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제주4·3 추념식 불참… 野 “윤석열 정권의 민낯”
김승환·곽은산 기자, 제주=임성준 기자 2023. 4. 4. 06:04
제주서 3일 75주년 추모행사
韓총리, ‘불참’ 대통령 추념사 대독
與 김기현·주호영 등도 참석 못해
민주당 지도부는 제주로 총출동
文 前대통령 참석 “4·3 모독 개탄”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희생 영령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추념식장을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불참했다. 야당 지도부는 이를 두고 “제주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며 공세를 펼쳤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이번 추념식은 ‘제주 4·3, 견뎌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를 주제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념사를 통해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며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제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이날 정부 대표로 한 총리와 함께 한창섭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여당에서는 김병민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지만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현황을 확인하러 한국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맞이하는 일정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제주도로 총출동해 현지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이재명 대표는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는 사과 한마디 아직 하지 않았다. 4·3은 공산세력에 의한 폭동이라 폄훼한 인사는 아직도 진실화해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부도났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주요 인사 불참을 언급하며 “이것이 제주 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위령광장 추모제단에서 4·3 영령을 위해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제주를 찾아 4·3평화공원 위령 제단에 헌화·분향하고 유족들을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치유야말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에 이르는 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4·3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도 여전히 4·3을 모독하는 일이 있어 매우 개탄스럽고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4·3 70주년인 2018년과 2020년, 2021년 세 차례 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