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총선을 앞두고서...
공공기관 나눠먹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붙을 듯하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부채가 670조원에 이르는데도 경영의 부실은 안중에도 없다.
○ 신공항 건설 재고하라.
우리나라에는 15개의 공항이 있지만 인천, 김포, 김해, 제주, 대구 공항을 제외한 10곳이 지금으로서는 회생이 불가능한 만성 적자공항이다.
지난 5년 8개월간(2017~2022.8) 10개 공항의 누적 적자가 무려 4800억원을 넘는다. 적자 공항들의 평균 활주로 활용률은 4.5%로 심지어 2% 미만인 공항도 5곳이나 된다.
○ 대표적인 골칫거리
1. 전남 무안국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이 570명으로, 작년엔 활주로 활용률이 0.1%까지 추락했다. DJ 정부 시절 실세 정치인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공항 추진에 앞장서 ‘한화갑 공항’으로 불리지만, 그 명성이 무색하게도 택시 기사들조차 출 입국장 진입 도로를 몰라 헤맨다고 한다.
2. 강원도 양양공항
공항 폐쇄와 재개항, 그리고 폐쇄를 반복하고 있다. 이 공항을 거점 공항으로 사용한 항공사 플라이강원이 지난 5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가 9월 저가 항공사 2곳이 운항을 재개했지만 한 달도 못 버티고 다시 운항을 중단했다. 건설비 3500억원이 투입된 양양공항은 영국 BBC 방송 등 해외 언론에 ‘유령 공항’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현 공항을 이전하는거라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이외에 지자체들이 7개의 공항을 새로이 짓겠다고 한다. 가덕도 신공항에만 13조7000억원 등 총 19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혈세가든다. 그 돈이면 역대 정부에서 희망 고문을 해왔던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 B C D 라인을 다 건설할 수 있다. 새로 짓겠다는 공항 예정지 인근에 문 닫기 직전인 공항이 있든 말든 혈세 낭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혁신도시도 골칫거리
또 다른 정치 공학의 결과물인 혁신도시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국가 균형 발전을 내걸고 추진 국비 10조5000억원을 들여 전국 10개 도시에 혁신도시를 조성하고 2019년까지 한 도시당 10~15개씩 공공기관 153개를 강제 이전시켰다.
문제는 인프라가 전무한 허허벌판에 혁신도시를 만든 것도, 시도별로 균등하게 기관을 나눠 배치한 것도 정치적 거래의 전형적인 포퓰리즘을 보여준 것이다.
○ 예컨대...
에너지 관련 기관인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라남도 나주, 전기안전공사는 전북, 가스공사는 대구로, 가스안전공사는 충북, 가스공사와 합병을 논의했던 석유공사는 울산으로 이전했다.
농업 교육 정보통신 산업 법률 등 다른 분야의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도로교통공단처럼 본사는 강원도로 옮기면서 직원 수십 명 규모의 내부 조직인 면허본부는 울산으로 옮기는 등등 심지어 본사는 지방으로 옮기되 대규모 서울 지사를 두는 꼼수 이전도 수없이 많다.
3~4개 메가 거점 도시를 만들어 시너지를 극대화해도 성공할까 말까한데 오로지 표만 의식해 효율성을 오히려 저해하는 방향으로 혁신도시를 만든 것이다.
게다가 2018년 이후에는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 인구 유입보다 오히려 수도권으로 유출이 더 많아졌고, 혁신도시가 주변 도시의 인구를 대거 흡수해 원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는 당초 인구 5만명 유입을 기대했지만 3만9000명 수준을 맴돌고 있는 데다 유입 인구 대부분이 나주 광주 등 인근 도시에서 왔다. 수도권 인구의 유입 비율은 고작 14%에 불과하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 혁신도시 시즌2가 불붙을 것이다. 이번엔 지자체들이 국책은행 등 나머지 300여 기관들을 놓고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체 공공 기관의 부채 규모가 670조원으로 재무 상태가 지난 5년 사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데도 경영 효율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최근엔 비혁신도시 지자체 30여 곳까지 가세해 “우리에게도 공공 기관을 보내 달라”고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포퓰리즘의 고삐가 풀리면 파국에 이르지 않는 한 중단은 없다.
정챽이 국가미래의 백년을 내다봐야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건 그저 표뿐이다. 이젠 나눠먹기식 근시안적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 총선에 반드시 보여주자 국민들이 얼마나 현명하고 무서운가를 그길만이 작금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