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여기 저기서 찾아 들었다.
물론
햇수로 4년 전에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단 하나의 혈육, 작은 시아버님 내외분과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는 시어머님의 남동생 시외삼촌까지...시간이 가니
그들의 자녀가 또 함께 축하를 나누기 위해 찾아들고 이래 저래
예정된 인원보다 많은 축하객 덕분에 화목과 화기애애함이 넘쳐난다.
고마운 일이다.
게다가 스스로 건강을 챙겨가시며 꿋꿋하게 홀로 된 인생에 주눅들지 않으고
당당하게 자식들을 건사하면서 스스로의 자존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는가 하면
가족의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으시니 그것만으로도 시어머님의 생신을 맞이하는 기쁨이 크다.
오랫 세월동안 서울에서 사시다가 대구 큰 아들 곁으로 가신지 10년즈음해서
시아버님과의 결별 후 홀로 3년을 지내시고 다시 일산으로 돌아오신 시어머님을 위해
조촐한 생신상을 부지런히 준비하는 손길들이 바쁘다.
막내 며느리이자 집의 쥔장인 아랫 동서의 몸과 마음이 바쁘지만
워낙 심성이 고운지라 두말도 않고 자청하여 생신상을 차리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시어머님과 단 하나 뿐인 동서, 작은 시어머님. 작은 시아버님과 사돈지간인 시외삼촌..곁에 시어머님의큰 아들이자 신선의 형님.
그리고 둘러앉은 가족들의 흐뭇한 식사 만찬....
당연히 부지런한 일손으로 성찬을 준비한 며느리들과 그 며느리의 며느리.
더하여 손자와 증손자까지 4대가 함께 하는 즐거움.
만찬에 빠질 수 없는 먹고 마시고 축하하는 일...위하여 한판은 시어머님의 만수무강을.
이어서 탄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으나 태어난 년도를 달리하여 같은 날 태어나신 시아버님의 부재가
오늘만큼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가족애를 갖게 한다.
늘 한 해를 걸러가며 오늘은 나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라며 실랑이를 하시고 시시비비를 가렸던
지난 날의 기억도 퇴색될 만큼 모두 같은 심정으로 시어머님의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
가족이란 또 얼마나 소중한 것 이더냐.
그 소중함을 부상으로 받으며 자란 손자들의 한담도 흥겹다만
아쉽게 참석치 못한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무설재 쥔장의 딸과
미국에 유학중인 동서의 아들과는 국제전화로 축하를 받는 좋은 세상.
그렇게 축하와 축복의 진심이 전해지는 동안에도
세월은 또 무심히 지나간다.
와중에
한 해 한 해,
무사무탈의 날들로
어느 새
또 한 나이를 보탠다.
첫댓글 다복해 보여 보기에 참 좋습니다~! 형제 없이 자라선지 사람 버글거리는게 난 참 좋더라구요~! ㅎㅎㅎ
ㅎㅎㅎ 그러게요.
가끔은 북적거림이 좋을 때가 있죠?
참 보기 좋네요...
사람의 삶이 뭐 대단합니까..?
이런 삶이 가장 보람있지요.
저도 문득 4년전 돌아가신 엄니생각이 나네요...
71년에 결혼해서 돌아가실때까지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던 엄니....
맞아요...뭐 별 것 있겠습니까?
가장 기본적인 것 만 잘 유지하면서 살면 되는데 그것이 또 쉽지 않다는 말씀.
암튼 다복하고 행복하시기로는 쥔장의 시어른들 같은 분도 없지 싶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