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은 사랑"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는 날이 내게 임한다면 어떻게 할까? 매일 아침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노트에 필사하면서 큰 글자가 작아지고 흐릿하게 보이는 것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내 눈으로 앞을 볼 수 없는 날이 임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생명의 말씀을 묵상하며 깨닫고 싶다고 주님께 기도합니다. 나는 항상 건강하다고 소리를 쳤지만, 걷고 뛸 수 없는 1급 장애인이 되었으니 세상에 사는 동안 내가 주인이 아니고 하나님의 주권 앞에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14년 전 32살 젊은 처녀가 질병으로 두 눈을 실명하고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김미경 집사님이 하나님의 은혜로 살지만, 외로운 삶을 매일 이어가기에 친구가 되어달라고 전화를 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손을 잡아주고 위로하면 힘을 내리라 믿으며 도우미가 필요하여 전경희 집사님에게 부탁하니 약속이 있던 것을 취소하고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값없이 사랑을 나누는 자리에 누군가 필요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행복이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매주 목요일은 병원에서 복음을 전하는 날이라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한 후에 성도들과 병원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환자들을 위로하고, 김미경 집사님이 군산에서 투석하는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앞을 전혀 볼 수 없고 신장의 기능이 상실되어 이틀에 한 번씩 기계에 네 시간씩 몸을 맡기며 생명을 이어가는 삶이 안타깝지만, 사랑의 주님은 찬양과 간증으로 집사님과 함께하며 복음의 씨앗을 뿌리게 하고, 많은 성도에게 감동과 도전을 주십니다.
군산시 나운동 전 내과 앞에 도착하여 전경희 집사님이 병원에 올라가서 김미경 집사님의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따뜻한 인사로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며 집사님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합니다. 얼굴에 기운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침도 먹지 못하고 네 시간을 기계에 맡기며 새로운 생명을 주신 것에 감사하지만, 점심때가 지났으니 배가 고파 힘들다고 합니다.
“집사님, 어디로 갈까요.” 부안에 사는 이미숙 집사님이 전어 회를 사준다고 했지만, 그 몸으로 갈 수 있겠는지요, 라고 물으니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오후 두 시가 넘어 이미숙 집사님이 운영하는 부안의 미용실에 도착했으나 손님이 있어 바로 움직이지 못하고 세시가 되어 식당에서 맛있는 전어 회와 밥을 먹고 김미경 집사님도 힘을 냅니다. 집사님이 젓갈을 먹고 싶다기에 곰소에서 새우젓과 조개젓을 사고 군산시 나운동 집에 무사히 도착하여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힘들게 사는 김미경 집사님을 섬기고자 저는 운전으로 섬기고, 전경희 집사님은 손을 잡아주셨으며, 이미숙 집사님은 맛있는 음식으로, 셋이 합하여 한 사람을 행복하게 섬겼습니다. 주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기가 쉬운 일은 아니나 섬기고 난 후의 기쁨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나는 몸이며 너희는 가지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약한 가지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바람을 막아주는 성도가 이 땅에 많아질 때 하나님의 나라는 굳건한 반석 위에 서리라 믿습니다.
2009년 9월 17일 이 충 묵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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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회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이번 주일 교회 주보에 글이 실렸네요.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애쓰시는 집사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주님의 도우심과 복주심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