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곡대산[松谷臺山] 588m 강원 홍천
산줄기 : 홍천북백암단맥
들머리 : 두촌면 철정리 구암사입구
위 치 강원 홍천군 두촌면
높 이 588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소나무 울창한 계곡에 솟은 망루... 홍천 송곡대산(588m)
송곡대산은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에 자리한 해발 588m의 산이다. 백두대간 주능선에 자리한 오대산 두로봉이 서쪽으로 곁가지 산줄기를 뻗는다. 한강기맥으로 불리는 이 산줄기는 평창군 봉평면과 홍천군 서석면 경계를 이룬 청량봉(1,052m)에서 북서쪽으로 또 다른 산줄기를 일으킨다.
춘천지맥으로 불리는 이 산줄기에도 응봉산, 백암산, 소불산, 가리산, 대룡산 등 기라성 같은 명산들이 즐비하다. 이 산줄기의 백암산(1,099m)에서 춘천지맥 주능선을 벗어난 정서녘 산줄기는 다시 이번에 소개하는 백우산(895m), 송곡대산, 봉황산(648m)을 일으킨 후 홍천강 상류에서 그 산줄기를 마감한다.
송곡대산은 전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고유명사의 이름을 가진 신비로운 산인 동시에 산꾼들도 거의 찾지 않는 그야말로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필자는 백우산에서 봉황산으로, 봉황산에서 백우산으로 세번 종주했으며, 내촌면 물걸리에 자리한 마방 터의 '항일투쟁 기념비'와 보물 제541호 석조여래좌상 등 문화재 4점이 자리한 물걸사지도 둘러보았다.
백우산~송곡대산~봉황산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광암리의 가족고개마루. 2000년 5월 처음 산행을 했을 때는 먼지가 펄펄 날리던 고갯길이었으나 지금은 말끔히 포장이 되었다. 백우산 등산안내도도 있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접어들면 유월의 싱그러운 신록이 일행을 맞이한다. 푸드득 산꿩들도 놀라서 날아오른다. 참나무숲이 시원한 숲 차양을 이룬 산길을 이리저리 돌아 올라가면 쉼터에 이른다. 통나무를 잘라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이어지는 산길에는 은방울, 둥굴레, 노루발풀 등 소담스런 산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있다. 이윽고 백우산의 동봉에 올라선다. 언뜻 정수리로 착각되는 동봉은 노송이 있는 전망대바위가 있다. 아무리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이곳에서는 잠시 쉬어가야 한다. 솔 향이 풀풀 날리는 노송 그늘에 앉아 굽어보는 내촌면의 풍경은 말 그대로 도원경이요 한 폭의 그림이다.
다시 산길을 조금 내려가다 오름길이 이어지고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백우산 정수리에 도달한다. '어론 25 1989 재설' 이라고 표기된 삼각점과 '가족고개 2km 해발 894.7m 정상' 이라고 쓴 팻말이 보인다. 사방을 둘러본다. 동쪽으로 백암산(1099m)이 다가오고, 동북쪽으로 방태산 너머 점봉산과 설악산이 유월 하늘에 아득히 솟구친다.
서쪽으로 다소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매봉과의 경계선인 큰골고개에 닿는다. 이곳에도 이정표가 자리한다. '유동(광암리) 1.8km, 도광리(451번 도로) 4km, 백우산 0.9km' 의 표시처럼 이곳에서는 계곡이 좋은 유동리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내촌면 시가지로 하산이 가능하다. 다시 서쪽으로 길을 매봉에 올라선다. 해발 865m의 정상. 산악회 표지기가 몇 개 걸려있다.
이곳에서부터 길은 다소 희미해진다. 서쪽으로 내려 810m봉에 이르고 남쪽으로 크게 꺾어지는 능선길 구비마다 필자가 직접 표지기를 달며 산길을 이어간다. 540m봉을 지나면 오른쪽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송곡대산으로 이어가는 오름길이 보인다. 이곳에도 두 개의 표지기를 달았다.
5분이면 지도상의 숫고개에 내려선다. 내촌면 용포동과 두촌면 역내리를 이어주던 옛길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당나무 고목만이 옛길의 애환을 전설인 듯 전해주고 있는 듯하다.
숫고개에서 서쪽으로 이어가는 길은 아름드리 적송들이 우람한 몸매를 자랑하며 숲을 이룬다. '송곡대'란 산이름의 뜻을 저절로 깨닫게 하는 아름드리 소나무다. 소나무가 울찰한 계곡을 굽어보는 망개 같은 산, 또는 소나무 울창한 계곡 위에 솟구친 망루의 산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이윽고 송곡대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주위의 큰 나무는 모조리 베어내고 키 작은 철쭉과 싸리나무가 있는 정상에는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낡은 삼각점과 쓰러진 깃대가 놓여 있었다. 그 흔한 산악회의 표지기도 전혀 없다.
쓰러진 깃대를 세워서 사진에 담아본다. 주위를 살펴보면 지나온 매봉과 백우산이 아득하고 남녘 봉황산이 슬그머니 다가온다. 서북쪽으로 가리산(1051m)의 묘한 산세가 눈에 들어오고 역내리를 지나가는 장남천에 걸린 역천교가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된다. 이곳에서 동쪽 능선으로 되돌아 내려가면 숫고개 전 정남쪽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 이른다. 농수로공사가 진행 중인 이곳에서 남쪽으로 길을 따라 오르면 굴참나무가 숲을 이룬 길을 지나 봉황산 정수링네 올라선다.
봉황산 정수리는 신비롭다. 삼각점은 커녕 정상석이나 팻말은 보이지 않고 산꾼들의 표지기가 두엇 걸려있다. 44번 국도를 이용해 인제를 향할 때마다, 451번 도로를 이용해 방태산을 향할 때마다 우러르던 봉황산이다. 예로부터 전설에 나오는 신령한 상상의 새로 오동나무에 살고 대나무열매를 먹으며 영천의 물을 마신다는 봉황, 수컷을 봉(鳳), 암컷을 황(凰)이라 하며 성천자(聖天子)의 치정(治政)의 징조로 나타난다는 상서로운 그 봉황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부터 '봉황은 가시덤불에 깃들지 않는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겼던 것이기도 하다. 한동안 봉황산 정수리에 머물며 여느덧 서산마루에 걸린 여생을 가늠하며 상념에 젖는다.
봉황산의 능선을 끝까지 이으면 내촌천과 장단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이른다. 이곳이 바로 홍천강이 시작되는 화양강의 합수점이다. 하산은 정동녘 능선길을 이어 550m봉을 지나 정남쪽으로 크게 꺾어져 내려선다. 능선길을 이리저리 돌아내리면 옛 대붕초교(1999년 폐교)를 지나 화상대정류소에 도착한다.
*산행길잡이
가족고개-(1시간)-전망바위-(10분)-백우산-(15분)-큰골고개-(20분)-매봉-(1시간20분)-임도-(15분)-숫고개-(20분)-송곡대산-(1시간20분)-봉황산-(1시간)-화상대정류소
백우산~송곡대산~봉황산을 잇는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내촌면 광암리의 가족고개다. '백우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뚜렷한 산길이 열려있다. 숲을 이룬 신록의 산길을 따라 오르면 통나무로 의자를 만든 쉼터를 지나 해발 약 870m의 전망바위(동봉)에 이른다. 이곳에서 내촌면을 굽어보고 산길을 이어가면 백우산 정상에 올라선다.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다.
다시 서쪽으로 내려가면 매봉과의 경계를 이룬 안부 사거리 큰골고개에 이른다. 이곳에서 북쪽 유동계곡이나 남쪽 도관리로 하산할 수 있다. 서쪽으로 길을 이으면 매봉에 닿는다. 매봉에서 서족으로 난 길을 따르면 810m봉을 지나 남서쪽 이어진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임도에 내려선다. 임도를 잠시 따르다가 송곡대산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족 산길로 들어서면 숫고개로 내려선다.
숫고개에서 정서쪽 능선길을 따라가면 낡은 삼각점에 깃대를 세운 송곡대산 정수리에 도달한다. 이곳에서 되돌아 내려가면 숫고개 서남쪽에 있는 또 다른 고개 안부에 이르고, 남쪽으로 길을 이어가면 봉황산 정수리에 올라선다. 봉황산에서 하산길은 정서쪽으로 난 길을 따른다. 이어서 길은 능선삼거리를 지나 남쪽으로 이어지고 날머리인 옛 대봉초교를 지나 곧 화상대정류소에 닿는다. 전체 산행시간은 약 6시간30분 걸린다.
*교통
서울-홍천 동서울종합터미널(ARS 02-446-8000)에서 1일 46회, 상봉터미널(ARS 02-323-5885)에서 1일 33회 운행한다.
홍천시외버스터미널(033-432-7891~3)에서 내촌면 광암리행(06:00, 10:50, 17:10) 군내버스를 이용한다. 내촌면 도관리에는 1일 19회 홍천행 군내버스가 운행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홍천을 지나 44번 국도의 철정삼거리에서 451번 지방도로 따른다. 내촌면 도관리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로 광암리의 가족고개에서 내린다. 택시를 이용하려면 내촌면에는 택시가 없기 때문에 홍천읍의 택시를 이용한다.
*잘 데와 먹을 데
들머리와 날머리에 식당과 여관이 전혀 없다. 홍천군 시가지의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글쓴이:김은남 1943년 포항에서 태어났다. 은행지점장을 지냈으며 92년 계간 <시세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조집 <산음가1,2,3>, <시조시인산행기>, <일천산의 시탑1,2>를 펴냈다.
참고:월간<사람과산>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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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