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일본 나는 신쥬라는 여자입니다 -
시내를 나와 거리를 떠돌때 언제나
거닐게 되는 이곳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시장가
그리고 내 발길을 머물게 하는
인형점 -
그곳에 인형사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였지만
나는 그보다 그가 만든 인형이 더 아름다워 보였고
매일 나는 창밖에 서성이며 무언가를 기다렸다 -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것일가 -
알수없었다 -
하지만 , 분명 운명은 나를 이리로 이끌었고
나는 한없이 그것을 기다리기만 했다 -
일본 시장가에
레이스가 달린 원피스를 입은 여자 -
그림이 되지 않았지만
나는 매일 그곳을 서성였다
무엇이지 -
난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
알고만 싶었고 이 궁금증이 나를 자꾸 조여왔다 -
여지없이 그 날도 난 이곳을 찾았다 -
사람들이 짓걸이는 말도 무리는 아니였을것이다 -
혹 저 미치광이 인형사에게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냐고
아니였다 , 아니였다
그것은 정말 아니였다 -
만일 내가 그를 사랑했다면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에게 더 큰 가게를 줬을것이고
구애를 했을테니까 -
그 날 내게 벌어진 일은 인형사가 인형점 밖으로 나온 것이였고
인형사는 내게 자신이 만든 인형하나를 건냈으며
웃으며 말했다는 것이다 -
"당신이 주인이에요 , 이 녀석은 애절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고있거든요 - "
"인형의 주인이라구요 , 내가요 ? 이 인형은 당신이 만든거잖아요-"
"난 인형을 파는 인형사에 불과한 걸요 -"
"이 인형의 가격은 어떻게 되는 데요...?"
그에게 물었다 ,
그는 가난했고 , 나는 가난하지 않았다
그가 인형을 만들때 드는 재료는 값비싼것이였고
나는 그에게 그 인형을 결코 공짜로 받을 수 는 없었던 것이다
"이 인형의 가격은 ..."
그가 말끝을 흐렸다 -
"...당신이 내 인형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
그랬다 , 그랬었다
이 사람은 미치광이 인형사
가장 아름다운 인형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였던 것이다.
나는 이 사람에게 무엇을 바라고 그런 질문을 했을까
그 인형이 필요없다는 한 마디만 하면 될것을
왜 그에게 구태여 인형의 시세를 물어본 것일까 -
"내가 어떻게 당신의 인형이 된다는 거죠 ?
난 산사람이에요 말이 돼질 않잖아요 -"
"...내겐 산 사람도 인형을 만들 수 있는 여러가지 재료가 있어요
걱정말아요 ,
아 , 그리고 이 녀석은 그냥 인형이지만
무지 당신을 원하고 있으니까 "
"사람이 인형을 원하지 , 어떻게 인형이 사람을 원한단 말이에요 !!"
그에게 소리쳤다
광기어린 그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광기어린 눈빛이 가시고 그는 눈가에
슬픔을 담아냈다
도대체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기에 -
그는 한참을 슬픈 눈으로 날 바라보더니
들고있던 인형에게 말했다 -
"신쥬는 너를 원하지 않아 ,
어떻게 할래 -
넌 그녀를 기다렸겠지만
그녀는 너를 원하지 않아 - "
"내...내 이름을 당신이..당신따위가 어떻게 아는거죠!!!"
"말했지 , 이 녀석은 당신을 원한다고
이 녀석은 당신에 대해 모두 알고 있어 - "
"...누군데요 .. 그가 누군데요 .. "
시장가에는 어느새 미치광이 인형사인 그와
나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미치광이 인형사가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것은 이번이 처음이였으므로
시장가의 상인들에겐 볼만한 볼거리였던 것이였다
그런 시선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형사는 나를 인형점안으로 끌고 들어갔고
인형점의 문을 닫아 버렸다
"이 인형은 .....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이고
당신을 사랑한 사람이고 ,
당신을 선택한 인형이야 - "
"내가 만만해 보이던가요 , 그런 환술에 넘어갈것 같은가요 ?"
" 당신은 귀족 여자고 그때처럼 여전히 아름다워
초록빛 웨이브 머리도 오똑한 콧날도 쌍커풀은 없지만 크고 동그란 그 눈도
작은 입술도 , 당신의 생김새에 대해 궁금한 것 없었나 ?"
"난 .. 그저 난 ... 사람이에요 - "
"너 역시도 인형이였어 ,
믿기 싫고 , 믿고 싶지 않겠지만 이건 사실이야
넌 내가 만든 인형이고 이 인형에게 선택받은 사람이야 -
사람들은 너의 미를 칭송했겠지
그 미는 비스크인형에 버금간다고
처음으로 비스크인형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노라고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
자신들이 칭송하는 이 여자가 진정 그 인형이였음을 -"
"난... 난 사람이고 , 일본의 여자일 뿐이에요 - !!"
믿고 싶지 않았고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난 소리쳤다 -
"누가뭐래도 당신은 인형이야 -
믿기지 않겠지 , 하지만 난 이 자리에서 당신이 인형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 -"
"증명해보시죠 -"
나는 믿고 있었다 , 내가 인간이라고
나는 믿고 있었다 , 나는 인간여자라고
그가 내게 다가오기 전까지 그것은 내 머리속을 맴도는 큰
믿음이였고 나를 믿는 나 자신의 신뢰였다 -
그는 내게 다가왔고
내게 무엇인가 뿌렸다 -
그리고 내게 전신거울을 보라고 권했다
"거울을 한번 보시죠 , 신쥬양 - "
거울속에 비친것은 ...
거울속에 보인것은 ...
매일 밤 꿈에 너무도 선명히 나타나는
그 인형이였다 , 나를 닮은 인형 -
내 옆에 피 흘리고 죽어가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보며 조소를 띠는 여자
그리고 눈에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액체를 떨구고 있는 초록색
웨이브진 머리를 하고 있는
사람과 너무도 흡사 비슷한 인형 ...
거울에 비친 내 모습때문에
한 순간의 그 모든 영상이 머리를 흩고 지나갔고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자신이 누군지 조차 모르는 여자를 계속사랑할건가 - ? "
인형사가 품안에 인형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일시적으로 느낀것이지만
그 인형의 눈은 너무도 슬퍼보였고
죽어있던 그 남자가 떠올랐다
하지만, 나에게 그의 말따윈 들리지 않았다
나는 인형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으므로 -
"다시 한번 말해두지만 인형사씨 , 난 사람이에요"
"당신은 내가 만든 인형이야 !"
"당신이 신이라면 그렇다면 그렇게 되겠죠 !!"
"(피식)"
그 작은 웃음소리가 인형사 안을 가득 매웠다 -
"지금 뭐라고 했지 - "
"당신이 신이라면 내가 당신이 만든 인형이 될거라고 했죠 "
"난 신이야 "
눈앞에 허름한 차림을 한 남자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능글맞은 웃음을 흘린다면 당신은 그 말을 믿겠는가
적어도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것이다
지독한 크리스챤이 아니라면 말이다 0
"당신이 신이라면 , 나는 미의 여신쯤이라도 되겠군요 -"
코웃음 쳤다 , 그것이 실수였다 -
"후-"
짧은 한숨을 토해낸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노기 어린 눈이였고
나는 그것을 받아 낼 수가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 낼 수가 없었다
"시간과 대지를 넘나드는 무한한 공간속에서 명하노라 -
그대 눈을뜨고 사는자가 될지다 ,
입을 열고 말하는 자가 될지다 ,
심장을 가지고 사는자,
숨을 쉬고 사는 자 ,
다만 , 결코 죽지 않는자 -
죽지 않고 사는 자가 될지어다 - "
안경을 고쳐쓴 남자가 짓걸였다
하지만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적어도 그 품에 안긴 인형이 나를 부르기 전까진
"신쥬..."
"이젠..보..복화술이라도 하는 건가요 !!"
"...천만에 , 난 이녀석과 동시에 말할 수 있다구 - "
"신쥬...나를 모르는거야?
약속했잖아 , 다음에 태어나면
내 색시하겠다고 , 그랬잖아 ...
그랬었잖아 - "
".....아악 !!"
정상인이라면 정녕 정신이 정상적이라면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허름한 인형점에서 인형을 만드는
인형사가 신이라고 짓걸이질 않는가
눈앞에 있는 인형이 자신을 부르지 않는가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
그리고 그의 품에 안겨있던 인형은 재빨리 일어나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훔쳐주었다 -
"신쥬...잘못했어...아프지마...아프지마....
어리석었어 , 내가 어리석었어 ....
아프지마 ... 아프지마 ...
슬퍼하지마 .. 슬퍼하지마 ...
돌아오는게 아니였는데 ....
미안해 ... 미안해 신쥬 "
"이 멍청한 자식아 네가 뭐가 미안하다는 것이냐 -
그녀역시도 너를 사랑한 인형이였고
나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을 뿐인데 - "
"신쥬 미안해 , 짜여진 각본이 흐트러졌어
그래서 그래 , 나같은거 다 잊어버렸을 거라는 걸
알지 못했어 "
그의 말 한마디 마디가 왜 그리도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왜 그녀 자신을 슬프게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단지 말하는 인형일 뿐인데 ...
"돌아갈게 - 돌아갈게... 그러니까 울지마 "
인형사가 물었다
"정말 돌아가길 원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들어주지 "
"신쥬는 날 원하지 않아 , 그러니까 난 돌아갈거야 - "
"……."
여자는 말이 없었다 ...
남자가 사라져갔다 -
아니 말하는 인형이 사라져 갔다
눈앞에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것이 슬펐다
그녀 앞에서 펼쳐진 그 광경이 슬펐다 ....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기도했다
그가 다 녹아내려서 그녀 앞에 하나의 밀랍으로 남았을때
복도를 적신 밀랍이 되었을때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밀랍을 어루 만졌다
그리고 슬퍼했고
한 없이 눈물을 토해냈다
"...하늘이시여 ...... 하늘이시여 .....
사랑하는 자를 알아보지 못한 나를 용서치 마소서
하늘이시여 ..... 하늘이시여 .....
미련한 , 이 못난 여자를 용서치 마소서 -"
인형사가 다가와 그녀에게 속삭였다
"안그래도 그럴참이였어 ,
넌 정말 최악의 여자거든 -"
신은 잔인했다
실로 잔인했다
그녀는 신의 살기어린 분노를 견뎌내지 못했다
하지만, 간청했다
무릎꿇고 빌었다
살려달라는 말도 아니였다
그를 돌려달라는 말도 아니였다
자신이 책 한권 쓸만큼의 시간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였다 0
인형사에게 양피지 종이를 달라고 요구했고
인형사는 그것을 순순히 내주었다
품안에서 만년필을 꺼낸 여자는
자신의 필체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
이야기의 제목은 ...
"하늘이시여"
그녀가 한줄 한줄 이야기를 써내려 갈때마다
지루한 신의 분노는 격해갔고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그녀는 머뭇거리지 않고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
마지막으로 자신의 서명까지 마친 여러장의 양피지 종이는
정말로 딱 한권의 책의 분량이였다
신의 분노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녀가 벌을 받을 시간이였다
그녀는 신이 선택한 최악의 여자였으니까
온몸의 뼈마디가 부서지는 고통
살결이 찢기는 참기 힘든 괴로운 격통
그것들이 그녀를 엄습해 왔지만
그녀는 감히 살려달라 빌 수 없었다
감히 눈물흘릴 수 없었다
재가 되어 타가기 시작하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면서도
그녀는 눈물 한방울 한방울을 삼킬뿐이였다
그저 잔잔히 미소짓고 있었다 -
죽어가면서 ........
죽어갈때 -
산산히 부서져갈때
그녀가 신에게 빈 소원은 단 한가지였다
자신이 쓴 이야기가 책이 되게 해달라는 것
그것 하나였다
신은 내용을 읽어보지도 않고
마지막 소원이니 그쯤은 들어준다는 심산으로
승낙했다
만일 그 이야기를 신이 읽었다면
그녀는 아마 신에게 최악의 여자로 채택되진 않았을 것이다 .
적어도 그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읽었더라면
그 이야기의 내용은 자신의 꿈의 내용과 겹쳐진
인형에 관한 내용이였고
사랑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였다 -
그것이 그녀가 그에게 죄를 뉘우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였다 -
그녀는 죽었다 -
신에의해서
믿기지 않았지만
인형사 그는 분명히 신이였을테니까 -
추후에 만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았다 , 여자가 죽어간 곳을 그 인형점을
하지만 그 인형점은 거짓말 처럼 사라져 버렸고
시장가의 상인들역시 기억하지 못했다
인형점은 그저 그녀의 이야기 속의 한 배경이였을 뿐이였다
-하늘이시여 , The end-
첫댓글 재미있지만,,,,조금 무섭달까요????? ㅎㅎ, ^^
하하....여전히새드를 ......<
아 다음생에서도 슬픈건 마찬가지네요. 재밌게 읽었어요 ,건필하세요 ^^
슬픈걸 고집하는 요상한녀석입니다(생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새드엔딩이네, 해피엔딩이였다면 좋았을지도... 개인적으로는 새드엔딩이 읽기가 더 좋긴 하지만... 하핫;; 어쨌든 잘 읽었어. 개인적으로 결말이 마음에 든다... 뭔가 허전하면서도 한편으로 슬퍼지는... 이랄까? 역시 어휘가 딸려서 문장이 연결이 안된다. 어쨌든, 앞으로도 기대할게 ^0^//
난 독자들의 상상력을 원해...!! <사실은실력이딸린단다 후후 (그닥자랑은아니오만)
저도 세드를 무척이나 좋아하죠 ;; 그래도 단편 쓸 때는 새드를 더 많이 하지만 가끔가다 해피를... 후후후 재미있게 읽었구요... 마지막.... 말 멋있었습니다
하하......그렇군요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