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생활〉 행시
한 : 한 점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에 맑은 하늘이 열리고
가 :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연과 벗하니 웃음이 절로 피어납니다.
로 : 로운 달빛과 시원한 바람이 삶의 벗이 되어 주고
운 : 운치 있는 대숲 그늘에서 책 한 권 읽는 시간이 보배입니다.
생 : 생의 참된 행복은 많이 가진 데 있지 않고
활 : 활짝 웃으며 오늘을 감사히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한시산책》
한가로운 생활(閒居)/吉再(길재) 고려
臨溪矛屋獨閒居(임계모옥독한거)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시냇가에 띠집 짓고 혼자서 한가롭게 사는데
달 밝고 바람 맑으니 흥겨움이 남아도네
찾아오는 이 없고 산새는 재잘재잘
대숲에 평상 옮겨놓고 누워서 책을 보네
臨溪茅屋獨閒居(임계모옥독한거)
시냇가 띠집에서 홀로 한가롭게 살고,
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
달은 밝고 바람은 맑으니 흥취가 끝이 없네.
外客不來山鳥語(외객불래산조어)
찾아오는 손님은 없고 산새들만 지저귀며,
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
평상을 대숲으로 옮겨 누워 책을 읽노라.
◇ 해설
이 시는 고려 말의 충신이자 학자인 길재가 벼슬을 떠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담담하게 노래한 작품입니다.
첫 구에서는 시냇가에 초가를 짓고 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비록 화려한 집은 아니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둘째 구는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을 벗 삼아 살아가는 마음을 그립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만으로도 삶의 즐거움은 넘쳐난다는 뜻입니다.
셋째 구에서는 세속의 손님은 찾아오지 않지만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벗이 되어 줍니다. 인간 세상의 번잡함을 떠난 고요한 삶이 오히려 더 풍요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구에서는 평상을 대숲 그늘로 옮겨 책을 읽는 모습으로 시를 마무리합니다. 학문을 벗 삼고 자연을 스승 삼아 살아가는 선비의 품격과 여유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 감상
이 시는 '아무것도 없는 삶'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진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 줍니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마음은 더욱 분주하고 지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길재는 맑은 달빛과 시원한 바람, 산새의 노래, 그리고 한 권의 책만으로도 넉넉한 행복을 누립니다.
참된 여유는 많은 것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책을 가까이하는 삶은 시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행복의 모습입니다.
이 한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마음이 고요하면 초가집도 궁궐이 되고, 자연을 벗 삼으면 외로움도 평안이 된다."
폭염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늦추어 맑은 바람을 느끼고, 좋은 책 한 권을 펼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길재가 말한 **'한가로운 생활(閒居)'**일 것입니다.
출처: 하루한수 한시365
첫댓글
한가롭게 배짱이처럼
가만가만 시원한 곳 찾아
로망스가 흐르고 커피 향과
운명이 흐르는 음악 카페에
생과일 쥬스를 마시며
활기 차게 8월을 마신다
《아침편지》
8월의 첫날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많이 지치셨지요? 사상 최고라는 더위와 가뭄 속에서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드셨을 우리 벗님들께 8월의 첫 아침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는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잠시라도 시원한 바람을 만나고, 푸른 숲과 맑은 물소리를 벗 삼아 더위를 잊는 쉼의 시간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밤새 다른 여름을 보냈습니다. 협착증으로 다리에 쥐가 나고 극심한 통증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저 또한 안타까움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곁에서 손을 잡아 주는 것 외에는 달리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8월 중 대학병원에서 시술을 받기로 예약되어 있지만, 그날까지 견뎌야 하는 아내의 고통을 지켜보는 시간이 너무도 길게만 느껴집니다.
낮에는 일로 지치고, 밤에는 통증으로 잠 못 이루는 아내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오는 걸까?'
선뜻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시련 속에서도 서로를 붙잡아 주는 사랑이 있기에 오늘도 다시 희망을 품어 봅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지듯, 이 아픔의 시간도 반드시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이 프란치스코
사랑하는 벗님
무더운 8월에는 건강을 먼저 챙기시고, 몸과 마음도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작은 기쁨이 매일매일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