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나라, 경주 남산 답사(7) / 탑골 부처바위와 윤경렬선생

[세상너머]

             부처의 나라, 경주 남산 답사(7) / 탑골 부처바위와 윤경렬선생

              

                                                       옥룡암 대웅전

               감실부처가 있는 부처골 마을에서 남쪽(보리사 방향)으로 약 300m쯤에 탑골마을이 있다.

            마을어귀의 주차장에서 다시 개울을 따라 200m쯤 올라가면 "옥룡암"이다.

              

                                                  일로향각(一爐香閣)

                옥룡암은 남산의 부처바위에 있는 크지 않은 암자다.

             대웅전 왼쪽 요사채에 걸려있는 현판이 눈길을 끈다. "일로향각(一爐香閣)"이다.

             마음을 화로에 담금질해 향기를 만들어 봉양한다는 의미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지만 이 현판은 모각품이다. 양산 통도사에도 서울 봉은사에도 이와 똑같은

             글씨체의 현판이 있다. 이는 아마도 영천 은해사의 것을 모각했으리란 추측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추사가 "일로향실(一爐香室)"이란 글씨만을 초의선사에게 주었다는 설도 있다.

             하여튼, 어디하나 막힌 데가 없다는 추사 말년의 명필에 걸맞게 말도 많은 글씨다.

               

                   대웅전 오른쪽의 산신각 옆을 지나 남쪽을 바라보면  마지막 자태를 뽐내는 목련꽃 사이로

               키큰 소나무에 둘러싸인 바위가 있다. 경주 남산 탑곡(塔谷) 마애조상군(磨崖彫像群),

                   일명 부처바위다.

                                                             3층석탑과 부처바위 전경. 보물 201호

부처바위는 높이가 약 9m 되고 둘레가 약 30m 되는 큰 바위다.

이 바위는 사면에 여래상,보살상,비천상,나한상 및 탑과 사자 등을 새겨 사방 사불정토를 나타내었으므로

부처바위라 부르고 있다.

영원히 참되고 변하지 않는 우주의 핵심 진여(眞如)의 세계, 만물을 꿰뚫고 온 누리를 비추는 큰 빛인 진여의 빛

을 형상으로 나타낸 비로자나불(대일광명여래)을 중심으로 사방에 이루어진 불국토가 사방 사불정토다.

그러므로 이 바위는 바로 대우주 화엄세계를 뭉쳐 놓아, 아름답고 밝은 꿈이 어려있고 환희와 감격에 가득찬

부처의 세계를 나타낸 것이다.

 

                                  부처바위 북면(北面)                                    북면 탑의 상륜부그림

 북면은 한 폭의 큰 괘불탱화를 보는 느낌이다. 

 북면은 이 바위의 정면으로서 너비 6m에 높이 9m인 절벽 바위면이다. 이곳에 석가여래 부처가 여러 보살과

 나한들에게 설법하고 있는 영산 정토를 거대하게 나타내었다.

 벽면 중앙에 석가여래 부처가 있고,머리 위에는 천개(天蓋)가 공중에 떠 있다.

 양 옆에는 목조탑이 웅장하게 솟아 있고 그 위로 비천이 날고 있다.

 바위면 중앙부 아래에는 솟아나는 샘이 있어 더욱 신령스러운데, 심한 가뭄탓에 샘물은 고여있지 않으나

 바위면은 촉촉히 젖어 있다.

 동탑은 땅에서 부터 2m 높이에 너비 2m 되는 이중 기단을 새기고 그 위에 9층 기와집으로 된 목탑을 새겨

 놓았다.첫 층은 비교적 높고 다음 층부터는 낮은 옥신(기둥과 벽)들이며 추녀의 넓이는 올라갈수록 조금씩

 축소되어 9층 지붕이 삼각으로 끝을 맺는다.

 9층 지붕 위의 노반,복발,앙화 위에 수많은 풍경이 달린 다섯 겹의 보륜,수연,용차,보주가 정연하게 동개져

 있는 상륜부가 1.8m의 높이로 새겨져 있다.

 지붕의 귀마다 풍경이 달려 있고 다섯 겹의 보륜에도 수없이 많은 풍경이 달려 있어 지극히 찬란하다.

 옥신마다 두 개씩 창문이 열려 있는데,열린 쪽을 더 깊게 새겼으므로 단순한 조각에 입체감을 돋보이게 한

 것도 재치있는 수법이라 하겠다.동탑에서 1.7m의 간격을 두고 서탑이 새겨져 있다.

 층수가 다를 뿐 모양이나 조각 수법은 동탑과 동일하다.

 이 탑들은 신라의 목탑들을 사실적으로 새긴 것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황룡사 9층 목탑을 위시하여 옛 서라벌

 에 많이 솟아 있었던 목조 기와집 탑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탑 앞에 새겨 놓은 두 마리의 사자는 불국 정토를 지키는 성스러운 짐승이다.

 입을 벌린 아(阿)사자와 입을 다문 훔(叭)사자는 닫힌 세계와 열린 세계,즉 음과 양을 합친 온 누리를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북면 여래상

                                 두 탑 사이에 높이 떠있는 넓은 연꽃 위에 석가여래 부처가 앉아 계신다. 

                          여래의 표정은 밝고 단정하다. 두 손은 무릎 위에 선정인을 표시한 듯 한데

                          옷자락에 두 손이 가려져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둥근 두광에는 햇살같이 연꽃을 새겼으므오 부처의 얼굴이 더욱 밝고

                          생기에 넘치는 듯하다.연꽃대좌는 꽃잎이 네 개로 간단하나 두 개의 꽃잎이

                          비행기의 날개처럼 옆으로 길게 뻗어 있어 하늘로 날으는 듯 보이는 것도

                          시원스럽다.     

                                부처의 머리 위에는 천개(天蓋)가 새겨져 있다.     

                                천개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것이긴 하나, 높은 신분을 돋보이려 하는 것이

                          기도 하기 때문에 절 법당이나 대궐의 옥좌 위에는 반드시 천개를 만들어  

                          얹는다.   

        별을 뿌려 놓은 듯 절이 많았다는 서라벌의 절마다 화려하고 찬란한 천개가 있었겠으나 지금 남아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오직 이 바위에 새겨 놓은 천개가 있을 뿐이다.     

          마름모를 한 줄로 투각한 넓은 천개 위에 두 겹으로 연꽃잎을 장식하였고, 밑으로는 헝겊으로 접은

        수실을 늘인 다음 포장을 늘여 놓았다.

        천개 위로 천녀가 날고 있는데 아름다운 천녀들이 하늘을 날면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꽃을 뿌리는

        것은 부처의 정토를 찬미하는 것이다. 실상은 맑고 깨끗한 하늘의 감정을 인격화한 것이다.

                                                                        부처바위 동면(東面) 전경

  동면은 이 부처바위에서 가장 화려한 극락 세계가 장엄된 바위면이다.

  이 바위면 북쪽은 높이가 약 9m 가량 되는데 비해서 남쪽은 언덕 위인 까닭에 4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의 너비는 약 13m 가량인데 지면이 남북으로 급경사이기 때문에 암면은 큰 직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동면 본존여래상및 좌협시보살상

동면의 암벽 중 높이 10m 너비 6m의 첫째 면 중앙에는 극락정토의 주불이신 아미타여래 삼존이 새겨져 있다.

넓고 큰 연꽃에 앉아 계신 본존 여래상은 두 어깨의 선이 조용히 경사를 이루면서 두 팔로 연결되어 몸체를

이루었고,풍성한 두 무릎이 연꽃 위에 편안하게 놓여 있다.

어디에도 긴장된 곳이 없고브드럽고 조용하기만 하다.둥그스럼한 머리 위에 육계가 솟아 있고 정면으로 가르마

를 탄 머리카락들이 양 귀 언저리에서 곱게 처리 되었다.

가늘게 휘어진 눈썹,갸름한 코,하현달 같이 가늘게 새겨진 두 눈엔 화사한 웃음이 감돌고 있다.

한없이 부드러운 두 뺨, 꼭 다문 작은 입술, 그 언저리에서 맑은 웃음이 피어 나온다. 가장자리에 구슬을 늘인

둥근 두광에는 햇살 같이 연꽃이 새겨져 있다.

본존 여래의 왼쪽에 있는 보살은 본존보다 작은 체구로 작은 연꽃에 앉아 있다.

머리에는 보관을 썼고 양 어깨에는 천의가 덮여져 있는데,그 모양이 국보 78호 금동미륵반가상의 천의와 비슷

하다. 두 손을 들어 가슴 앞에 합장하고 얼굴은 본존 여래 쪽으로 돌리고 있다.

연꽃을 새긴 두광이 머리 뒤에 배치되었고 왼쪽 무릎 아래 꽃접시 같은 것이 놓여 있다.

오른 쪽 보살은 마멸이 심하여 그 모습은 전혀 알 수 없으나 연화대좌의 한 부분과 천의 자락 한 부분이 남아

있어 협시 보살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뿐이다.

암벽 북쪽 아랫부분에는 네모난 방석에 앉은 스님이 향로를 받들고 열심으로 염불하는 모습도 있다.

삼존불 둘레와 머리 위에는 하늘에서 날아오는 여섯 비천이 새겨져 있다.

혹은 꽃을 뿌리며 혹은 꽃 접시를 들고 혹은 합장하고 부처를 향하여 찬미하는 모습들인데 그 옷자락들이

하늘 위로 길게 나부끼고 있어 빠른 속력으로 날아오는 천녀들의 모양을 실감케 하고 있다.

삼존불의 대좌 밑에는 옷자락이 포장처럼 드리워져 있는데, 그것이 마치 구름처럼 느껴지며 삼존상이 구름 위에

조용히 내려오는 듯 보이는 것도 아름답다.

햇살 같은 두광은 얼굴에서 피어나는 부처의 웃음을 온 하늘에 펼쳐주고 비천들의 옷자락은 춤을 추며 나부끼니

이 바위면에서 웃음과 영광이 차고 넘는다.

                                

                                                                                     수도승상

                                  높이 5m 너비 4m인 둘째 면에는 보리수와 사리수로 보이는 두 그루의

                           나무 아래에 결가부좌로 앉아 명상에 잠겨 있는 스님상이 새겨져 있다.

                                          부처바위 동면(東面)과 3층석탑

왼쪽 끝의 4m 가량되는 세번 째 기둥 바위의 동쪽에는 명상에 잠겨 있는 스님상이, 남쪽에는 불국토를 지키는

금강역사상이 새겨져 있다. 극락 정토가 표현된 동면 앞은 남쪽은 높고 북쪽이 낮은 급경사다.

낮은 북쪽에서 높은 남쪽을 향해 계단을 오르는 기분으로 올라가면 이 기둥 바위가 화엄 불국으로 들어가는

돌문이 되는 것이다.

금강역사상은 무서운 얼굴을 동쪽으로 돌리고 오른손에 키보다 더 큰 세 갈래 금강저를 들고 왼손은 주먹을

쥐어 가슴에 올린 상인데,마멸이 심해 확실하게 알 수는 없으나 철갑으로 무장한 상인 듯하다.

옛날에는 탑이 서 있는 방향에도 한 개의 돌기둥이 서 있어 입을 벌린 무서운 금강역사상이 있었을 터인데

지금은 없어졌다.

이렇게 좁은 돌문이 가람의 정문이라는 것은 바로 이 부처바위가 부처님이 계신 법당이라는 뜻이다.

하늘에서 부처가 내려오면 그 영이 바위 속에 머물러 계시다가 필요에 따라 형상으로 나타난다는 우리 조상들의

자연숭배 신앙과 불교가 어울려 이와 같이 자연스럽고 멋진 불국 정토를 바위산에 이루어 놓은 것이다.

                                                                부처바위 남면(南面)과 3층석탑

부처바위 남면은 흙으로 덮힌 언덕이므로 바위 윗부분만이 지상에서 2.7m 정도 높이로 노출되어 있다.

너비는 6m 가량 되지만 가운데가 갈라져서 두 개의 벽면으로 병풍처럼 놓여 있다.

동쪽 바위 면에는 웃음에 찬 삼존상이 새겨져 있다. 비바람을 많이 맞는 곳이라 마멸이 심하지만 구김살 없는

천진한 작품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다.가운데 본존상은 큰 연꽃 위에 앉아 계시는데 옷자락이 무릎 아래로

물결치는 듯 주름잡혀 있다.이러한 옷자락을 상현좌(裳懸座)라 한다.

몸체는 단정하고 두 무릎은 넓게 놓여 있어 자세가 평안하다.

                                                                                 남면 삼존불

얼굴은 마멸이 심하나 밝은 표정이다. 둥근 두광에는 햇살 같이 연꽃이 새겨져 있어 밝은 얼굴에 생기를

더해 주고 있다. 두 손은 다른 상들과 같이 옷자락에 가려져 있다. 좌우의 두 보살들은 바위에서 뻗어나온

연꽃 줄기에 탐스럽게 핀 연꽃송이에 앉아 두 손을 마주 합장하고 본존여래상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다.

삼존불을 모실 때 본존불이 앉으면 두 협시보살은 서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에서는 삼존이 모두 앉아 있다.

두 보살의 얼굴은 마멸이 심하여 그 방향을 알 수 없는데,보살들의 두광을 갸름하게 타원형으로 표현하였으므로

얼굴을 본존불 쪽으로 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조각기법은 권태롭지 않은 변화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얇은 조각에 입체적인 깊이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다양한 자연에 자연스럽게 어울려 찬란하게 웃음짓는 밝은 부처의 세계다.

                                   몇 시간의 기다림이 가져다 주는 부처의 환희로운 선물....

             

                                                                    남면 석조여래입상과 스님상

              삼존불의 서쪽에 있는 삼각형 바위 중앙 아랫부분에 얇은 감실을 파고 그 안에 좌상이 새겨져  

           있다. 얼굴은 갸름하고 몸체는 작은 편이나 단정히 앉아 있다. 이 상에는 두광도 없고 연화대좌도

           없으므로 선정에 든 스님상으로 봐야겠는데,머리 위에 작은 육계가 있는 듯하여 상의 성격을

           알기 어렵다.

           남면 감실 앞에는 한 변 길이 1.12m 되는 사각 기단 위에 높이 2.21m 의 여래상이 서 있다.

           대석에는 발만 새기고 발목 이상은 한 돌로 된 박력있는 상이다.

           얼굴과 두광은 많이 파괴되었으나 살결이 풍성한 둥근 얼굴임을 알 수 있다.

           목에는 세 겹으로 주름이 새겨졌고 어깨는 넓고 가슴은 부풀어 나왔고 허리는 가늘다.

           가는 허리에서 곡선을 그리며 풍성한 엉덩이를 이룩하고 기둥 같은 두 다리로 선은 이어진다.

           세부가 간결하게 생략된 이 상에서는 싱그러운 양감(量感)이 흘러 넘친다.

           어느 방향에서 보나 입체감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옷 주름도 재미있다.

           통견으로 입은 가사주름이 배 앞에서 세 줄로 가로 그어져 복부의 형태를 꾸며 주고 자연스럽게

           두 다리로 흘러내려 허벅 다리와 무릎의 형태를 암시하고 있다. 두 팔에 새겨진 옷주름들도

           근육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 부처의 모양은 좌상에만 나타나는 항마촉지인상을 입상에

           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데,왼손을 배에 대고 있기 때문에 오랬동안 안산불(安産佛)로 신앙되어

           왔다.

                          

                           이 불상은 한 개의 조각품으로도 우수하지만 이 불적 전체가 주는

                           공간미의 효과는 더욱 크다.

                           아무리 넓은 우주 법계의 꿈을 나타낸 바위라 하더라도 얇은 조각이라서

                           이 바위에는 웃음은 있어도 힘이 없다.

                           여기에굳세고 풍성한 입체상을 세움으로써 여러 바위면에 활기를 보태어

                           전체의 분위기에 생동감을 넘치게 했으니 이 신기로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3층석탑

              단층기단 위에 서 있는 삼층석탑은 옥개 받침도 삼단으로 되어 있고 새긴 솜씨도 둔박하여

           신라말기의 것으로 보인다. 낙수면 모서리에 추녀 마루가 새겨져 있고 그 끝머리에 구멍이

           뚫어져 있다. 그 구멍에는 금속으로 무슨 장식을 했던 모양인데,신라 탑으로서는 특수한 양식이다.

           탑의 상륜부는 노반만 있는 상태다.

           이 탑은 현재 높이가 4.5m밖에 안되는 작은 탑이지만 높은 언덕 위에 솟아 있으므로 멀리서도

           보인다. 불국 정토의 등대인 양 드높게 솟아 있기에 사람들은 이 계곡을 탑골이라 불러 왔던 것이다. 

            

                                                                     부처바위 서면(西面)전경

         서쪽면은 면적이 좁은 곳이어서 부처 한 분과 비천 하나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오른편에 능수버들이 늘어져 있고, 왼편에는 대나무가 뻗어오른 사이의 큰 연꽃 위에 여래가 앉아

           계긴다. 네모에 가까운 갸름한 머리에 자그마한 육계가 솟아 있고, 귀는 어깨에 닿아 있고, 가는

           눈은 정면을 바라본다. 갸름한 코, 꼭 다문 입! 이 바위에 새겨진 어느 불상보다도 근엄한 표정이다.

            

                                                                              서면 여래좌상

              머리에 비해서 조금 갸름한 몸체는 반듯하고 두 무릎은 연꽃 위에 평행으로 놓여있어 한없는

           안정감을 준다. 두 손은 선정인 같은데 옷자락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다.

           머리 뒤에는 보주형으로 된 두광을 새겼다. 가운데 둥글게 연꽃을 새기고 그 가장자리에 구슬을

           늘이고 그 밖으로 불길을 새긴 두광이 있다.

           보주형(寶珠型) 두광은 단정한 자세로 앉은 이 부처를 더욱 엄숙하도록 보이게 하고, 화려한 장식은

           이 소박한 부처의 세계에 찬란한 꿈을 풍겨준다.

           부처의 머리 위로 피리를 불면서 비천이 날아간다. 이 암벽면은 동방 유리광 세계이고 이 부처는

           약사여래라 생각된다.

             

                                                    긴 산그림자에 물드는 암자.

             

             선(禪)...적막 속 부처의 지독한 외로움에 녹아드는 일, 그렇도록 길들이는 일.....

                                                  고독을 위한 의자 

                                                                                                                            - 이 해인  -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 참고자료: 윤경렬 著 "경주남산/ 겨레의 땅, 부처님 땅" 

             

               내가 세번 째 탑골을 찾은 날은 벚꽃이 절정기로 내달릴 때 아내와 딸아이가 함께 동행했다.

            딸아이의 다른 약속 때문에 대구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가까와져 마음이 조급했으나

            꼭 들리고 싶은 곳이 있었다.

            "경주 남산/ 겨레의 땅,부처님 땅"의 저자 고청(古靑) 윤경렬선생 댁을 찾기로 했다.

               선생의 댁이 남산자락의 양지마을에 있다는 것은, 이곳의 게시판지기이신 "솔바람 소리"님의

            댓글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직접 찾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산의 송림에서 이는 바람에 실린 솔향기가 머무는 곳일 것이란 막연하고도 추상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천을 가로지르며 양지마을 입구에 놓인 다리를 건너는 도중에 눈에 들어오는

            기와집 한 채가 있다. 직감적으로 고청선생 댁임을 알아 차렸다.

          

            평생을 외길로 경주사랑에 바친 선생의 굳은 신념을 보여주듯, 집 뒤의 대숲은 푸르름을

            잃지 않고 꼿꼿이 서 있다.

            이 집의 정원으로 삼은 남산을 지척에 두고 양지바른 남향으로 터를 잡았다.

             

              1999년 선생이 83세의 연세로 타계하신 지 올해로 10년...

           주인 잃은 대문에 아직도 걸려있는 선생의 문패는 그를 보는 나그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멀고도 험한 숱한 인생의 뒤안길을 지나 다시 돌아온 고향집에, 세상떠나 반겨줄 리 없는 어비이를

           그리워함이 이런 심정일까....

             

               잘 닦인 등산로가 아닌 남산의 골마다 험한 길을 헤쳐가며 600번 이상을 오르며 남산의 유적에

            숨결을 넣어주신 선생이다. 선생이 없는 경주,경주 남산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선생이 베푼 

            사랑의 손길이 곳곳에 배어있다.

            잠들거나 죽어있던 유적들에 이름을 지어주고 이력서를 써 주어, 천년동안 잠든 시간을 오늘

            이라는 공간으로 데리고 나와 신라라는 향기를 뿜도록 해 주었다.

            한 때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을 선생의 고택은 짙은 외로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 외로움이 생소함에서 보통의 일상으로 바뀐 지도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번듯하게 어디엔가 걸려 있었을 선생의 추모사업회 간판은 누마루 한 쪽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고, 사람이 사는 지 안 사는 지 분간이 안 가도록 집안은 어지럽다.

            사람의 발길이 잦으면 손길로, 때라도 묻어 윤기로 바뀔 것을......

                                                                  

                                                                  고청(古靑) 윤경렬(尹京烈)선생

[先光]

관세음보살()()()

[DRAGON109]

관세음보살...()()()

[대덕행(칠17-6)]

관세음보살()()().....♡

[서경]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DRAGON109]

관세음보살...()()()

[대덕행(칠17-6)]

관세음보살()()().....♡

[솔바람소리]

옛님의 향기를 가득담아 온누리에 날리고자 금시라도 나투실 고청 선생님의 모습에 맘이 뭉클 해 집니다~세상너머님~이번 오월 정모가 남산에서 한다고 합니다.이번 정모땐 모습을 보여 주실수 있을련지요~만나뵙고 싶습니다~~?

[세상너머]

마음을 가져 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모는 언제 하시는지요? 쪽지로 제 핸폰번호를 남기겠습니다.

[DRAGON109]

관세음보살...()()()

[대덕행(칠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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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 jusj]

좋은 글 사진 보았습니다.

[DRAGON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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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행(칠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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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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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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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행(칠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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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圓 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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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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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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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행(칠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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