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혹시 북으로 넘어가려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1971년, 그 때는 아마도 거기나 우리나 크게 차이 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울어지기 시작했지요. 지금이야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이야기지만, 그 때 저기는 정체하고 있었고 우리는 도약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반세기 지난 오늘은 말도 안 됩니다. 저들이 내놓는 것은 고작 핵무기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배를 채울 수는 없는 일이지요. 생각할수록 그 백성이 가엾기만 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권력을 쥐고 있는 몇 사람의 배나 채워주려고 온 백성이 바닥을 기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지요. 아무튼 그래도 그 때 우리 쪽의 기술 인력이 탐났던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일반사람들은 그다지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돌아옵니다. 그러나 쓸 만한 인력은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들에게야 인권이라는 것이 없으니 왈가왈부할 거리도 없습니다. 그냥 자기네 필요를 위해 남겨두고 사용하는 것뿐입니다. 어떻게 살까? 상상을 해봅니다. 혹시 가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강제 이별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건 개인 사정일 뿐입니다. 그들에게는 개인은 별 소용이 없고 국가가 먼저입니다. 말이야 국가이지만 사실은 독재자의 이익을 위한 일이지요. 그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 한 사람 또는 몇 사람의 배를 채우기 위해 백성들의 피땀을 거저 빼앗아갑니다. 그 힘 앞에 저항도 하지 못합니다.
비행기 납치범이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 영웅 대접을 받고 그래서 그 후에 잘 먹고 잘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한 가지 사실을 선전용으로는 잘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그 선전 전단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잖아도 빨갱이 누명을 뒤집어쓰고 옥살이를 하고 나온 터입니다. 돌아오니 홀로 남아계시던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그 몸이 집안에서 흙이 되도록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더구나 그 전과로 인하여 아무도 ‘용대’는 어디에도 발붙일 수가 없습니다. 그럴 바에야,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여지가 거기나 별 차이가 없다 싶지만 나도 비행기 하나 끌고 가면 영웅이 될 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6.25전쟁은 실제 3년여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반세기를 넘어 우리 가운데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기가 들어섰어도 그 여파는 쉽게 지워지지 않고 어쩌면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금도 법 중에서 가장 무서운 법이 바로 ‘보안법’ 아니겠습니까? 어디서라도 ‘빨갱이’ 소리만 들으면 인생 끝나고 가정이 끝납니다. 그게 우리 사회이고 우리의 현실입니다. 분단의 아픔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여 평소 원한을 심고 있던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빨갱이라는 올무를 씌워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국가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이용했던 것이지요. 얼마나 많은 억울한 죽음이 있었는지 확실하게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남과 북, 참으로 멀고도 가까운 곳입니다. 같이 붙어 있어도 서로 오갈 수 없습니다. 결코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지구 반대편보다도 먼 곳입니다. 그러나 잠깐 기수만 돌리면 시간 내에 넘어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그 소리를 들은 승객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말 그대로 속수무책입니다. 폭탄을 터뜨린 후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납치범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릅니다. 보안원이 나서다가 졸지에 당하여 정신을 잃고 묶입니다. 그래도 용기 있는 승객이 나서려다가 역시 부상을 입고 물러섭니다. 크지 않은 비행기 안이 공포의 도가니가 됩니다.
조종사도 이런 사실을 보고하여 알리려다가 부상을 입고 시야를 잃습니다. 이제 부조종사가 맡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다. 함부로 나설 수가 없습니다. 비행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자기뿐입니다. 용대도 그 사실은 압니다. 그러나 그는 죽기 살기로 나서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 같이 죽든지 다 같이 살든지 하자는 것이지요. 자기는 혼자이지만 그러나 조종사는 혼자가 아닙니다. 수십 명의 승객의 목숨이 달려있습니다. 혼자만 영웅이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일단 목숨이 중요합니다. 어찌됐든 살 길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예전에 납치되어 북행하던 여객기를 살려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폭파하라는 명령에 불복종했다고 군에서 쫓겨났습니다. 승객들을 그렇게 간단히 처리하는 일이 쉽겠습니까?
공중에서의 사고가 가장 무서우리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갈 곳이 없습니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래도 구명보트라도 있을 것입니다. 일단 금방 죽지는 않습니다. 물에 떠있는 시간을 벌 수는 있으니까요. 그러나 하늘에서는 기댈 곳이 없습니다. 비행기 안에서의 사태는 그 어느 것보다 공포를 일으킵니다. 아마도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여러 가지 경우를 대비하여 훈련을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럴지라도 직접 당하면 당황하기 쉽습니다. 그들의 수고를 상상해봅니다. 정말 대단하다 싶습니다. 아무튼 한 사람의 맘먹기에 따라 많은 사람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 사람의 희생으로 많은 사람이 생명을 지킵니다. 영화 ‘하이재킹’(Hijack 1971)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좋은날되세요
감사합니다 💜
@신나라제이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