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전범죄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낮 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도 있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니가 알고 내가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없어져서 오래된 미제사건들이 속속 해결되고 있습니다.
청문회를 보면 저런 건 어떻게 알아냈을까 싶은 것까지 한 사람의 인생살이가 완전 까발려서 드러나잖아요.
모두가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점점 희망사항이 되어가는 세상입니다.
어제는 제가 가입된 수묘모임이라는 클럽의 운동하는 날이라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인데, 울각시가 헬스를 하러 간다고 합니다.
완전범죄를 꿈꿨습니다.
머리를 굴릴 것도 없이 아주 간단한 거였습니다.
울각시가 헬스장에 간 이후에 출발해서, 울각시가 집에 오기 전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하고 있으면 되는 거죠.
오랜만에 테니스 가방을 매고 나서니 기분이 끝내줬습니다.
회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하고 몸 풀고 난타를 치는데 이건 뭐 오분 전입니다.
땀이 좀 나고 나니 볼이 좀 넘어가더라구요.
난타 후 고수랑 짝 먹고 해서 겨우 한 게임했습니다.
한 게임 더 하라고 하고 마음은 굴뚝 같은데 큰맘먹고 접었습니다.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울각시한테 안 걸려야 하거든요.
혹시나 울딸이 볼까 싶어서 라켓 가방을 옥상 입구에 두고 들어갔더니 역시나 울딸이 TV를 보고 있더라구요. 제가 이럴 줄 알았지요.
씻고 나와서 선풍기 바람을 쐬니 더운 기가 싹 가시는 게 모든 게 완벽합니다.
근데 울딸이 방에 들어가야 라켓을 다시 뒷 베란다에 원위치를 시킬 텐데 계속 TV 모드입니다.
하지만 라켓 가방을 다시 원위치 시키지 못하더라도 설마 울각시가 알아채겠나 싶은 마음에 걱정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은 지나고 울각시를 마중나가서 같이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라켓은 까맣게 잊고 있었고요.
잠시 후 세탁기에 빨래감을 넣고 나오던 울각시, ''테니스 하고 왔어요?''
테니스 라켓이 안 보이는 걸 알아챈 겁니다.
저 같으면 세탁기에 볼 일 보러 가면 세탁기만 보이던데 언제 한쪽 귀퉁이에 찌그러져 있던 라켓 가방이 없어진 걸 알아챘을까요?
국립 과학수사대보다 더 하지요?
울각시를 속일 바에야 차라리 귀신을 속이는 게 낫겠지요?
완전범죄 그거 꿈도 꾸지 맙시다.
각시들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거, 알면서도 봐줄 뿐이라는 거 잊지 말아요.
서울역에서 전철을 내려서 10번 출구로 나오면 짜투리 땅에 이쁜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날 덥네요. 힘 내세요. ~^.^~
♥진짜 의도♥
어떤 유대인이 술집을 가고 싶어했습니다.
체면상, 종교상,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술집이 어디냐고 묻기가 무안한 그는 어떤 길가는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저 교회를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합니까?"
그러자 길가던 사람은 "오른쪽 길로 돌아가십쇼. 그러면 교회가 보입니다."
그때 유대인은 "오른쪽으로 가면 술집이 나오잖아요? 그쪽 길은 술집이 있는 곳 아닙니까?"
"아니에요. 술집은 왼쪽 길로 가야 됩니다."
유대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슬며시 왼쪽 길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탈무드 이야기/탈무드 유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