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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허인자아코디언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스크랩 천사네 놀러 간 오늘
그대 그리고 나/포항 추천 0 조회 44 17.11.01 11:2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수강 중인 시 반 쌤과 시낭송가들이 출연하는 시극이 시월의 마지막 날 휘날레를 날린다

그 휘날림을 보기위해 오전 11시 영암도서관 갔었다.

야외 예정이었는데 기온이 쌀쌀하여 1층 로비에서 시행하네

장소가 좁은 건가 문화시민이 많이 온건가?

 

                                                                                                가을이 익어가는 영암네

 

오늘의 행사는,도서館. 박물館 1관1단의 일환이란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1館이 문화예술동아리 1곳을 후원하는 문화육성 사업이렸다 

그것은, 지역주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문화예술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도서관, 박물관의 문화예술 동아리 및 단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16년부터 포은중앙도서관의 문화강좌 <시의 숲을 거닐다>팀이 선정되어 현재 총 4회 진행중이란다.

 

순서지

 

성악가의 개막 축가가 울린다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 "시월의 어느 멋진 날" 물론 단골로 등장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직접 본인의 가족구성원으로의 자기소개를 코믹하고도 맛있게 볶아내며 출전 선수들 워밍엎도 겸한다 ㅎ

기도하듯 두 손 모으고 눈감고 시 감상 참석자, 보기에 너무 경건하다

난 이 글 준비 생각에 틈틈이 핸폰 사진촬영인데 ....

 

개막 성악

 

행사장의 열기. 사진 찍는 자와 시 기도하는 참석자

 

워밍엎 겸 코믹 가족소개

 

오늘은 시 극 "천사네 집으로 놀러오세요"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이 겪는 애환의 해결사 천사네로 놀러오란다

 

아는 누나와 연애하고픈 청춘, 놓아주지 않는 생활 현실

아내 몰래 직장에서 내?긴 가장의 요즘 스토리 등등

시 낭송꾼들의 낭낭한 목소리가 대본을 읽고

사이사이 치유가 될 수 있는 시들을 암송한다

스토리텔링 시낭송회

시에 단풍드는 마음, 바람에 풍경소리처럼 울린다

 

 

 

 

낙타/김진경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다거나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네

오히려 우리 앞에 펼쳐진

끝없는 사막을 묵묵히 가리키겠네

섣부른 위로의 말은 하지 않겠네

오히려 옛 문명의 폐허처럼

모래 구릉의 여기저기에

앙상히 남은 짐승의 유골을 보여주겠네

때때로 만나는 오아시스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사막 건너의 푸른 들판을 이야기하진 않으리

자네가 절망의 마지막 벼랑에서

스스로 등에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설 때까지

일어서 건조한 털을 부비며

뜨거운 햇빛 한가운데로 나설 때까지

묵묵히 자네가 절망하는 사막을 가리키겠네

낙타는 사막을 떠나지 않는다네

사막이 푸른 벌판으로 바뀔 때까지는

거대한 육봉 안에 푸른 벌판을 감추고

건조한 표정으로 사막을 걷는다네

사막 건너의 들판을 성급히 찾는 자들은

사막을 사막으로 버리고 떠나는 자

이제 자네 속의 사막을 거두어내고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서게나

자네가 고개 숙인 낙타의 겸손을 배운다면

비로소 들릴걸세

여기저기 자네의 곁을 걷고 있는 낙타의 방울소리

자네가 꿈도 꿀 줄 모른다고 단념한

낙타의 육봉 깊숙이 푸른 벌판으로부터 울려나와

모래에 뒤섞이는 낙타의 방울소리

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 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사람/이정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 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삶/고은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

 

 

 

 

시월의 마지막 날을 붉게 단풍들인

극본, 연출 담당하신 최미경 쌤, 낭창스런 낭송으로 재능 기부하신 시낭송꾼 여러님들, 시립도서관 관련자님들, 자원봉사자님들의 따듯한 손길

그리고 무엇보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신 시민여러님들

감성 포항의 참 문화 일꾼이십니다ㅎㅎ

쉽게 오그라질 수 있는 시민들의 마음을 다림질하듯 주름 팍팍 펴주는 비타민 시 극

시작은 미미할 수 있으나 끝은 창대하리가 확신하면서,,,,,

 

동빈대교에서 내려 본 동빈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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