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예비후보께서 제안하신 한강 하구 남북경협자유구역 건설에 관한 구상을 접하면서, 큰 기대와 우려가 한꺼번에 겹쳐옵니다.
한강하구 강화군 교동도 북쪽의 나들섬에 여의도 10배(약 9백만평)의 인공섬을, 뉴욕의 맨하튼처럼 만들어 북한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와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다면 북한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생산적 지원을 통해 1인당 GNP 3천불을 올리면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할 수 있다는 획기적 대북정책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북한도 북한이지만, 이 곳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눈에 확 띄는 반가운 제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서북쪽 끝 접경지역, 군사적으로 민감한 섬 지역으로 낙후되어 있는 지역에 맨하튼을 만든다면 우리 강화지역으로서는 이 지역의 배후도시로 성장할 수 있게 될 터이니, 이게 웬 떡이냐며 큰 기대를 갖게 됩니다.
아라비아 해안에 인공섬을 만들어 환상적인 리조트를 만들고 있는 두바이를 보고 오신 이 후보가, 꿈 같은 얘기도 현실로 만들어 온 토목공사 사장 출신으로서 인공섬을 건설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들섬이 실현된다면 일찍이 고려시대 송나라와 일본뿐만 아니라 남양(南洋)과 서역 지방의 상인들과도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졌던 벽란도가 재탄생되어 국제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걱정이 앞섭니다.
지정학적으로 그 곳은 두바이나 인천 송도와는 전혀 다른 지역입니다.
나들섬은 이름만 있지 실존하고 있지 않은, 썰물 시 잠깐 나타나는 갯벌에 불과합니다. 이 근처에는 예전에 작은 섬이 있고
나룻배가 거쳐가는 마을도 있었다고 하는데, 큰 홍수로 인해 사라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마을 전체가 사라져 갯벌로 변하였고
요즘은 ‘청주펄’이라고 불리우고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큰 강 하구에 생기는 갯벌은 상류에서 흘러 온 토사가
쌓이는 곳입니다. 그 곳에 여의도 윤중제의 10배에 달하는 뚝을 쌓고 900만평의 섬을 만든다면, 한강 하구의 목 구멍에
탁구공을 넣어두는 것과 다름없어 강물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 곳은 간만의 차가 세계에서 제일
큰 9m에 이르는 곳입니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잠수교 수위가 몇 십 cm만 남기는 아슬아슬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강물의 흐름을 막고 밀물의 역류까지 가세할 경우, 한강 및 임진강 하류의 주변 지역에 어떤 대재앙을 가져올지 모릅니다.
이러한 홍수 피해 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의 변화와 파괴, 이로인한 환경오염 역시 굳이 말하지 않아도 크게 우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최근 강화도, 교동도와 석모도를 연결하는 댐을 건설하여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를 만드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조력발전소 사업 지역은 한강 하구를 직접 막지 않는데도, 환경 및 건설전문가들이 홍수와 생태 파괴의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곳은 서해 NLL과 바로 연결되는 군사상 가장 민감한 지역입니다. 소위 통일평화 세력들은 NLL의 평화적 공동 이용, 그리고 한강 하구의 소위 ‘평화 뱃놀이’ 등을 통해 군사적 무력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남북 대치 상태의 중간수역인 비무장지대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맨하튼같은 도시를 세우고, 대중국 서해안시대를 맞아 해로를
열기 위해서는 NLL을 자유롭게 통과해야 합니다. 물론 이 후보는 남북한 간의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남북한 간의 합의와 UN 군사정전위원회의 동의가 있어야 할 터인데,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사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생산적 경제 지원을 하면 핵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시는데, 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이러한「나들섬」계획이 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결국 닭과 달걀 중 무엇이 먼저인가 하는 순환론에 빠지게 됩니다.
남북간의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옛날 벽란정을 드나들던 목선이라면 몰라도 현재의 수천, 수만톤급의 선박은 그 지역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썰물 시 갯벌이 드러나는 수역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경제성의 문제가 있습니다만, 경제에 대해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나들섬에 들어가는 소요비용을 약 2조원으로 추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 곳에서 얻게 되는 토사를 팔아 어느
정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현재 그 지역의 환경적, 지역적 특성에 보다 접근 가능하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령 하구에 인공섬을 새로 만들게 아니라 교동섬(1400만평)을 그대로 남북협력자유지역으로 활용한다면, 연육교로 연결만
하여 쉽게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북한 측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북한의 동의를 얻기도 쉬울 것입니다.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개성공단의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고 북한의 이익에 더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지금 2천만평 규모로 확장하고 있는 개성공단은 바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바로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2.3km의 다리만 놓으면
개성과 인천항을 잇는 물류단지가 가능할 것입니다.
개성공단 관리소에는 이미 이러한 구상을 담은 지도가 벽에 걸려 있는 것을 지난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개성공단 방문시
본 의원이 직접 확인한 바 있습니다. 또한 김운규 전 현대아산사장도 2003년 한나라당 의원들의 금강산 방문 시, 우리에게
협조를 요청했던 사항이기도 합니다.
개성공단은 1 · 2 · 3단계의 확장 계획을 가지고 추진 중에 있지만, 현재 1단계도 십여 개의 회사가 들어서 있을
뿐 급속히 성장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함께 평화정착의 확실한 보장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국내기업은
물론 해외기업들이 들어 올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평화정착이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생산적 지원은 필요하지만, 우선 순위가 문제인 것입니다.
통일 이후, 혹은 평화 정착 이후에나 가능한 장밋빛 뜬 구름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보다는 현실적으로 남북한이 더 이익되는 효과적인 길을 택하는 것이 어떨 가 하는 것이 본 의원의 생각입니다.
첫댓글 남이 하자는 건 무조건 반대하고 폐기처분하고 자기들 꼴리는대로 하는게 이놈의 정부와 여당인데.... 북한이 의견을 제시한들 듣겠습니까. 청력에 문제가 많은 놈들 아닙니까
말도 안 되는 정책이죠..
이름이 나들이 섬같네 ㄱ-.. 내년에는 거기로 휴가갈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