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배경음악없이 갑니당..
예전에 올렸던 음악들도 다 지웠어요.
한숨을 푹푹 쉬면서 말이죠-_ -+
"아..여행기 더 재미없어지겠구나..;"
이러면서요;
흥! 얼마나 잘먹고 잘사는지 두고보겠다!! -┏+++
어제 마신 술이 깰까말까하는 아침.
아래층이 시끌시끌하다.
세수도 안하고 좀비처럼 스르륵 내려갔더니
오늘 새벽에 비행기 타러 간다던 아저씨가 부엌에 앉아계시다.
아니..왜 안가고 계시나..했더니
어제 맥주살때 남은 유로를 다 털었는데
공항까지 갈 차비가 없으셨던 것;
(그래서 어제 술마실때 같이 마시던 사람들이(일명 병브라더스)-
사실 알고보니 같은 학교 다니는 사람들이었단다
-선배 내일 새벽에 공항까지 걸어가시라고 그랬던;;)
게다가 까르네 오랑쥬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랑 상하랑 둘이 하루씩 돌아가며 쓰라고 넘겨준 이후였거덩;
이거 완전 난감;
우리가 돈 좀 모아서 차비 하시라고 해야겠다했는데
상하는 아직 자고 있고;
잠든 상하 깨우다보니 이미 아저씨는 공항으로 가셨네;
아아..;동남아에서도 무사히 놀다 오시길!
몽빠르나스역에서 내일 리스본으로 갈 쿠셋을 예약하고
클리낭꾸르뜨(이름 맞나?) 벼룩시장에 가기로 했다.
(사실 이거 비밀인데..;
어제 몽빠르나스역에 쿠셋 예약하러 갔었는데.;
이 바보가 동유럽패스를 들고 간게라;
동유럽패스랑 유레일이랑 똑같이 커버가 유레일 커버였다;
아..창피해; 그래서 오늘 다시 가는거거덩;)
몽빠르나스역에 딱 도착하면
총든 군인들이 둘씩 짝지어 돌아다니는걸 보게된다.
베레모에 윗통 타이트하게 입으신..;
(가끔 잘생긴 오빠들도 있다=ㅂ=;)
테러때문에 그런가..;
서울역에 군인들이 총들고 다니면 쫌 그럴것같은데..; 킁;
어제 봐둔 국제선 창구로 가서
나는 리스본까지 상하는 스위스로 가는 열차를 예약했다.
우리 담당하는 아저씨가 무지무지 둥글둥글하게 생기신 분이셨는데
(손가락이 소세지만했어요>ㅂ<)
이분 영어 발음이 또 걸작인게라..;
분명히 단어는 영어 단어인데 그걸 불어식으로 발음하시는;
더 웃기는건 상하 예약할때는 그 영어를 상하가 못알아 들어서
내가 옆에서 통역해주고..(불어식 영어를 콩글리쉬 발음으로..;)
내가 예약할때는 상하가 옆에서 통역을 해 주었다는거;
차라리 한국말로 할껄..
아저씨 무안하게 영어로 떠들었으니
당신 발음 구려서 못 알아 듣겠다는거 밖에 더 되겠나;
벼룩시장은 메트로 4호선 종점에 있었다.
메트로 역에서부터 시끌시끌하다.
팔에 구찌 백을 주렁주렁 걸고
물건 좀 보라는 사람들을 비집고
안쪽으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역쪽에 있는 작은 시장 말고
굴다리 지나서 큰 시장이 있으니
그걸 보고 오라는 마담의 숙제가 있었기때문-ㅂ-ㅋ
주말이라 사람도 북적북적한데
가게의 호객꾼들은 우리를 볼때마다
"니 하오~" "곤니찌와~"이런다;
자식들.."안녕" 두 글자가 그리 어렵냐;
(좋게 "언니 이뻐요~" 이러면 하나 사줄지도 모르겠다만;)
옷 가게 신발 가게를 둘러보다
편하게 신고 다닐 슬리퍼가 없다는걸 깨달았다.
우리 여기서 싸게 하나씩 사가자.
안으로 들어 갈 수록 조잡해 보이는 현란한 색깔의 옷들이 주렁주렁이다.
아아..이 오빠들 이태원 한번 견학하셔야겠다-ㅂ-ㅋ
집시풍의 장신구들을 구경하다..오래된 인형도 구경하다..
또 세발짝에 하나씩 있는 야바위판도 기웃기웃하다보니
어느새 시장 끝까지 걸어와버렸다;
기운들도 좋지;;
시장 끝 큰 마트에서 맛있는 빵과 맛없는 쥬스를
(써니 딜라이트쥬스 뷁-_ㅡ+ 싼맛에 입버린다;)
하나씩 물고 시장 근처 분수조형물 앞에 앉아 먹었다.
아..햇살 ㅠ_ㅜ;
다리도 슬슬 아파와서 메트로 타고 오페라쪽으로 옮겨갔다.
중간에 신발가게에서 5유로 주고 쪼리 슬리퍼 하나씩 샀는데
나중에 같은 방 언니들한테 1유로짜리를
어디서 그렇게 바가지를 쓰고 왔냐고 구박을 받았더래요~;
오페라! 간밤에 잘 있었느뇨-ㅂ-ㅋ
사실 오늘 목적은 오페라 가르니에가 아니라 그 뒷쪽에 있는
쁘렝땅과 라빠예트다-_-v
어째 파리는 낯설지가 않다.
사실 런던도 그랬지만;
음..뭐랄까..
지하철이 13호선까지 있어도 난 지하철에서 헤메지도 않고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그게 문법에 맞던 맞지 않던간에 입에서 뱉어내기도 하고
내 주위로 노란머리 빨간머리의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에 이질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내가 다른사람보다 환경에 적응을 잘 해서?
내가 갈 곳에 대해서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원래 좀 잘나가는 인간이라 유럽 분위기에 이미 익숙해져있어서?
셋 다 우리 엄마가 들으시면 콧방귀 뀌시다 코 풀어버리실 이야기 아닌가-_-
여기 오기 3일 전까지 죽어라 알바하던 인간이
무슨 사전조사를 얼마나 할 수 있었겠으며;;
이 동네 소매치기들도 털끝하나 건들이지 않는
촌티 풀풀 풍기는 인간에게서 유럽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단 말이냐!
그런 내가 왜 ;;
그런데 가만 잘 생각해보면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20년 넘게 서울에 산 것이
어쩌면 이 낯설음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들은 오염과 혼란과 범죄의 이미지로
서울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몇개 안되는 인구 천만의 대도시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내가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쫄아서 빌빌댄다는건 자존심이 쪼까 상하지 않나-ㅂ-
우선 기본은 같잖아.
사람이. 많이. 사는. 역사 긴. 대도시.
어지간히 내공이 있는 동네인지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수도가 되었겠고
수도이신지라 사람 많이 모여 사시고
사람 많이 모여 사니까 차 많고 건물 많고 가게 많고
그러니까 대도시이고.
하지만 이게 기본이 같다고 결과까지 같지는 않으시거든.
똑같이 포도주가 베이스라고
샹그리아 대신 와인비네거 홀짝홀짝 마시는 사람은 없잖아;
(있어? 있으면 미안;; 대단한 식성이시네;;;)
주어진 환경이나 일어난 사건을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해결해나가고
이겨나가면서 그 기본 위에 조금씩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거.
그래서 내가 보는 유럽은 새롭고 즐겁지만 낯설지는 않은 것 같아.
그래서 여행선배들이 그렇게 이야기 해줬던거겠지.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물론 지극히 단순하고 편협한 내 생각이지만;
허허.. 그저 그동안 나의 엉터리 영어에 고생해준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 미안할 뿐이지-ㅂ-ㅋ
울 엄마가 그러셨다.
영어가 한국와서 고생하더니
고향 가서도 고생한다고-ㅂ-ㅋ
뭐 인간 사는거 별거 있나!
유리창마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이 달라붙어 계시던지;
손자국때문에 청소하는 사람들 힘들겠엉;;
백화점에서 립글로스 하나씩 사고 방돔광장까지 걸어갔다.
사실 그냥 무작정 걸었는데
명품 가게들이 길가에 나란히 나란히 줄서있는게라.
가게들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저거 나오더라고.
대포로 만든 탑;
오옷..저것은 무엇이냐+ㅂ+
대포를 녹여서 만든 탑입니다용-ㅂ-
(남의 나라 대포로다가;;)
주변에 역시 비싼 물건 파는 가게들;
너무너무 귀여운 자동차~ 스마트!!!
이런거 몰고 다니고 싶어ㅠ_ㅜ
유리창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사람들 사이에서 구경하다..
가게 기도(?) 오빠들 구경하다..
내일 갈 리스본 숙소도 예약하고
야간기차 탈 때 먹을 과자도 사러
집에 일찍 돌아왔다.
까르푸가서 장을 봐서 오는데
완전 소풍가는 기분이다-ㅂ-ㅋ
(어찌나 단순하신지;;)
맛난 고기랑 소시지 먹고
어제 그 병브라더스는 바르셀로나에 다녀오겠다면서 길을 나섰다.
건축을 전공하는 이 오빠들은 오직 건축물들만 열심히 보고 다니신다고 한다.
이야..두분이 어찌나 사이가 좋으신지
사실은 신혼여행 온 거 아니냐며 살짝 놀려드리기도^^
자..인제 리스본 숙소 구하는 일만 남았는데..
인터넷으로 유스호스텔 검색 하는 곳마다 전부 숙소가 만실인거라!!
아니 아직 방학도 안해서 이렇게 사람이 넘쳐날 리가 없는데
검색하는 족족 전부 만실일까...;
방이 빈게 딱 하나 있는데 싱글룸에 45유로 ㅠ_ㅜ
(이건 좀 심하게 오바다!!)
그렇다고 야간열차타고 들어가서
대충 휙 둘러보고 다시 야간열차 타고 나올수도 없고..
(파리에서 리스본까지 기차만 20시간 걸린다;)
나는 로까곶에 한번 가 보셔야겠는데..
그렇다고 45유로는 너무 심하고..;
혼자 다니게 되자마자
너무 거대한 장벽이 날 가로막는다;
완전 아노미상태에서 집안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병브라더스..;
어머; 오빠들 바르셀로나 가는거 아니었나요?
".....기차를 딱 5분 차이로 놓쳤어요 ㅠ_ㅜ"
어째..아까 소시지 하나 더 먹고가겠다고 할때부터 좀 위태위태하시더니만..;
그래서 파리에서 하루 더 있다가 내일 다시 야간열차를 타러 가신단다.
내일 밤..? 바르셀로나..?
아아앗!!!
오빠들 나 좀 데리고 가줘요!! 네!!ㅠㅂㅜ?
첫댓글 엇! 1등이다~ 배경음악 없어도 딸기의 여행기는 항상 즐겁구나. ㅋㅋㅋㅋㅋㅋ
헛.. 제 눈이 잘 못 된거 아니죠!? 딸기잎님의 여행기가... 그것도 두개씩이나.. ~_~ 1분의 간격을 두고!!! 디게 놀랐네... 근데 역시 여행기는 즐거운게... 너무 좋아~
^^ 영어의 수난기는- 제가 이을께요!ㅋㅋㅋ 나와 함께 해서도 고생이지만- ㅋㅋ 맛있는 사진은 없어요? ㅋㅋ
그러게`~~난 구냥 짐 내 컴에서 clazziquai음악~다운받아서~들으면서 보았당..ㅋㅋ 아~~역시 딸기의 여행기는 생생해..ㅋㅋㅋ 너의~말투~구냥 라이브다...군데~이제 어디로 갈꺼노?
그래 이 이야기 안다^^ ㅋㅋ 바르셀로나가 곧 등장하겠군! 왜 마드리드로 가지...바르셀로나로 먼저 갔냐^^ 둘다 가보면 두도시 느낌이 틀리거등 담편 바르셀로나 기대하겠다 ㅋ
4300//1뜽 축하드려요>ㅂ< 상품은!! 없는거 아시죠;;; Nomad//제 카페에 써놓고 복사해오는거랍니다-ㅂ-ㅋ 블로그에다 쓰다가 귀찮아서리;; 슬픈자유//영어 그 놈은 고생좀 해봐야 해요-ㅂ-ㅋ 맛난 사진은..지난번에 음식사진 올린거 있어서 안올렸는데 짐 검색해보니까 게시물이 사라졌네요..;어디갔지;;
파랑이//그러게..나도 로비오빠 노래 들음서 리플단당-ㅂ-ㅋ 다음부터는 bgm제목만 써놓을까-ㅂ-? 알아서 찾아듣기-ㅂ-ㅋ 네비//마드리드는 리스본에서 나오면서 가려고 했었지. 근데 나중엔 귀찮아서; 언젠가 가겠지 뭐-ㅂ-ㅋ
뒤늦게 여행기 읽었다..^^; 미안~ 스마트 자동차 나도 무진장 탐났어! 글고 혼자 다닐때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당..
그치그치? 근데 좀 지나면 그게 또 재미잖아^^ 페이지가 뒤로 넘어가서 그랬겠지~ ㅎㅎ 내가 워낙 자주 안쓰니까-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