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 첫번째 습격
[레이드 첫번째 습격](이하 레이드)은 동양 액션영화의 전통위에 서 있다. 이소룡부터 성룡과 이연걸을 거쳐 견자단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옹박] 시리즈로 태국 무에타이의 정수를 보여준 토니 자까지 포함하여 동양 액션영화의 스타들 중에는 무술 고단자들이 수없이 많다. 주로 중국과 홍콩 및 태국 등지에서 만들어진 액션 무술영화들은, 칼을 주 소재로 활용하는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와 함께 동양 액션영화의 양대 축을 형성해왔다. 그런데 총,칼,맨손의 액션 등 모든 형태의 무술이 총출동되는 [레이드]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인 실랏을 소재로 하고 있다.
[레이드]의 놀라운 활기와 생기는 컴퓨터그래픽이나 와이어 등의 테크놀로지나 기계적 장치의 힘을 크게 빌리지 않고 맨몸으로 움직이는 땀과 열기에서 비롯된다. 영국 웨일즈 출신의 가렛 에반스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다큐멘타리 [인도네시아의 펜칵 실랏](2007년) 총감독을 맡으면서 살상무술인 실랏에 매료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 [메란타우](2009년)라는 영화를 찍었다. 토론토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레이드]는, 이미 헐리우드에서 속편(2편과 3편)을 제작하기로 결정되었다.
20명의 정예 경찰특공대원들이 갱단의 보스 타마가 장악하고 있는 낡은 30층 아파트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레이드]는, 영화 전체가 낡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경찰특공대의 습격이 발각되는 순간 외부와 연결된 모든 출입문이 봉쇄되고 갱단이 총출동되어 경찰특공대를 하나씩 제압해나간다. 특수부대 신참대원 라마(이코 우웨이스)는 만삭의 부인을 생각하며 어떻게해서든지 살아돌아가려고 한다. 실제로 실랏의 고수로서 2005년 실랏 축제에서 1인 무예 최고상을 받은 이코 우웨이스는 [메란타우]의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가렛 에반스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세계시장에서[레이드]의 대성공으로 이연걸 견자단의 뒤를 잇는 차세대 동양 액션배우로 자리를 굳혔다.
라마는 갱단의 2인자인 앤디(도니 알람시아)와 마주치면서 그들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드러난다. 그들 사이에 보스 타마의 오른팔인 갱단의 잔인한 살인자 매드독(야얀 루히안)이 끼어들면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액션이 전개된다. 실랏은 강력한 동작으로 적의 급소를 공격해 단숨에 목숨을 끊는, 최고의 살상 기술이 포함되어 있는 실용적 무술이다. [레이드]의 모든 액션씬들에서 무술안무는 섬세하게 짜여져 한편의 무용극을 보는 것처럼 미학적으로 다듬어져 있다. 감독은 군더더기없이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며 피와 살이 드러나는 잔혹한 장면까지 리얼한 액션으로 승화시킨다. 린킨 파크의 마이크 시노다가 맡은 음악도, 심장이 터질듯한 영화적 긴장감을 상승시키며 속도감을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