 발을 천으로 꽁꽁 동여 매어 작은 신발을 신겨서 발을 못 크게 하는 행위이다. 옛날 중국인들은 여자는 발이 작아야 예쁘다 생각해서 그런일을 했다며 남자들이 여자를 무시하는 못된 풍습인 전족은 싫다며 하지 말라고 딩동에게 소리친다. 하지만 딩동은 다리를 다친 터라 양 발에 깁스를 한 상태였고, 화가 나서 이건 전족이 아니라고 짜증을 내지만, 칭칭은 깁스가 영어로 전족인라며 안 믿으려 하고 에필로그에서 중국인은 딩동에게 요새도 전족하는 사람이 있냐 묻고, 화난 딩동은 "아니, 이건 전족이 아니라고욧!"이라고 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