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아.
엄마가 이 곳에 다시 편지를 쓰게 되었네.
여러 사람들이 보는 공간에 엄마가 편지를 쓰니까 많이 쑥스럽지?
아마 네가 처음으로 군대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와서 편지를 읽은 것이라 더 그럴거야.
엄마는 이미 이전 네가 훈련받는 기간 동안 열쇠신병교육대대와 교회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누가 읽던 말던 사랑하는 아들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야 하겠기에 눈 딱 감고 하고 싶은 말을 다 썼단다.
공중목욕탕에 아는 사람이랑 같이 가게 되면 처음에는 옷 벗기가 쑥스럽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벗는 것 보면 용기를 내서 그렇게 하고 몇 번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별로 창피한 것도 못 느끼듯이 말이야.
애인이 있는 군인들에게는 얼마나 사랑이 담긴 애절한 곰신의 이야기도 모두가 보건 말건 다 나누는 것을 보면서 나도 아무렇지 않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단다. 창피함이나 쑥스러움보다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용기가 생긴 것이지.
참 너 곰신이 뭔지 알고 있니? 엄마도 처음엔 몰랐었지. 곰신이 고무신의 준말이야. 고무신은 항상 짝으로 이루어 지잖아. 그리고 혹시 애인이랑 이별하게 되거나 파트너가 바뀌면 고무신 바꿔 신었다고 하는 이야기 알고 있지?
우리 성범이는 그런 곰신이 없어서 엄마가 대신 편지 써 주느라 바빴었지.
다른 사람들 다 편지 받고 있는데 너만 구석에서 혹시 아무런 편지도 받지 못하고 섭섭해 할까봐 말이야.
성범이가 자주 전화를 해 줄 수 있으면 편지를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이번 주는 계속 전화도 없고 그래서 결국 엄마가 이곳에 편지를 다시 쓰게 되었네.
외우는 것 싫어하는 우리 성범이. 군대에서는 그렇게 외울 것이 많다고 하는데 좀, 아니 많이 힘들겠구나.
오늘 오후부터 많이 추워진다고 하는 글을 보게 되었단다. 지난 번 네가 전화 해 주었을 때 엄마가 너무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고 이야기가 길어져서 많이 추웠을 것 같애. 전화 끊고 나서 번쩍 생각이 들었단다. 다음부터는 짧게 전화 통화 해야 할 것 같애.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질테니 말이야. 더운 이곳에서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 걸면서 추웠을 아들을 생각 못했었지. 미안해..... 나이 드니까 건망증이 심해져서 전화 끊고 나면 아! 그것 말 안했네....... 또는 그것 안 물어봤네........항상 그러거든. 이제 엄마 수첩에 너랑 나눌 이야기 생각나면 기록해 두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야 할 것 같애. ^.^ 오늘은 혹시 전화가 오려나? 하면서 이 곳 시간으로 오후 5시 쯤 부터는 전화기는 항상 내 곁에 있단다. 간혹 그 시간에 다른 분으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가 있으면 "아! 아들 전화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었네요." 그렇게 말하기도 한단다. 혹시 통화 중으로 네 전화를 못 받을까 봐 말이야. 그저께 그런 상황이었어. 밥을 먹다가 예림이 엄마 한테서 전화가 온 거야.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 드리면서 6시 10분까지는 보통 전화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웃으면서 말씀 드렸더니 그럼, 그 시간 지나서 이야기 나누자고 하시더구나. 그런데 결국 네 전화는 오지 않았고 6시 20분쯤에 다시 예림이 엄마랑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지난 번 너 수료식 때 중요한 모임 때문에 너에게 가지 못해서 너랑 한 약속을 못 지켰다고 하시면서 너에게 꼭 면회를 가시겠다고 하시는구나. 그래서 어느 날 면회 가면 좋은 지 꼭 물어봐 달라고 하셨단다. 그리고 친하신 분 아들도 5사단에 너보다 조금 전에 입대를 했었나 봐. 비슷한 목적지 일테니 같이 움직이자고 하신 것 같기도 해. 12월이나 1월 중 토요일이 좋으신 것 같던데, 성범이 네가 날짜를 정해서 알려주렴. 훈련이 없는 날이 되어야 할 텐데..........예림이 아빠도 함께 가실 것 같기도 해. 얼마 전까지 새로 오픈 하면서 브랜드 변경한 가게 때문에 바쁘셨는데 요즘 약간 시간이 나시나 봐.
성범아.
추위를 잘 이겨내면서 늘 말씀 가운데 신앙생활 잘 하길 바란다. 오늘 생명의 삶 말씀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후반부였단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5:16~18) 그리고 외할머니께서 항상 자주 말씀하셨던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5:22) 이 말씀을 너에게 전해 주고 싶구나. 사랑한다. 성범아. 샬롬!!!!!!
멀리 떨어져 있지만 늘 널 위해 기도하는 엄마가................^.^
첫댓글 멀리서 아드님사랑이 대단하십니다 ```어머니 사랑이넘치는만큼 성범군도 군생활 잘할줄믿습니다~~~~
멀리서 수료식에도 못 가본 사랑이 부족한 엄마랍니다. 이렇게 이 공간을 통해서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이 너무나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수색대대가 참 힘든 곳이라고 하는데 선배님들의 아들 경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고난을 통해서 인내와 성숙함과 온전함을 이루실 하나님을 바라보면서요. 격려의 말씀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들 사랑이 깊으신 성범어머니 잘지내시죠 저도 정환이와 전화 통화가 끝나고 나면 그제서야 궁금한것을 물어보지 못한게 생각이나고 아쉬울때가 여러번 있었답니다 .
그리고 12월7일 오전에 저는 카페 방문을 하지않았어요 준혁 어머니가 맞는거 같네요 ...신경 안쓰셔도 될듯하네요 ^0^
같은 마음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들한테 편지 썼는데 이렇게 부모님들이랑 이야기를 나누게 되니까 더 좋네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울 혁이 오늘 전화왔었는데 성범이 만나서 얘기했다네여 힘든것있으면 얘기하라고^^
그런데 이미 적응잘하고있는듯해 보였다네요
성범이라 우찌 아냐고 놀래더라네여
컴으로 맘들끼리 아는줄 모르고
그러니 너무 걱정마셔요 씩씩하고 맘 따뜻한 군인으로 변해가고있을 터이니^^
어머나. 너무나 감사드려요. 어머님께도 또 준혁선임에게도 말이에요.정말 따뜻한 비마수색대대입니다.우리 성범이는 지난 주일부터 지금까지 전화 한통화가 없네요. 전화를 못한다고 한다면 포기하고 있을텐데 언제 올 지 모르는 전화를 붙들고 있을려니 참 힘들답니다. 지난 번 어머님으로부터 1:1대화 들어왔을 때 받지 못해서 참 속상했었어요. 잠깐 나갔다 온 사이였는데 벌써 들어가시고 안계시더라구요. 다음에 시간 나실 때 불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