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원봉사활동으로 자신을 깨우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할 때, 대학교를 졸업해야 할 때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봉사활동시간’이다. 정해진 봉사활동에 대한 일정시간 이수를 해야 진학이 가능했고, 당시 필자는 ‘봉사’라는 개념도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채, 채워야 하는 의무감 때문에 인근 아파트의 잡초를 제거한다던지, 쓰레기를 줍는다던지, 봉사활동에 대한 보람도 느끼지 못하고 무의미한 활동을 해야 했다. 이러한 느낌을 필자 혼자 받았다면 진작부터 봉사에 대한 자각을 하지 못한 필자의 우둔함을 탓해야겠지만, 필자 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규 교육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자신에게 던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중,고교 봉사활동 실태(출처: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는 교육의 부족이라고 본다. 지성과 함께 인성을 기르기 위해서 도입된 ‘봉사활동시간 이수’이지만 봉사활동의 필요성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없는 봉사는 참된 보람을 느끼기는커녕,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모양으로 변질되고야 말았다. 현재도 중, 고등학교의 자원봉사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자원봉사활동이라고 하기 어려운 활동을 가지고 자원봉사라 하지 않나, 1시간 정도 밖에 하지 않은 봉사활동을 가지고 4시간이라 기록되지 않나, 여기에 부모님들의 치맛바람까지 섞여 중, 고등학교 시절의 봉사활동은 단지 보여주기 식 형식뿐이었다. 이러한 어긋난 행보는 이웃나라 일본을 비교해보면 여실히 느껴진다. 일본은 어린이 봉사자 육성이 중점사업으로 선정될 만큼 일본 전체의 미래 봉사활동을 위한 어린이 봉사자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을 위한 연수회를 개최하고, 선생님이 주체적으로 봉사활동을 학생과 진행하게 되는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신청하면 지원금이 나와 수월하게 프로그램을 이끌 수 있게 도와준다. '언제나 기분 좋고, 재미있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개발하며, 지역마다 봉사활동 협력체가 있어 학교와 연계 봉사 모델 상을 제시하고, 장래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앞서 언급한 일본과 비교되는 한국의 자원봉사의 부족한 교육은 향후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무의미한 봉사활동 경험을 가지고 진학한 대학생들의 자원봉사에 대한 개념이 귀찮고, 왜 해야 하는지 의미도 알지 못한 채, 하라고 해서 하는 수동적인 행위라고 잠재되어 있는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대전IAC에서 외국인 안내하는 자원봉사자 (출처: 연합뉴스)
다행히 최근 한국에서도 자원봉사에 대한 개념이 재정립되었고, 지역에서나 기업에서 사회 환원 프로그램으로 생긴 다양한 자원봉사프로그램은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대학생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자동차의 해피무브, SK텔레콤의 Sunny, KB국민은행 라온아띠 등이 있다. 시민의 10%가 자원봉사자로 등록되어 있는 대전광역시는 08년 자원봉사상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우수한 자원봉사체계로 많은 지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자원봉사자와 자원봉사가 필요한 단체와의 체계적인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자원봉사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작년 제 60회 국제우주대회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이끈 성공적인 개최의 경험은 이후 자원봉사자들이 더욱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시 단체에서도 자원봉사자들에게 지역 내 가계를 이용할 시 5%의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자원봉사자들 챙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시 필자의 경험담으로 돌아가자면, 중, 고등학교 시절 얼룩진 봉사활동의 잔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학시절 우연히 경험한 봉사활동의 즐거움은 나에게 또 다른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생기는 뿌듯함과 그 속에서 느끼는 배움, 즐거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마약처럼 자원봉사의 세계에 빠지게 만들었다. 지금도 자원봉사는 단순한 의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 중, 고등학생 그리고 청년들에게 즐겁고 보람찬 자원봉사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열쇠은 시, 도의 관련 부서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중, 고등학생들에게 잘못된 '봉사활동'를 비판하기 전에 사회, 제도, 교육적으로 올바랐나를 먼저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개념 정립, 사회적인 지원, 체제 개선은 놀라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한다. 끝으로 현재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의 대전, 충남지역운영단을 맡고 있는 이정영(충남대학교 4학년)씨에게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기로 한다.
현재 Sunny 대전,충남지역 운영단을 맡고 있는 이정영씨(25)
- 언제부터 자원봉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나 : 평소에 자원봉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서 하지는 못했다. 그러던 도중 08년 겨울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를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 현재 활동하고 있는 봉사활동을 소개해달라. :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핸드폰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아무래도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통화기능밖에는 사용하시지 못하기 때문에, 휴대전화의 여러 유용한 기능들을 알려드리고 있다. 우선 휴대전화의 사용예절에서부터 각종 기본기능들, 문자메시지 보내는 법 그리고 휴대폰 카메라기능 사용법까지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알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끔 몇몇 어르신분들은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매우 높으신데. 심지어 예전에 한 어르신께서는 휴대폰에 mp3 담는 방법까지 알려달라고 하신적도 있을 정도다.
처음 봉사활동을 한 사진 짱구 탈을 쓴 사람이 이정영씨다.
- 봉사활동 중 기억에 남는 기억은 : 처음 봉사활동을 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복지관에서 장애우나 할머니에게 율동을 추는 역할을 맡았는데, 사실 춤을 잘 못춘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율동을 배웠고, 그 때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흘리셨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 다른 친구들은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봉사에 써서 손해 본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 : 현재 취업을 위해서는 학점 및 스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봉사활동으로 인해 손해본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봉사활동으로 인해 내 생각과 행동도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앞으로의 내 삶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충분히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봉사활동을 망설이고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봉사활동 운영단을 하다가 느낀 점인데,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거나,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며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주변에 찾아보면 봉사활동을 할 곳은 많고, 주위에 봉사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할 줄 아는게 없어도 그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봉사활동을 해보자.
|
출처: 국민권익위원회 원문보기 글쓴이: 국민권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