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1. 시간경과에 따른 증상의 변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임상 양상은 기저질환, 폐의 손상 정도, 그리고 동반된 장기들의 기능부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시간에 따른 특징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처음 몇 시간 동안은 아무런 호흡기 증상이나 증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종종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호흡수의 증가이고, 뒤이어 호흡곤란이 생깁니다. 증상은 유발요인 발생 후 12-36시간 이내에 흔히 나타나지만, 드물게는 5-7일 후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대개 72시간 정도 지나면 약 85%의 환자가 임상적으로 명백한 증상을 호소하게 됩니다.
환자는 불안하고 초조해 하며, 호흡곤란, 흉부 불쾌감, 기침을 호소하는데, 이런 증상은 단순히 흉부 X선에서 폐침윤이 나타나기 수 시간 전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이 많은 노인 환자들의 경우에는 원인 모를 의식장애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진찰소견상 빠른호흡 및 빠른 맥박수가 관찰되며 청진을 하면 수포음이 폐의 전폐야에서 들리지만 간혹 정상일 수도 있습니다. 패혈증의 경우에는 저혈압, 고열이 흔히 동반됩니다.
동맥혈 가스분석 검사에서 질환 초기에는 이산화탄소분압의 감소와 더불어 산소분압의 감소가 있으며, 이런 소견은 산소 투여로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질환이 점차 진행함에 따라서 심한 동맥혈 저산소혈증과 함께 산소 투여에도 개선되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점차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빠른 호흡을 하게 되며 청색증을 보입니다. 단순 흉부 X선에서는 점차 양측 폐 전체에 걸친 광범위한 폐포 침윤소견이 보이는데, 심장의 크기는 정상이고, 흉막액이 나타나는 경우는 비교적 드뭅니다.
일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들 중 질환 정도가 경미하고 정신 상태가 비교적 명료한 환자들은 안면 마스크를 이용한 호기말 양압법이나, 고유량의 산소요법을 사용하면서 인공삽관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서 폐포부종이 심해져서 공기가 폐포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우심실의 정맥혈이 가스교환되지 않고 좌심실의 동맥혈로 우회되는 현상 (우-좌 단락)이 동맥혈 저산소증의 주요 기전이 되고, 이 경우에는 단순히 주입되는 산소의 농도를 증가시켜서는 저산소증의 진행을 교정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대부분의 환자는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2. 숨이 차는 이유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가장 주된 증상은 심한 호흡곤란입니다. 호흡곤란이 생기는 이유는 풍선을 부는 것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풍선을 처음 불 때는 풍선이 짜부라져 있고, 이때는 풍선을 부풀리기 위해서 입으로 세게 불어야 하지만, 일단 부풀어지기 시작하면 처음보다 작은 힘으로 불어도 풍선이 잘 늘어납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폐포는 짜부라져 있고, 공기 대신 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따라서 풍선을 부풀릴 때처럼 물로 채워진 폐포를 부풀리려면 큰 압력이 필요하고, 이 압력을 생성하기 위해 호흡근육이 일을 많이 하게 되고 환자는 호흡곤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