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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70s] 04
아이1:알 러 뷰. 기브 미 알러뷰. 알러뷰
미군들, 어이없어 애들을 본다. 강희와 준희도 아이들을 보고 있다.
아이1:용서해주세요. 알러뷰! 한번만요. 알러뷰.
미군들, ‘ziper up!, shut up'하면서 또 아이의 머리를 때리려고
하면(일라이의 소리) Don't hit them. (때리지 마.)
미군들, 돌아보고 일라이에게 경례한다. 일라이, 경례 받고 아이들을 본다.
아이1:(일라이의 다리를 붙잡고) 알러뷰 싸진!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알러뷰!!
일라이:..(가만히 보다, 미군에게) Let them go! (보내줘라.)
초병1:Sergeant! (상사님!)
일라이:You found your uniforms. Let them go. (군복 찾았으면 됐으니까 그만 보내줘.)
초병1:General Walker ordered us to shoot anyone entering the unit without permission. (허가 없이 부대로 넘어오는 자들은 발포하라는 워커 장군님 명령입니다.)
일라이:You mean... you are gonna shoot and kill these children? I think you guys were negligent in your duties to have these kids climb over the wall! Hurry and let them go! (그래서 이 아이들을 쏘아 죽이겠다는 거야! 담을 넘게 한 것은 너희들 근무태만 아닌가! 얼른 내보내줘!)
초병1:Sorry, sir. (죄송합니다). (차갑게) 다음번에는 근무에 태만하지 않겠습니다. 담을 넘기 전에 확실하게 끝장을 보죠...
Go! Go away, rats! (가! 얼른 가!)
(아이들에게 소리지르고는 일라이를 노려보고 돌아선다)
사내아이1,2, 눈치보다 쭈삣쭈삣 일어나 도망간다. 준희와 강희, 아이들을 본다. 일라이, 준희와 강희를 본다.
강희:(잠시 생각하다, 손을 싹싹- 부비며) 알러뷰. 알러뷰. 용서해주세요. 알러뷰.다신 안 그럴께요.
일라이: ..
강희:(준희를 꼬집는다) 뭐해. 얼른 따라해. (다시 손 부비며) 알러뷰. 알러뷰.
준희:(강희를 따라한다. 손 싹싹-부비며) 알러뷰. 알러뷰.
일라이:(측은한 듯 준희를 보다) I..love you..too....(나도 사랑한단다, 얘야)
일라이 준희의 이마에 가볍게 뽀뽀해준다. 준희, 놀라서 일라이를 보다, 얼른 이마를 쓱쓱 닦는다.
일라이:(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준희에게 내민다)
준희:으아!! 쵸코렛이다! (받는다)
일라이:Hey, you are not allowed to come here. It's dangerous.. for children like yourselves to come. You can easily get shot. Don't ever come again. Do you understand? (꼬마야. 이제 여기 오면 안돼. 위험하단다.. 너희들이 다 니기에 너무 위험해. 잘못하다 총에 맞을 수도 있고. 다시는 여기 오지 마 라. 알아듣겠니?)
준희:..(일라이 말은 관심없고 요리조리 초콜릿만 본다)
자다 대충 나온 차림새의 주인여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창회. 그 옆에 장봉실.
창회:애가 없다니! 그 어린 애가 어딜 갔단거요?
주인:나가서 안 들어오는 걸 난들 어찌 알아요? 응. 응. 내가 애 지키는 보모도 아니구. 장사 작파하구 댁에 딸 찾으루 다녀요?
창회:우리 준흰 낯선 곳에서 혼자 나 다닐 애가 아냐. 우리..앨 어떻게 한거요?
주인:이, 사장님 뭔 말이 그래요? 내가 앨 쫓은 것두 아니구 왜 날더러 난리진 몰라! 그렇게 귀하믄 잊어 먹질 말던가!
방에서 준희가 두고 간 뜨게 목도리를 들고 나오는 빈.
빈:(들고 나온다) 이거 준희가 하고 있던 건데.. 맞죠?
창회:(목도리를 소중한 듯 두 손으로 잡는다) 그래..우리 준희 꺼네..지 엄마가.. 짜준 거야.
장봉실:(주인을 보고) 그 애, 이런 거 흘리구 다닐 애 아닌데. 그냥 나갔다구요? 자기 엄마가 짜 준 목도리도 두고 갔다구요?
주인:(찔려서)그러게..날두 추운데 건 왜 두구 갔으까..
창회:(애원하는) 아주머니..우리 딸 아이 어딨는지 정말..모릅니까..? 어디 갔는지 정말 몰라요? 애만..찾을 수 있다면.. 어딨는지만..알려주면 아주머니가 원하는 건 뭐든지, 뭐든지 다 해줄께요. 정말 몰라요?
주인:(고개 흔든다)
씬26 봉화 여인숙, 앞(밤)
차 서있다. 창회, 준희의 목도리를 들고 비통하게 서있다. 그 옆에 봉실. 차에 타고 있는 빈의 표정이 씨무룩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창회의 기사, 서있다.
창회:(차 안에 빈에게 시선 한 번 주고, 봉실에게) 빈이라고 했나.. 저 애. 당신 아들 맞죠?
장봉실:(고개 끄덕인다)
창회:(화가 폭발한다) 애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소!! 길 가다 넘어진 앨 봐도 자기 애 같아 일으켜 주는게 어머닌데. 어떻게 아픈 앨 여기 혼자 버려 두고 갈 수가 있소!!
장봉실:난리 통에 넘어진 애가 한 둘이 아니니까요.
창회:장봉실씨!
장봉실:(말 끊고) 게다 난 엄마 자격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창회:..(하아..한숨 한 번 쉬고 기사에게) 부산까지 모셔다 드려. 난.. 준흴찾을 때까지 여기 있을 꺼야.
기사:예, 사장님. (운전석으로 간다)
장봉실:(차로 가다 창회를 본다) 준희..엄마는요? 그 애, 엄마를 많이 찾던데.
창회:죽었소.
장봉실:(놀란다)
창회:내..아내가..죽으면서 마지막 한 말이..당신을..찾아가란 거였지. 장봉실을 찾아가면 우리 딸..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잘 가시오. (돌아서 걸어간다.)
씬27 달리는 창회의 차 안(밤)
뒷좌석에 타고 있는 봉실과 빈. 봉실, 뒤 유리창으로 문득 돌아본다.
봉실의 시선에 쓸쓸히 걸어가는 창회의 뒷모습이 보인다.
장봉실: ..
씬33 동, 부대 일각
강희와 준희, 미군에게 가지고 있던 군복을 다 뺏겼다. 바닥에 군복을 내려 놓는 군인. 부대 담을 넘었다 잡힌 사내 아이1,2, 무릎 꿇고 앉아서 빌고 있다. 미군, 사내아이1,2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아프게 때린다. 그 모습 보는 강희와 준희, 자신들이 맞은 듯 움찔한다. 사내아이1,2, 두 손을 모아 싹싹- 빈다.
씬34 부대, 정문 앞(새벽)
일라이, 준희와 강희를 배웅하고 있다. 준희와 강희, 일라이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돌아서서 간다. 두 아이를 가여운 얼굴로 보고 돌아서는 일라이.강희와 준희, 걸어간다.
준희:알러뷰가 뭐야?
강희:용서해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준희:(못미더운) 진짜?
강희:그래. 그러니깐 우리 보내줬지. 까먹지 말구 잘 외워둬. 알았지?
준희:안 까먹는다 뭐. 알러뷰~ 용서해주세요~ 알러뷰~ 잘못 했습니다~ 알러뷰~ 알러뷰~
씬35 부대 근처
동영, 지프를 타고 들어오고 있다. 운전병, 운전하고 있고 부관이 동승하고 있다. 동영, 창밖을 보다 문득 강희와 준희를 본다. 동영, 무심히 시선 돌리 다가.
동영:! (다시 한번 돌아본다. 분명히 준희다) 잠깐만요!! 아저씨 차 세워주세요!
씬36 동, 일각
준희와 강희, 걸어가고 있다.
(동영의 소리) 준희야! 준희야!
준희, 돌아본다. 동영이다. 두 아이, 깜짝 놀란다.
준희:오빠다!! 동영오빠야, 언니. 오빠!!
준희, 달려온 동영에게 안겨 팔짝팔짝 좋아서 뛴다. 강희, 그런 동영을 보다 문득 자기 머리를 한번 만져본다.
(인서트) 1부 23씬
동영:(강희를 보며 싱긋 웃으며 머리 쓰다듬어 준다) 착하구나.
준희:오빠! 오빠! 오빠! 오빠두 여??었어? 넘넘 보구 싶었어. 오빠.
동영:그래. 나두 보구 싶었어. 언제 왔어? 아저씨, 아줌마는?
준희: ..
강희:준희 엄마, 아빠 돌아가셨어요.
동영:! (놀라서 준희를 본다)
씬37 하꼬방, 앞(아침)
따라온 동영, 방을 밖에서 선 채 둘러본다. 그 옆에 준희와 강희.
동영:여기 살아?
준희:응. 언니랑.
동영:(불쌍해서 본다) 걱정마. 준희야. 오빠가 데리러 올께. 지금은 아버지가 안 계셔서 안 되지만, 금방 데리러 올께.
준희:정말! 진짜! 약속이지? (손가락 내민다)
동영:(손가락 걸고) 응, 약속해. 이제 오빠가 같이 있어 줄께.
준희:아, 신난다. 언니랑 나랑 데리루 온데, 언니!
강희:..(진짠가 싶어 동영을 본다)
동영:아니, 준희야. 너만 데려 갈 꺼야.
준희:어, 언닌?
동영:(강희를 보고) 너, 우리 엄마 반지 내놔.
강희:왜 나한테 그래요!
동영:니네 엄마가 가져갔잖아. 내놔.
준희:언니네..엄마 죽었어. 오빠..
동영:(놀란다)
씬38 거리
동영, 지프에 오른다. 배웅하는 준희. 조금 떨어진 곳에서 부루퉁한 얼굴로 바라보는 강희.
동영:어디가면 안돼. 꼭 여??어야 돼. 알았지?
준희:(고개 끄덕이고) 안녕. 오빠.
준희, 돌아서서 강희한테 뛰어온다.
준희:있지. 오빠한테 잘 말해서 언니두 같이 갈께. 걱정 하지 마.
강희:너나 가! 기집애야!! (멀어지는 동영의 지프를 보며) 치사한 놈! 돌려준다. 돌려주면 될꺼 아냐! 니네 엄마 진주 돌려주면 될꺼 아냐!! 나쁜 놈아!!
씬39 대구 시장통, 어느 집 앞
양자, 걸어오다 멈춰서 집안을 넘겨다보려고 기웃기웃 한다.
씬40 동, 집 안
물건들이 마루에 쌓여 있다. 담배에서 양주, 햄. 씨레이션, 치약, 비누, 갖은 생필품에 구두, 옷가지까지 쌓여 있다. 마루에 대충 걸터앉았던 정자와 챠리, 돈 건네고 물건을 받아 가방에 넣는다.
정자:비누 다섯 개. 햄 세 통, 양주 한병, 담배 두 보루.
정자, 확인하면 챠리, 가방에 넣는다.
문 열리고, 양자 들어온다.
양자:실례합니다~ 여기가 미제물건 떼는 돌이네 집 맞아요?
주인:맞아. 똘이네! 얼른 문 닫구 들와!
양자, 마루 쪽으로 들어오고, 정자와 챠리, 물건을 주섬주섬 넣다가 본다.양자, 정자를 본다. 정자와 챠리도 무심코 돌아본다.
서로 놀라는 세 사람.
양자:야아!! 너어! (말이 안나오는)
챠리:텨! 누나!!
챠리, 지퍼도 못 올린 가방을 들고 후다닥, 일어나 달아난다. 정자, 허둥거리며 달아난다. 챠리, 양자를 밀친다. 그 바람에 양자, 뒤로 넘어진다.
양자:너 이 새끼! 거기 안서! (벌떡 일어나 쫓아간다)
씬41 대구, 시장통
달아나는 정자와 챠리. ‘거기 서!! 도둑놈 잡아라! 도둑놈 잡아!’ 악을 쓰며 쫓아가는 양자. 정자, 구두를 신은 발이 삐끗 한다. 정자, 신발을 벗어 버리고 양말 바람에 달아난다. 양자, 죽어라 쫓아가고.
씬42 거리 일각
정자와 챠리가 탄 택시, 떠난다.
양자:거기서! 이것들아!!
양자, 둘러보면 오토바이를 타려고 시동 거는 남자가 보인다.
양자, 냉큼 오토바이 뒷좌석에 올라탄다.
남자:아줌마 뭐요!
양자:빨리 저거! 저거 좀 쫓아가요!! 살인범들이에요! 살인범들!
양자, 남자의 허리를 덥썩 끌어안는다. 남자, 오토바이 출발시킨다.
씬43 정자의 방
가게 집 이층 판자방 쯤 되는.
정자와 챠리, 허둥지둥 물건을 챙기기 시작한다. 아무거나 챙길 수 있는 것들은 대충 룩색에 훌 쓸어 넣는다. 정자, 다리를 쩔룩거리며 양주병, 담배, 화장품 등 물건들을 트렁크에 챙기고 있다.
챠리:어! 누나 발에 피난다! (발 보려는)
정자:(챠리 걷어차고) 피 난다구 죽냐! 지독한 여자. 어떻게 여까지 쫓아 오냐. 아우, 심장 벌렁거려.
챠리:그래두 다행이잖아..안 죽었으니깐.. 얼마나 찝찝했다구.
정자:좋기두 하겠다. (흘기고)
정자와 챠리, 트렁크와 룩색을 챙겨 나가려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숨을 헉헉거리며 쫓아온 양자, 오토바이 타고 오느라 머리가 휘날려서 귀신같은 몰골이다.
정자:(놀라서) 언니...
양자:꺌꺌꺌꺌~~ (괴기스럽게 웃더니) 아구 대구역 신령님 고맙기두 하셔라.역전 맨바닥이 운수대통자리였나부다. 응, 어째 일어나자마자 너희 년놈들을 만났을꼬.
챠리:잘못했어요. 아줌마. 그럴라구 그런 건 아니구요. 안죽어서 다행이에요.
양자:챠리야 진짜 눈물나게 고맙구나. 걱정해줘서.
정자:한번만 봐주라. 견물생심 아뉴. 다 난리통에 입에 풀칠이나 해보자구 한 짓인데(하는데)
양자:(정자의 머리채를 휘감는다) 요년! 요, 갈아 먹어두 션찮을 년!
정자:용서해 줘, 언니. 언니! 언니! 제발 아야! (비명) 돈 주께. 남은 돈 다 주께. 방 보증금두 빼 주께!
양자:내 돈 내가 돌려받는 거야 당연한 거구! 니년두 머리 깨지구, 불 타 죽을 뻔 해봐! 용서해 줄 맘이 생기나!!
양자, 정자를 패대기를 치는데 챠리, 양자를 잡으며 다급하게.
챠리:아줌마! 나 아줌마 딸 어딨는지 알아요!
양자:이것들이 또 어서 수작이야!
챠리:진짜에요! 강희, 맞죠. 아줌마 딸! 강희 만났다니까요!
양자:(손을 놓고) 어서 내 딸을 봐?
정자:역전서. 언니 찾는다구, 사람들마다 잡구 묻더라. 사리원서 왔냐구. 우리 엄마 못 봤냐구. 맞잖아, 강희.
양자:우리 강희 어딨어? 지금 어딨는데?
챠리:교동요. (양자 모르게 정자에게 눈짓한다) 봉산 하꼬방촌에 살어요.
챠리, ‘텨! 얼른!’ 말이 끝나기 전에 정자, 가방을 들고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문을 박차고 도망가는 챠리와 정자.
씬44 정자의 방, 이층 난간
정자와 챠리, 도망 나온다. 양자, 소리 지르며 쫓아 나오자, 정자 할 수 없 어 트렁크를 버리고 도망간다. 양자, 쫓아가기가 버겁자 트렁크를 집어들어 정자에게 던진다.
양자:거기 안서!!
트렁크에 정통으로 맞은 정자... 난간과 계단을 와장창 부수며 일층 바닥으로 뚝, 떨어진다.
양자:!
챠리:누나!!! (정자에게 뛰어간다)
양자의 시선으로 거리에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정자. 챠리, 정자 를 한번 보고, 이층의 양자를 본다.
양자:..(다리가 후들거려 바닥에 털퍼덕 주저앉는다) (Dis)
씬45 정자의 집 앞
흰 천으로 덮은 정자의 시신이 이동 들것에 실려 병원차에 실린다. 챠리, ‘누나..누나’ 울면서 쫓아가고. 양자, 경찰관들에게 호송되고 있다. 손에 수갑을 찬 채, 경찰차로 끌려가는 양자.
양자:제발요.. 우리 딸년..얼굴만 함 보구 가게 해줘요. 교동 산데요! 잠깐이면 되요! 에미가 곧 데리루 간다구, 어떡하든 버티구 있으라구 그 말만 하면 되요. 경찰양반 제발 줌 부탁해요.
경찰관들, 무시하고 양자를 끌고 간다. 양자, 차 문을 잡고 버틴다.
양자:봉산에 데려다 달란 말야! 내 딸 한번만 보여 달란 말야!
경찰관:.. (양자를 차에 태우려고 애쓰는)
양자:니들은 새끼들두 안 키우냐!! 지금 가믄 죽을 텐데! 죽을 사람 소원하나 못들어 주냐! 이렇게 새끼하구 생이별을 시켜야겠냐!! 내 새끼 버린 게 아니라구, 에미가 안 버리구 찾았다구 그 말 한마디 할 시간을 못 주냐!! 이 비정한 것들아!
경찰관 소리소리 지르는 양자를 구겨 넣듯이 태우고 문을 닫아 버린다.양자가 ‘강희야!! 강희야!!’ 부르는 소리만 남기고 경찰차 떠난다.
씬46 하꼬방, 마당
강희, 군복바지 염색하다가 동영을 생각한다. 그 옆에서 돕고 있는 준희.
(인서트) 3부 37씬
동영, 차갑게 강희를 보다 ‘우리 엄마 반지 돌려줘’ 하는.
강희, 신경질이 나서 염색하던 함지에서 손을 빼고 벌떡 일어난다.
씬47 전당포 안
강희, 전당포 주인과 다투고 있다. 강희, 그동안 군복 판 돈을 내민다.
강희:방두 도루 가져 가구요. 함지랑 찬장이랑 그릇두 다 아저씨 가지구요. 얼른 진주 내 놔요! (돈을 흔들며) 여기 이자 있잖아요.
전당포:그게 어디 이자냐. 탁주 한 사발 값이지.
강희:이게 무슨 탁주 한사발이에요!
전당포:내가 저번에 말했지? 니가 그 진줄 되찾을 일두 없겠지만서두. 찾으려면 하룰 쓰든 한달은 쓰든, 꼭 같이 반딸라 이자라구. 일할오부 내야 된다구.
강희:(생각하다) 군복바지 몇 개 갖다 주면 되요?
전당포:글쎄다. 군복바지루 될라나, 탄껍데기 몇 박스 정도면 모를까..
씬48 미 8군, 외곽 담 앞(밤)
강희, 깡통 하나를 무릅에 끼고는 준희의 옷을 단단히 여며주고 있다.
준희:무서워..
강희:나두 무서워. 근데, 너랑 나랑 안헤어질라믄 그 못된 놈한테 반질 돌려줘야 돼. 알았지?
준희:(고개를 끄덕인다)
씬49 동, 내부 사격장(혹은 군수창고/밤)
군수창고면 무기고 표식 보여준다. (사격장이면 접근 금지 표지판)
'접근금지. 발포함’이라고 영어로 경고푯말이 붙어 있고 자막으로 보여준다.
씬50 동, 일각(밤)
준희, 철조망에 찔려 얼굴을 긁혔다. 강희, 준희의 볼 상처에 침 발라주고, 호-불어준다.
강희:넌 여??을래?
준희:(고개 젓고) 근데..왜 일루 왔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세탁장 저기잖아?
강희:여기가 돈 될게 많아.
씬51 동 부대 일각(밤)
지프에서 내린 김홍석, 동영과 함께 걸어가며 이야기 한다.
동영:다녀오셨어요?
김홍석:음. (고개 한번 끄덕여주고) 새로 다닐 학교는 마음에 드니?
동영:좋아요, 부산보다. 여긴 아버지가 계시잖아요.
김홍석:(미소) 차중령이 사택을 알아봤다더구나. 혼자도 괜찮겠니?
동영:혼자 아니고 둘이 살 꺼에요.
김홍석:(본다)
동영:알아요. 아버진 부대에 계셔야 되는 거. 준희하고 살 꺼에요.
김홍석:(놀라) 준희? 고사장 딸 준희?
동영:네. 준희 엄마. 아빠가 돌아가셨데요. 제가 데리구 온다구 약속했어요.
김홍석:무슨 소리야? 초소에서 연락 왔다. 고사장 지금 이리 온다고.
씬52 김홍석 장군, 집무실(밤)
창회, 부관1의 안내로 들어온다. 김홍석, 맞이하고. 그 옆에 동영.
창회:(깍듯이 고개 숙여 인사한다) 무리한 부탁을 드리러 왔습니다, 장군님.
김홍석:고사장 부탁이 준희 때문인가?
창회:(어떻게 그걸 알았나 싶어 보는)
동영:아저씨! 저 준희 어딨나 알아요! 교동 살아요! 교동 봉산에!
씬53 동, 부대 일각(밤)
김홍석의 지프가 대기하고 있다. 운전병 시동 걸고 차에서 기다리고.
창회와 동영, 김홍석의 배웅을 받고 있다.
창회:고맙습니다, 장군님.
김홍석:군수물자 조달에 애쓰는 분인데, 아니. 아니. 나 역시 자식 키우는 애빈데.. 고사장 심정 잘 아네. 어서 가게.
창회:(고개 숙이고 차에 탄다)
동영:(차에 탄다)
김홍석:(창회를 보다) 준희 어머니 일은 안됐네. 애도를 표합니다.
창회:..(먹먹해지는)
지프, 출발한다.
씬54 사격장, 근처(밤)
강희와 준희, 탄피를 줍고 있다.
씬55 동, 초소(밤)
미군1,2, 졸다가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깨어난다. 미군, 보면 사격장에 그림자 둘이 바스락거린다. 미군 ‘누구냐! 암호를 대라(영어로)' 고 외친다.
씬56 사격장, 일각(밤)
강희와 준희, 초소에서 미군들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자 겁에 질린다.
준희:언니...
강희:얼른 도망가! 얼른!
강희, 준희의 손을 잡아끌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미군, 소총을 조준하며, '그 자리에서라'며 공포를 발사한다.
준희 꽈당 너머지고, 강희... 두려움에 우뚝 서서, 굳어 버린다.
강희뒤돌아 보면, 준희가 넘어져 바들바들 떨고 있고, 미군이 총을 조준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Get the fuck out of there!' ...고함 소리가 적막한 풀숲에 울린다..
얼어붙은 강희와 준희...
'나와, 쥐새끼들아!' 다시 소리지르며 총기를 난사하는 미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귀를 막으며,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는 강희.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하는 준희.
강희 그런 준희를 달려가 끌어 안는데...
총알이 강희의 어깨를 관통해... 그대로 준희의 어깨를 뚫는다.
씬57 동 부대 앞(밤)
창회가 탄 지프가 달려간다. 그 위로 밤하늘의 정적을 깨고, 총성이 울린다.
창회, 무슨 일인가 싶어 부대 쪽을 돌아본다. 동영도 부대를 돌아본다.
그대로 지프는 달려간다.
씬58 사격장, 일각(밤)
번쩍이는 총알이 아이들 머리 위로 지나간다.
강희:준희야!!! (준희를 안는다) 준희야! 죽음 안돼! 준희야!!
준희:.. (이미 의식이 없다)
강희:준희야!! 정신차려! 준희야!!
미군들, 영어로 소리치며 달려온다. 강희, ‘정신차려..준희야...’ 준희를 흔 들어보다 자신의 손을 본다. 준희를 안았던 손에 피가 묻어있다. 자신의 어깨에서도 피가 흘러나온다. 강희, 도망치기 시작한다.
씬59 하꼬방, 앞(밤)
방문이 열려있고.
창회와 동영, 준희를 기다리고 있다. 창회, 준희의 목도리를 손에 들고 굳은 표정으로 툇마루에 앉아 있고. 동영, 마당에 서서 그런 창회를 본다.
씬60 부대 근처, 야산(밤)
강희, ‘엉엉- ’ 울면서 준희를 부르며 도망친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한발이라도 부대에서 멀리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강희, 그러다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강희:준...희야... 준희야..(눈물이 흐르면서 까무룩 하게 정신을 잃는다)
씬61 미 8군, 일각(밤)
준희, 죽은 듯이 누워있다. 미군들 난감해 한다.
초병1:처리반 불러. (영어)
초병2:제기랄.. 왜 하필 애가 죽어.. (영어)
미군1,2, 돌아서려는데 준희, 신음을 흘린다.
미군들, 그 소리에 놀라 돌아본다.
준희:(힘들어 말이 뚝, 뚝 끊어진다) 아이...러..뷰.. 알...러...뷰...
준희, 필사적으로 살려달라는 눈빛으로 미군들을 본다.
준희:알...러...뷰...아이..러..뷰... (Dis)
씬62 서울 거리(그로부터 삼년 후)
(노래) 백설희의 ‘아메리카 챠이나타운’
서울거리에 전차가 지나가고 플랜카드가 보인다. ‘경축 휴전 회담 성공’비록 통일은 못했지만 전쟁이 끝난 기대감과 활기가 거리에 가득하고 아메리카 챠이나타운, 노래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씬63 교도소 앞
종전 특사로 형 집행 정지가 되어 출감하는 양자.
남루한 양자, 그동안 교도소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머리는 허옇게 세었고, 한쪽 발이 불편한지 질질 끌고 있다.
씬64 하꼬방, 마당
전당포 주인, 열무김치와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소반에 막걸리와 열무김치 종지가 놓여 있다.
주인, 찾아온 양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다. 주인은 마루에 걸터앉아 있고, 양자는 서 있다.
양자:그래요.. 그 날부터..내 딸년은 죽었는지..살았는지 안 들어 온다구요.
전당포:진작 오시지. 댁에 딸이, 지 엄마 죽었다고 제사까지 지냈는데.
양자:..(주인이 마시던 막걸리 잔을 들어 한 입에 들이키고, 내려놓는다)
한잔 더 부어 봐요. 이제부터 힘내서 우리 딸년 찾아야 되는데.. 왜 이렇게..허기가 지나 몰라...
씬65 고아원 일각
창회, 차를 타고 나온다.
씬66 창회의 차 안
최비서, 운전하고 있다.
뒷좌석의 창회, 지도를 본다. 지도에 전국의 고아원이 표시되어 있고 곳곳에 가위표가 쳐져 있다. 창회, 펜으로 다시 가위표 하나를 친다.지도를 옆에 내려놓고 지갑을 꺼낸다. 지갑속에서 사진을 꺼내 보는 창회.
(인서트) 창회와 영수, 준희가 찍은 사진.
창회, 손으로 준희를 만져본다. 창회의 눈에 비감함이 어린다.
씬67 창회와 양자의 몽타쥬
창회의 차가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달려간다. 맞은편에서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오는 양자. 양자, 먼지를 뒤집어쓰지만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전혀 개의치 않는다. 지치고..남루한..한 쪽 다리까지 불편한 양자, 고개 들어 멀리 고아원 표지판을 본다.
씬68 다른 고아원, 한방
허름한 방에 상고머리를 바짝 친 고아들이 오골오골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상도 없이, 솥만 방바닥에 놓여 있고, 그 안에 보리밥이 한 솥 퍼져 있다. 그 위에 꽂힌 숟가락들. 달랑무 김치 한 사발이 반찬의 다다.주린 아이들 아귀들처럼 서로 먹겠다고 뒤잽이를 치며 밥을 퍼 넣는다.
고개를 숙이고, 밥을 아귀아귀 퍼 먹는 강희.
창회, 최비서와 함께 입구에 서서 그런 아이들을 본다.
창회:가지...그만..
창회, 나가려다 아이들에게 애련한 눈길 주는데, 고개를 쳐 박고
밥을 먹던 강희, 고개를 든다. 강희, 창회를 본다.
강희: !
강희, 놀라서 딸꾹질을 한번 하고 벌떡 일어나 반대편 문을 열고 후다닥 뛰어나간다. 창회, 그제야 강희를 생각해내고, 급히 따라 나간다.
씬69 고아원 마당
창회, 강희의 팔을 잡았다.
창회:너, 강희지! 강희 맞지! 대구에서 우리 준희하고 같이 있었지!
강희:아저씬.. (딸국) 죽었는데...그때.. 굴 터져서 죽었는데..(딸국)
창회:우리 준희 어딨어! 우리 준희 여??니!
강희:...죽었어요..
창회:죽...어..? 누가? 우리 준희가...죽어...?
강희:죽었어요...준희.. 총 맞구..죽었어요.
창회:! (털썩 주저앉는다)
씬70 수녀원, 한 방
수녀의 안내로 양자, 들어온다. 교실 같은 큰 방에, 병상 같은 침상이 질서 정연하게 놓여 있다. 벽 쪽 가장 끝 침대에 한 아이가 앉아있다. 양자, 걸어와 아이의 뒷모습을 본다.
양자:(목이 메이고 떨린다) 강...희..야.
아이:..(미동도 않고, 밖을 보는 뒷모습)
양자, ‘강희야..’ 하면서 아이의 어깨를 돌려보면, 그 아이 준희다.
양자:!!
준희:..(총격의 쇼크로 자폐상태다)
양자:(태도 싹, 변해서) 준희, 니가 왜 여??어! 내 딸은 어쩌구! 대구서 같이 살았다며 우리 강흰 어딨어!!
준희:..(멍하니 본다)
수녀:이 아이가 아닌가요? 사리원서 왔구, 미군 물건 팔았다든데....
총상 입고 왔는데, 치룐 다 끝났는데 저래요. 말도 안하고 하루 종일 저러구 있어요.
양자:(준희를 잡고 흔든다) 강희 어딨어! 우리 강희 어딨냐고!!
준희:..
수녀:아주머니! 아주머니! 이러지 마세요. 놓고 말씀하세요.
양자:..(놓고)
수녀:이 아일 아시는 거죠? 어쨌든 다행입니다, 연고를 찾아서.
양자:몰라요. 난 얘랑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내 딸 아니에요.
양자, 돌아서는데 준희, 양자의 옷자락을 잡는다.
준희:엄마.
양자:(돌아본다) 뭐어?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준희:엄마..
준희, 몸을 비스듬히 기울이며 양자를 본다. 눈물이 그렁해서.
양자:놔! 내가 왜 니 엄마야! 얼른 놔!
준희:(옷자락을 더 움켜쥐며) 엄마..가지마. 나 아팠어. 많이 아팠어. 죽을 뻔했어. 엄마 가지 마.. 가지 마...엄마..
준희, 양자에게 안긴다. 양자, 어정쩡하게 서 있고.
씬71 수녀원 밖
양자, 준희와 함께 나온다. 준희, 양자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양자의 치마 꼬리를 꼭 잡고 따라온다.
양자:좀 놓구 걷자. 응?
준희:..(그러거나 말거나 꼭 쥐고 걷는)
양자:그래, 니 부모 찾아보자. 난리가 지나갔다구 그 부잣집이 망하기야 했겠니. 가자, 가. 지 딸 델다주면 차비라두 주겠지.
씬72 임진강 백사장(석양)
(창회의 소리) 여보!!! 여보!!
창회, 보이지도 않는 북쪽의 영수 무덤을 향해 소리쳐 아내를 부른다. 뒤 쪽에 좀 떨어져서 그런 창회를 쳐다보는 강희.
창회:(백사장에 두 손을 짚으며 주저앉는다) 어떡하지..여보..이제.. 어떡하지.. 우 리..딸..못 찾았어.. 우리 준희가...죽었어..어떡하지..여보.. 미안해... 미안해...준희 엄마..
강희:..(그런 창회를 보는데 눈물이 핑- 돈다)
창회:준흴..찾겠다고..준흴 만난단 희망으루 살았는데..이제..무슨..희망으루 살지..당신도..준희도 없는 여기서..내가 무슨 희망으로 살지..
강희: ..
창회:준희 엄마. 그래, 당신 무덤이라도 한 번 더 봅시다. 당신 앞에서, 용설 빌고 죽더라도 내, 당신 앞에서 죽을께.
창회, 일어나 물 속으로 텀벙텀벙 걸어 들어간다. 강희, 놀라서 ‘아저씨!’부르며 물속으로 쫓아 들어간다.
창회:놔라. 어서.
강희:안돼요.. 아저씨. 안돼요.. 이제 임진강 못 건너간대요.
강희를 떼놓고 가려는 창회와 그런 창회를 꼭 붙드는 강희.
창회, 강희를 떼놓으려 하고, 강희 필사적으로 붙잡다가, 강희, 텀벙하고 물 속으로 고꾸라진다.
창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첨벙첨벙 걸어가려는데, 물 속에 엎어진 채로 강희, 창회의 다리를 부둥켜 안는다.
강희:잘못했다구요!! 내가 잘못했어요!!
창회:(본다)
강희:(눈물을 흘린다) 미안해요. 아저씨..
창회:...(본다)
강희:난 살았는데 준희만 죽어서..미안해요. (눈물을 흘린다) 난..기다리는 엄마두 없는데.. 그냥..내가 죽는 게 나았는데..미안해요. 미안해요..미안해요..
창회, 엉엉 우는 강희를 보다 키 높이로 강희의 앞에 앉는다.
창회:이 넓은 천지에 너하고 나 밖에 없네.. 널, 아는 사람두.. 나 밖에 없고.. 내딸 준희를 아는 사람도 너 밖에 없고..
강희: (서러움에 목이 메어 꺽꺽거리며)
창회, 강희를 꼭 끌어 안는다. 강희, 울면서 창회의 목에 매달린다.
창회:(다독거려준다) 그래.. 아가. 내...딸루 살자. 강희야.. 이제 이 아저씨 딸루 살자. 우리 둘이..살자.
창회, 눈물을 흘리며 강희를 꼭 안아준다(Dis)
씬73 삽시도 바다 위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헬기.
(자막) 1969년
씬74 헬기 안
조종사 헬기를 몰고 있고, 동영, 서해안 군사지도를 보며 해안을 둘러보고 있다. 동영의 시선에 펼쳐지는 핵발전소 부지.
조종사:저기 보이는게 삽시돕니다. 비서관님.
동영:(고개 끄덕이고)
동영, 멀리 섬으로 시선을 던진다.
(동영의 소리) 누가 핵폭탄 만들자고 했습니까!
씬75 청와대, 대통령 소회의실
동영, 대통령과 장관들과 함께 회의를 하고 있다.
핵발전소 설계도 앞에서 동영,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 김홍석 국방부 장관, 외무부장관, 내무부장관, 비서실장, 중정부장 정도 참여하고 있는.
동영:(답답해서) 핵 폭탄이 아니고, 핵발전솝니다!
외무:시기상조라니까! 발전소가 필요하면 화력 발전솔 만들면 될꺼 아닌가!
동영:장관님, 언제까지 중동에다.. 없는 달라 갔다 부으시려구요! 탄부들, 간호사들이 독일서 뼈 빠지게 번 돈, 사우디에 이란에 고스란히 갔다 바치자구요!
외무:미국에서 핵이란 말만 들어도 경길 일으키니까 그런거 아닌가!
동영:엿 먹으라고 하십시오!
김홍석:이봐! 김동영 비서관!
동영:(대통령에게) 죄송합니다. (강하게) 각하. 핵발전소 하나 짓는데 십년입니다.경제성장 규모로 봐서 십년 후, 전력사정이야 뻔한거 아니겠습니까.지금도 늦었습니다.
대통령:그래. 김동영이 말이 맞아.
외무:각하! 미국은, (하는데)
대통령:미국이 뭐 어쨌단거야. 김동영이 말 맞다나, 핵 폭탄 만들겠다는게 아니잖아, 지금. (일어난다) 김동영이가 후보지 물색해.
동영:알겠습니다! 각하.
씬76 국방부 장관, 집무실
김홍석과 동영, 들어온다. 김홍석이 국방부 장관임이 한 눈에 들어나는 방.
김홍석:군인이 하는 일하고 각하를 보필하는 일은 다른거야. 좀 더 유연해져야지.
동영:핵 폭탄이든, 핵 발전소든 필요하면 만들어야죠.
김홍석:동영아!
동영:저, 김홍석 국방장관 아들 김동영이에요.
아버지 따라 전쟁터 한 복판에서 살았어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면 그게 뭐든 해야죠. 미국 눈치 볼 일이 아니죠.
김홍석:그래. (동영의 어깨를 짚어준다)
동영:다녀오겠습니다!
동영, 싱긋 웃으며 아버지에게 경례한다.
씬77 헬기 안
동영, 조종사에게 헬기 소음 속에서 큰 소리로 지시한다.
'바짝 붙여서 돌아봐요!’ 이런 지시들 내린다.
씬82 언덕 아래
더미, 바다를 향해 앉아서 태을방직에서 낸 여직공 모집 광고를 보고 있다. 신문에서 오려 낸 쪼가리다.
(인서트) 태을방직 여직공 모집 공고.
더미, 눈에 고인 눈물을 찍어낸다. 더미, 광고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망사리를 집어 들고 언덕 위로 몸 돌리는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언덕 너머 에서 자신을 덮칠 듯 솟아오르는 헬기.
더미, 놀라서 망사리를 떨어뜨린다.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망사리.
더미: 어어!! 어!! (당황해서 보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망사리)
더미, 하늘 위에서 원을 그리는 헬기를 본다.
씬83 헬기 안
동영, 조종사에게 손으로 착륙을 지시한다.
씬84 언덕 위, 평지
헬기 착륙해 있다. 조종사, 헬기 안에 앉아 있고. 동영은 헬기에서 내리고.
동영:(시계 보고) 이십시에 여기서 봅시다!
조종사:정각에 모시러 오겠습니다! 비서관님!
헬기 다시 떠오른다. 동영, 헬기 반대편에서 뛰어오는 더미를 본다.
헬기가 이륙하는 날개 바람과 소음 속에서 서로를 마주보는 더미와 동영.
두 사람,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거센 바람 속에서도 마주보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두 사람을 날려버릴 듯 거친 헬기 바람이, 소음이 잦아들고..
동영, 느닷없이 나타난 더미가 의아하다.
더미, 동영을 보고 놀란다. 잘 생겼다. 멋있게 차려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