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통
김 병 수
데대로 물려온 도구통을
한눈에 들어오는 뜰에 앚혀 놓고
드나들며 쓰다듬으니
임 뵈듯 엣 생각이 절로 나게한다
어릴 적 정월대보름이면
이웃집의 오곡밥을 복조리에 담아 와
도구통에 앉아 먹던 못 잊을 기억들은
못난이의 아집 되어 공이처럼 내찧는다
너의 존재는
어쩌면 나의 한살이인지도 몰라
천형이 아니고 천혜였다고
온 몸으로 분쇄되는 아픔도 다반사로 여겨
묵묵히 정주한 채 제구실하라 일러줌이던가
손때가 묻어 머춰버린
세월의 어디쯤에서
소박한 유산으로 대물려 줄 때가 또 오겠지만
추억은 샘솟는 그 시절에 매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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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통
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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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02 13:3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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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글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