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언젠가는 사용할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에 여권을 만들었었다.
그러나 그런 날은 빨리 오지 않았다.
여권 만들고 나서 반년쯤 지나자 출장갈 일이 불현듯 생겼다.
싱가폴... 한 겨울에 갔던 그곳은 서울과 달리 무지 더웠다.
그렇게 나는 해외라는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그해 9월, 프로젝트를 끝내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이끌려 호주와 뉴질랜드로 향했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홍콩으로, 일본으로...
다시 중국을 거쳐 서유럽으로, 지중해로, 동유럽으로...
이런식으로 매해 두번정도의 길지 않은 단기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여행의 모습도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변화되었다.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여행을 생각하게 되고 또 그렇게 떠나게 된다.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에 몸을 맡기고 있으려면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나 지금 왜 여기 있는 건가, 또다시..."
우울한 감정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무언가에 등떠밀려 떠나는 것도 아니면서...
직장생활 11년째.
지치기도 하고 힘에 겨울 때도 있다.
물론 잘해 왔다고 믿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떠나갔다 다시 돌아온다.
사람들은 묻는다. 또 그렇게 떠나느냐고...
그럼 난 그렇게 대답하곤 한다. 살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정말 살기 위해서 떠나는 것인지...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그 낯설음에서
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곤 한다.
절실히 내 존재를 느낄 수 있을때가 이런 낯설음에서라고 하면 너무 이상한 것일까...
어느새 한해가 저물고 있다.
그리고 새해가 다가온다.
다시 언젠가 떠나게 될 여행을 생각한다.
단조로운 내 생활을 충전하기 위해,
나약한 내 마음에 용기를 북돋기 위해,
다시 낯설음이라는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듯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야 비로소..
내가 다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다시 같은 질문을 나에게 하면서...
"나 지금 왜 여기 있는 건가, 또다시..."
첫댓글 저도 가끔 리무진 타면 그런 생각해여~...왜? 자꾸 여행을 가는 걸까?ㅎㅎ 이젠 이유도 모른체 떠나고 그리워 하고 돌아오고 또 다시 가고.. 제 인생의 일부가 되어 버린거 같아요..^^
여행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런기분이 들도록 저도 여행에 빠져봐야겠어요 ㅎ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그 낯설음에서 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곤 한다." 정말 와닿는 말이네요. 사람의 인생에서 내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님 말씀대로 여행을 통해서 나를 버림으로 도리어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그래서 사람들이 여행에 빠지는 게 아닐까요?
저도 언젠가 다시 떠날 여행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간답니다~^^ 또 다른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서여...
많은것들이 공감되는 데요... 현재도 현실속에서 새로운것을 찾으려고 하고 힘드려 하는데... 아직도 여행은 다시 시작하기에는 많은 것들이 허락 되질 않아서... 저도 빨리 떠나야 할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