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수필>
- "사람 참 여러 질이다."-
권다품(영철)
이런 저런 모임 참 많다.
특히 연말에는 모임이 더 많다.
나도 동문 모임이나 같은 고향 사람들의 모임, 또, 주위의 친한 사람들의 모임 등 몇몇 모임들이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피하지 않는다.
선후배나 친구 등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얘기를 나누는 것을 참 좋아한다.
반갑다며 웃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웃고, 또 남자들끼리 나누는 시부적한 조금 야한 말을 해놓고 웃고....
그런 분위기라면 안 빠지고 나간다.
그런데, 자기도 엄청 재수없으면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는 인간이나, 다른 사람 험담을 잘하는 사람이 나오는 모임이라면 나는 안 나간다.
그 모임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런 사람과 같은 자리에 앉아서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서이다.
요즘 모임은 일일이 전화로 의논하지않고, 보통 단톡으로 의논을 한다.
일단, 단톡이 뜨면 친구들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들을 재미있게 나눈다.
그런 얘기를 나누면서 총무는 자연스럽게 모임에 대한 의논을 한다.
그런데, 단톡에 나와 있으면서도 아무 말도 없는 사람도 있다.
총무가 몇 번을 묻고, 또 다른 사람들이 "이번에 얼굴 한 번 볼 수 있겠나?"며 묻는데도, 아무 대꾸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설사, 보지 않는다더라도 톡이 온다는 신호음은 "카톡 카톡" 들릴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대꾸가 없는 사람도 있다.
그 순간이 바쁘다면 나중에라도 의사를 밝히는 것이 묻는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일 것 같다.
일언반구도 없다.
성격 참 희안한 사람이다 싶고, 솔직히 나는 그런 사람 참 싫어한다.
참석을 못할 일이 있다면, 이유를 말해주면 되겠다.
일이 있어서 참석을 못하는데 누가 뭐라하겠는가?
다음에 참석하면 되지 않겠는가?
또, 모임에 참석을 못한다고 해도, 친구들과 인사라도 나누고, 근황이라도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 말이 없다.
솔직히 어떨 때는 짜증이 날 때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에게는 자꾸 참석여부를 묻지 않는다.
뭔디는 모르겠지만, 혹시 부담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또,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다.
어른들 말씀 중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마음에서 멀어질까 싶어서 만나고, 만나다보면 조금 희미해진 그 마음들이 그만큼 가까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만날 사정이 여의치 않은 친구들에게는 카톡으로라도 마음을 전하다.
물론, "지가 연락도 않하는데 뭐 할라꼬 하노?" 라거나 "그런 인간은 간 키울 필요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맞는 말일 지도 모르겠다.
나도 사람이라 짜증스러울 때도 있다.
그래도 그냥 '나랑 정서가 맞지않아서 그런가 보다' 거나, 또, '혹시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갑다' 생각하고 만다.
깊이 생각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내 부족한 면을 돌아볼 필요는 있겠다.
그런데 일부러 친하려고 마음에 없는 말은 못하는 성격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상대가 말을 안 붙인다면, 애써 말을 붙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 사람도 있기는 있더라꼬.
정말 오랜 시간동안 아예 연락 한 번 없고, 모임에도 참석을 않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결혼 청첩장이나 부고가 오는 경우.
참석여부를 떠나서 어이, 생각해 보라꼬.
이기 맞겠나?
얼굴에 얼마나 두꺼운 철판을 깔아야 거기 가능하겠노?
사람들이 말이 없다꼬 생각도 없겠나?
울엄마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 참 여러 질이다."
2024년 1월 27일 오전 11시 1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