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와 힙합을 결합시킨 발렛팝으로 새로운 춤의 가능성을 열어준 [스트리트 댄스]는
댄스 영화로서는 최초로 3D로 제작된 작품으로서 맥스 기와, 다니아 파스퀴니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그 속편으로 기획된 [스트리트 댄스2-라틴 배틀]은,
아르헨티나 탱고, 살사 등에 잠복된 라틴 댄스의 역동성을 힙합의 비보잉과 결합시켜
길거리에서 생성된 뜨거운 열정의 춤을 보여주는데 성공한다.
3D의 입체성과 역동성을 충분히 못살린 전작에 비해
[스트리트 댄스2-라틴 배틀]은 오히려 춤 그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단순하고 상투적인 이야기 구조에도 불구하고
피끓는 열정의 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비보이 애쉬(폴크 헨쉘)는 전설적인 댄스크루 [플로우리스]와의 힙합 배틀 무대에서
마지막 착지할 때 균형을 잃고 넘어진 후 의기소침해 있다.
그러나 애쉬의 재능을 알아본 에디(조지 샘슨)는 매니저를 자청하며
팀을 꾸려 힙합 세계대회에 나갈 것을 애쉬에게 제의한다.
최고의 팀을 결성하기 위해 유럽 9개국을 돌며 곳곳에 숨어있는 프리스타일의 비보이들을 거리에서 스카우트한
애쉬와 에디는, 파리에서 정열적인 라틴 댄서 에바(소피아 부텔라)를 만나
마지막 멤버로 합류시킨다.

[스트리트 댄스2-라틴 배틀]의 스토리텔링은 지극히 상투적이다.
영화에는 크게 세개의 갈등이 존재한다.
그중 두개의 갈등은 댄스를 둘러싼 갈등이다.
애쉬 팀 내부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하나이고
또 하나는 애쉬팀과 라이벌 [플로우리스]와의 갈등이다.
그러나 내러티브의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가장 큰 갈등이 되어야 할
애쉬팀 대 플로우리스의 갈등은 오히려 미미하다.
애쉬팀 내에서 과연 비보잉에 라틴 댄스를 결합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갈등은
영화의 핵심적 갈등이다. 이것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비보잉과 라틴 댄스가 결합해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플로우리스와의 배틀은 이 영화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에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비보잉과 라틴 댄스의 퓨전은 화룡점정이다.
마지막 세번째 갈등은, 애쉬와 에바 사이에서 일어나는 충돌이다.
비보잉과 라틴댄스를 각각 대표하고 있는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춤과 로맨스가 결합된 이 영화의 칼러를 뚜렷하게 해주는 갈등이면서
퓨전댄스로서의 라틴팝이라는, 영화의 궁극점 지향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저항정신의 상징인 힙합이 관능적인 라틴 댄스와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상징하는 애쉬와 에바는 어떻게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힙합 크루들은 실제 세계 최고 수준의 비보이들이다.
애쉬 역의 폴크 헨쉘은 머라이어 캐리,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무대 공연에서 춤을 췄던 댄서로서
톰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나잇&데이](2010년)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룬 후
연기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신인 배우다.
파리의 라틴 클럽에서 춤을 추는 에바 역의 소피아 부텔라는,
이 영화의 심장이다.
관능적인 섹시함과 뛰어난 춤 실력은 물론 연기력끼지 겸비한 소피아 부텔라는
마돈나, 머리이어 캐리, 블랙 아이드 피스 등의 무대에 섰던 최고의 댄서이다.
[스트리트 댄스2-라틴 배틀]은 그녀의 데뷔작이지만,
그전에 이미 소피아는 쟈미로콰이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고
마이클 잭슨 사후 출시된 앨범 [헐리우드 투나잇]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애쉬의 댄스크루로 등장하는 [팝콘크루]에는
실제 세계 최고의 비보이들이 캐스팅되었는데
아쉬운 것은 미국, 프랑스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비보이 3대 강국인
한국의 비보이들이 한 명도 캐스팅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동양계로는 일본의 비보이 카이트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2011년 세계 비보잉 대회 우승자 릴루,
영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갓 투 댄스]의 우승자인 12살 신동 아카이,
영국의 스콜피온, 덴마크의 릴 스테프, 이탈리아의 엘리자베타 디 카를로 등
캐스팅 자체만으로도 화려함을 자랑한다.
거기에 보너스로 암스테르담, 모핀하겐, 프라하, 런던, 파리, 로마, 베를린 등 유럽 9개국 10개 도시의
풍광까지 곁들여지면서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탱고와 살사 등 라틴 댄스의 여신으로 등장하는 소피아 부텔라는
그러나 이 영화를 찍기 전에는 라틴 댄스에 전혀 문외한이었다.
불과 몇 주만의 연습으로 완벽하게 숙련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그녀가 이제 막 탱고를 배웠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