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손님들
2021.3.31 작성한 글
오늘은 아침 밥을 먹고 정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밭을 보니
까치 한 마리가 밭에서 무엇을 쪼아 먹고 있었는데,
아마도 어제 뿌린 참깨를 먹는 듯 했습니다.
까치가 보기에는 예뻐도
농작물을 해쳐서 농민들에겐 미움을 받습니다.
보기엔 까맣기만 한 까마귀가 농민들에겐 좋은 평을 받지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으니까요.
까치를 쫓아버리려고 다가가자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밭을 자세히 보니 밭 색갈과 비슷해 보이지 않던
산 비둘기 2마리도 보였습니다.
부부지간 인지
둘이서 사이좋게 열심히 땅을 쪼고 있었습니다.
산 비둘기는 5미터쯤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를 않아서
흙 덩이를 던져 쫓아 버렸는데
멀리 가지 않고 밭 옆 나무가지에 앉아
내가 가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수없이 많이 뿌려놓은 작은 깨알을
지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을까
먹고 남은 것이 싹트면 되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실 때
콩을 세 알 심으시면서,
하나는 땅 속 벌레용,
하나는 공중의 새,
그리고 하나는 우리 것
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산비둘기 2마리는 자주
우리집 주위에서 맴도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찌보면 우리집 손님이나
가족쯤 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성경에 '아버지 집에는 먹을 것이 많다'는 말처럼
그들도 우리집에 먹을 것이 많아서
자주 오는 것처럼 생각이 들면서
산 비둘기 아버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제비가 찾아옵니다.
처음엔 집 하나를 짓더니
매년 1개씩 더 지어, 이제는 3개가 되었습니다.
아직 강남에서 돌아오지 않았지만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아오면 집 주위에 똥을 싸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우리집을 매년 찾는 손님이라
반갑게 맞이합니다.
정원을 둘러보니
그동안 그리 바쁜일도 없이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란 꽃, 작약 1송이씩 피어났고
꽃잔디도 활짝피고
다육이들도 꽃을 피우고 있었고
영산홍도 붉게 몽우리 져 있고
둥글레, 나리도 싹을 틔워 많이 자랐습니다.
이들도 겨울에 사라졌다가 다시 찾아오는
우리 집 손님들 입니다.
홀아비 꽃대
꽃잎이 없이 꽃술만 핀다고 해서
홀아비꽃대라 하기도 하고,
꽃대가 둘 이상 피는 꽃대와 달리
하나만 핀다고 해서
홀아비꽃대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처럼 궁색하지도 않고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밭에도
파종한 씨들이
싹을 틔우고 있고
5일 장에서 사다 심은 묘종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머위, 방풍나물, 참나물, 취나물, 달래, 상추, 쑥갓, 대파, 쪽파, 부추,
오이, 호박, 고추(청양, 오이 등), 열무, 가지, 고들빼기,성체콩 등
성체콩은 귀한 콩인데 키우기가 좀 까다로운 편인지
많은 교우분들에게 나누어 드렸지만
성공하는 분이 적습니다.
성체콩(일명 기적의 콩) 이야기
기적의 콩(일명 성체콩)
2007년 동봉한 콩 3알을
부산에 사시는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그 분은 2005년 가을 독일에 계신 에레나 수녀님
(독일 수녀로서 우리나라에 계실 때 신자들 피정지도를 많이 하였슴)
으로부터 콩 2알을 선물 받았다고 합니다.
콩에 새겨진 무늬가 꼭 성광을 닮았다 하여
일명 성체 콩 이라고도 부릅니다.
이유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독일 남부 작은 도시의 주임 신부님께서
전쟁 때 피난 가시면서
성광을 성전 주변 외진 땅에 파묻고 가신 후
전쟁은 끝났고 신부님께서도
외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성광이 묻힌 외진 곳에서
이름 모를 콩이 소복히 자라고 있어서
콩을 따서 열어보니
콩에 성광 안의 성체와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어
이상히 여겨 땅을 파 보니
예전 본당의 성광이 그대로 묻혀 있었다고 해서
독일에서는 요즈음도 기적의 콩
혹은 성체의 콩 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콩 맛도 좋지만
저로서는 우선 많은 씨를 보급하고자
콩 몇 알을 보내드리니
정성껏 가꾸어 보시길 부탁합니다.
☞ 심는방법
1) 4월경에 솜이나 젖은 수건에 적셔 얹어 놓은 후
2-3일 후면 싹이 트는데 이것을 땅에다 3~5㎝ 깊이 심는다.
(땅을 파서 직접 심어도 됨)
2) 줄기 콩으로서(어른 키보다도 높이 자람)
막대기를 세워 잘 자라게 한 후
껍질이 노랗게 되면 추수하여 콩껍질을 벗기면
성광과 성체모양이 새겨진 콩을 보게 될 것입니다.
Good Luck!
위의 메시지와 함께 교우분들에게 콩을 나누어 드렸는데,
성공하신 분이 별로 없습니다.
줄 콩으로 보통 콩보다는 키우기가 좀 어렵지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시면 수확 때
멋진 성광속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주에 있을 때 수녀님들이 좋아하셔서
많은 분들이 키우시고
농담으로 제가 성체를 모시지 못한 날은
밥에 성체콩을 넣어 대신
성체를 모셨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종자를 보존하기 위해 매년 조금씩 심어,
먹기도 하고 종자로 보관합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과 함께 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주님께서 돌보라고 주신 권한을 잘 사용하여
주님이 지으신 세계를 잘 보존하고
사이좋게 어울리며 살아야겠습니다.
♬ 배경음악: 가톨릭 성가 2번 - 주 하느님 크시도다 ♬
첫댓글 누구나 동경하는 전원 주택과 텃밭,
예쁘게 피어나는 화단의 꽃들도 소중하고 ,
텃밭이 너무나 정성스럽게 가꾸어 놓으셔서 작은 깨 씨앗도 언젠가는 옥수수 사이에서 깨꽃을 틔우며 자라나 있을테지요. ,
부지런하신 클로버 님의 텃밭을 보니
저 역시 가슴이 확 트이고 달려가서 밭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지고 알찬 곡식 여물기를 같이 바램합니다. 즐 하루 되세요. ~~^^
새봄에 찾아든 풀한포기 모종들 비둘기 까치가
모두 손님 이되네요
정겨운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원생활의 아름다움이
물씬 풍겨납니다
찾아오는 새 손님 정겨운 화단의
꽃들 모두를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그 마음이 참
귀하게 다가 옵니다
성체콩이 참 신기하네요
저도 한번 키워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 기적의 콩을요 :)
힘나는 댓글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전원생활 16년 차 입니다.
회사생활 25년을 마치고 조기 은퇴(50대 초반)한 후
곧바로 시골(경기도 여주)로 갔습니다.
생활비도 줄일 겸.
10년 살고 지금은 제주도 6년차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마을에서 청년이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장례식이 있을 때
상여도 5번이나 메었습니다.
전원생활을 해 보니
젊었을 때 해야 제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70이 넘어 나중에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데
그 때는 몸도 그다지 말을 안듣고
병원에도 자주 가야하기에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결정을 하시고 실행에 옮기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저희 부부는
결정도 빠르고 추진력도 좋아
다른 분들이 놀랍니다.
어떻게 준비도 안하고? 하며
하지만 내일 걱정을 내일에 맡기고
앉아서 걱정하고 계획만 짜기보다는
현장에서 부딪치면 해결방법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원생활 초반에는 생활비 걱정에
저는 도자기 회사에 130만원 받고 비정규직으로
아내는 요양보호사 등을 했지요.
젊었기에 가능했던 거지요.
초록잔디님
금년에 콩농사가 잘 되면
나누어 드리는 것 고려해 보겠습니다.
농사가 잘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름답고 행복한 전원생활이
글 속에서 빼끔이 고개를 내밉니다~~
주변에 있는 새들과 온갖 고운 꽃과 나무들,
텃밭에서 자라나는 채소와 산 나물,
모든 자연 속에 살아있는 생명들이
세잎 클로버님의 가족이 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총의 선물이고
사랑과 온정(溫情)이 숨쉬는
삶의 소중한 쉼터입니다~~
잘 가꾸어 나가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와우~
크로버님 짱! 이십니다
저도 귀촌을 동경 하며
살고 있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아
늘~~꿈만 꾸고 있답니다
아버지 집에 찿아온
야생동물이 참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자연의 품에서
늘~~평강을 누리시는
삶에 축복이 더하시길
기도합니다~~♡♡
좋은음악 잘 듣고 갑니다
아멘
방금 아내와 코로나 19 접종하고
늦은 점심으로 회정식하고
방금 돌아왔습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반주로 청하 1병 마셨더니
기분이 알딸딸합니다.
낮잠 자고 싶습니다.
이래서 얽매이지 않은 삶이
좋은 것 같습니다.
잠이 오면 자고,
일하고 싶으면 하고
술 한잔 하고 싶으면 하고,
정말 회사생활할 때와 비교하면
천국의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꿈나라로 ...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