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4대 컬렉션의 막이 오르내릴 때마다 ‘꼭 한 번 따라 해봐야지’ 싶은 메이크업 룩들을 정하곤 한다. 이번엔 단연 핏빛 레드 립스틱과 펑크 록 무드의 짙은 블랙 스머지 스모키가 0순위. 여기에 꼭 더하고 싶은 건, 흥건히 물에 적셔 매끈하게 넘긴 헤어스타일에 미스트를 소복이 뿌린 듯 유리알 광택을 뽐내는 피부, 그리고 글로스를 얹은 아이 메이크업! 물론 안다. ‘쟨 모델이고, 난 그냥 사람’이라는 것을. 하지만 한번 본 이상 흔한 물광, 꿀광으로는 더 이상 ‘광’ 욕심을 채울 수 없을 지경인 걸 어쩌겠는가. 이처럼 소위 물엿 광택은 따라 하고 싶어도 일상에서 쉽사리 소화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BCBG, 지암바티스타 발리 쇼에 등장한 모델들처럼 갓 스파를 받고 온 듯한 윤기 피부에 누드 글로스를 매치한 퓨어한 룩의 경우, 메이크업 직후에야 HD급 광택이 흐를지언정 시간이 지나면 금세 지저분해 보이거나 한 끗 차로 산유국 피부로 전락하고 만다. 저스트 카발리, 디스퀘어드, 에트로 쇼에 등장한 글로시 아이 메이크업 앞에서는 더욱 절망한다. 눈꺼풀에 얹었던 글로스 제형이 금세 흘러내려 눈 안으로 들어가기 십상이니 일상생활에서 결코 소화가 쉽지 않은 것.
이처럼 뻔히 예견되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서라도 런웨이 모델 못지않은 물엿 광택 포스를 뽐내고 싶다면 다음 팁만큼은 꼭 명심하자. 일상생활에서는 그나마 눈보다 피부와 입술에 광택을 부여하는 편이 낫다. 파운데이션에 페이셜 오일을 믹스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인데 단, 눈가는 지나치게 글로시해지지 않도록 일반 섀도를 사용할 것. 글로시함과 매트함의 상반되는 질감 차이를 동시에 보여주면 오일을 극소량만 써도 광택감이 더욱 커 보이는 착시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시한 눈꺼풀은 데일리 룩보다는 스페셜한 상황에 일회성으로 연출하기 좋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투명 립글로스 대신 E사의 에잇아워 크림 같은 고농축 밤 제형을 눈꺼풀에 소량 바르는 것이 쏠쏠한 팁. 스킨케어 제품이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흡수돼 상대적으로 흘러내리는 정도가 적기 때문이다. 맨 눈꺼풀에 바로 바르는 대신 매트한 질감의 섀도를 베이스 삼아 미리 발라두면 글로스 또는 밤 제형과의 결합력 및 밀착력이 좋아지고, 바를 때엔 속눈썹이 나는 점막 근처까지 너무 꼼꼼히 바르려고 하기보다 눈을 떴을 때 정면으로 드러나는 눈꺼풀 범위에만 선택적으로 고광택 효과를 주는 것도 여우 같은 틈새 팁이다. 이것으로 물엿 광택의 필연적인 불편함을 최소화해줄 구세주 같은 테크닉 전수 완료! 이젠 리얼웨이에서도 당당하게 물엿 광택을 뽐내는 일만 남았다.
고난도 물엿 광택, 리얼웨이적 소화법LOOK 1 촉촉 스파 페이스에 매치한 누드 볼륨 립 SPA FACE & VOLUME LIP물기를 흠뻑 머금은 피부에 눈가에는 은은한 라테 컬러로 음영을 주고 입술에 고광택 글로스를 매치. ‘물엿’ 특유의 쫀쫀하고 도톰한 광택감을 극대화했다. 아이, 치크, 립 등 그다지 튀지 않고 모두 무난한 컬러만 사용했을 뿐인데도 가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좋은 메이크업 완성.
HOW-TO1 오팔 펄 감도는 베이스를 얇게 바른다. 빛이 닿는 각도에 따라 피부가 마치 투명한 달처럼 보인다. 스킨케어 제품과 더욱 잘 융화되도록 손의 체온을 이용해 바를 것.
2 리퀴드 파운데이션에 페이스 오일 두세 방울을 믹스해 바른다. 안에서 바깥 방향으로 쓸어준 뒤, 브러시의 납작한 면을 스펀지 삼아 탁탁탁 두드려 밀착시킨다.
3 은은한 라테 베이지 섀도를 눈꺼풀에 은은하게 번져 나간 듯 보이도록 펼쳐준다. 점막 부근에는 한 번 더 덧발라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된 듯한 효과를 연출.
4 누드 베이지 글로스나 발색을 더 높이고 싶다면 같은 컬러군의 립스틱을 소량 글로스에 믹스해 바른다. 브러시를 이용해 입술 위에 제형을 얹듯 가볍게 패팅.
1 나스 시네마틱 아이섀도우 미시시피 머메이드 2.2g 3만4000원.
2 겔랑 에끄레 6 꿀뢰르 10 루 드 프랑스 부르주아 7.3g 9만9000원.
3 바비 브라운 엑스트라 SPF 25 틴티드 모이스춰라이징 밤 라이트 틴트 30ml 8만원.
4 디올 어딕트 글로스 451 인챈티드 로즈 6.5ml 3만9000원.
5 맥 스트롭 크림 50ml 4만6000원.
6 겔랑 로르 30ml 8만8000원.
LOOK 2 그런지 느낌의 고광택 블랙 아이 GLOSSY BLACK EYE끓어오르는 ‘금밤’의 클럽이나 파티 룩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은 없다. 글로스 하나만 발라 청순한 느낌을 내는 대신, 블랙 또는 차콜 섀도를 베이스 삼아 발라 지저분하게 번진 듯한 느낌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
HOW-TO1 피부는 은은한 펄이 차르르 흐르는 듯 광택감 있게 연출한 뒤, 짙은 잿빛 섀도를 브러시로 눈꺼풀의 절반 정도 범위까지 널찍이 펼쳐 바른다. 펄 입자가 크지 않고 미세한 섀도를 추천.
2 아이 전용 글로스나 펄 없이 투명한 글로스를 섀도 위에 가볍게 얹듯이 바른다. 일상에서는 에잇아워 크림이 제격. 흘러내릴 것을 감안하여 점막 근접한 부분에는 1~2mm가량 틈을 둘 것.
3 펑키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무른 질감의 블랙 펜슬로 언더라인을 짙게 그려 넣는다. 살짝 번진 느낌일수록 눈꺼풀의 글로시한 질감과 잘 어울린다.
4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글로스와 블랙 섀도가 골고루 번진 듯 보이도록 브러시로 군데군데 터치한다. 지저분해 보이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분위기가 살기 때문에 굳이 깔끔히 정돈할 필요가 없다.
1 루나 글래머러스앤딩 비타워터 픽서 100ml 1만8000원.
2 엘리자베스 아덴 에잇아워 크림 스킨 프로텍턴트 50ml 3만원.
3 에뛰드하우스 디어 마이 크리스탈 글로스 CWH901 글리터링 다이아 4.5g 6000원.
4 안나수이 모이스처라이징 파운데이션 프라이머 SPF 18 PA++ 30ml 4만5000원.
5 겔랑 에끄레 2 꿀뢰르 04 가십 4g 6만원.
6 오르비스 글로스 루즈 8740 슈가펄 6g 1만8000원.
7 랑콤 옴브레 이프노즈 데즐링 ST211 쿼츠 토우프 5.5g 4만원.
8 디올 디올쇼 퓨전 모노 081 아방뛰르 6.5g 4만4000원.
젤 네일과 톱 코트의 합작, 고광택 물엿 네일손톱이야말로 도톰한 광택감을 뽐내기에 최적의 스폿. 젤 네일 효과를 내는 매니큐어와 고광택 톱 코트는 물론, 홈쇼핑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전문가용 젤 네일 홈 키트 등을 활용함으로써 마치 화려한 스노우 볼을 보는 듯한 하이글로시 네일을 집에서도 연출할 수 있다.
(위부터 시계 방향) 이니스프리 에코 프리미엄 젤 네일 17 잎새 사이 7ml 8000원, 에스쁘아 투 머치 골드 톱 코트 10ml 5000원, 더페이스샵 페이스 잇 젤터치 네일즈 10ml 5000원, 겔랑 맥시 샤인 울트라 바이올렛 톱 코트 10ml 3만원, 헤라 네일 에나멜 155호 스타라이트 10ml 1만5000원, 랑콤 베르니 인 러브 520 엥땅셀르 드 네즈 6ml 2만5000원.
LOOK 1 샌드 네일 + 톱 코트꺼슬꺼슬한 질감으로 마무리되는 샌드 느낌의 매니큐어 위에 젤 느낌이 나는 톱 코트를 덧발라 광택감을 더한다.
1 큐티클을 말끔히 정리한 손톱에 베이스 코트를 얇게 바른다.
2 샌드 느낌의 골드 매니큐어를 바른다. 특유의 오돌토돌함이 남는다.
3 고광택 톱 코트를 도톰히 얹듯이 발라 유리알 광택을 부여한다.
LOOK 2 드라이 매니큐어 + 젤 톱스티커처럼 붙여 말릴 필요가 없는 드라이 매니큐어. 워낙 얇게 손톱에 붙어 도톰하게 빛나는 느낌은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실제 젤 네일에 사용되는 톱 코트를 얹은 뒤 LED 램프로 구워 광택감을 더할 것.
1 드라이 매니큐어를 손톱 너비에 맞춰 붙인 뒤 끄트머리에서 뚝 뜯어 끊는다.
2 최근 홈쇼핑에서도 흔히 판매하는 젤 톱을 바른 뒤 LED 램프를 쐬어 단시간 내 굳힌다.
3 겉표면을 알코올 묻은 솜으로 닦는다.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광택이 배가된다.
LOOK 3 고광택 캐비아 네일비즈를 알알이 얹은 캐비아 네일. 화려하지만 쉽게 비즈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젤 톱을 도톰히 얹어 코팅하면 광택은 광택대로 살고, 캐비아 비즈의 지속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1 바탕 컬러가 되어줄 매니큐어를 바른 뒤, 비즈를 고정시키는 클리어 젤을 얹는다.
2 마른 브러시 끝에 비즈를 얹은 뒤 손톱 위로 옮겨 쌓는다는 느낌으로 터치한다.
3 젤 전용 톱을 두툼하게 얹어 LED 램프로 굳히면 비즈가 더욱 단단히 고정된다.
LOOK 4 하프(half) 글리터 + 톱 코트글리터 입자가 들어 있는 매니큐어는 바르기는 편하나 글리터를 균일하게 바르기 어렵다. 전문가용 글리터를 구입해 치밀하게 접착시킨 뒤 광택감을 더하는 톱 코트를 도톰히 바르는 것이 프로다운 방법.
1 글리터를 붙이고자 하는 범위까지만 접착제 역할을 하는 클리어 젤을 바른다.
2 글리터가 담긴 통에 손톱을 담근다. 클리어 젤을 바른 범위에만 글리터가 붙어나온다.
3 고광택 톱 코트를 바른다. 글리터와 함께 어우러지며 화려함이 극대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