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도봉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겨 도전해 보기로 작정하고 집을 나섰다. 내 행랑(行囊)에는 물 3, 편의점표 샌드위치, 가끔 비상식량으로 쓰는 육포 1봉지 그리고 땀 닦을 수건... 일단 도봉산역에서 차에 내려 국립공원 입구까지 걷는 사이에 벌써 전신이 땀에 젖어 발걸음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왕 나섰으니 어쩔 수 없이 포대능선 전망대까지는 올라야겠다는 생각에 가다 쉬다를 몇 차례 반복했는데 재작년까지는 딱 한번 쉬고 올랐지만 이번은 무려 4차례나 쉬면서 올랐다. 전망대에 올라 멀리 속세까지 내려다보니 등어리도 뜨끈하고 마신 물이 많아서 배부른 탓인지 잡생각이 나는 데, 여기까지 왔으니 Y계곡을 지나 신선대까지는 가야 그야말로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일 거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어 앞으로!
무사히 Y계곡을 지나왔는데 일요산행임에도 Y계곡을 지나는 동안 내 앞에 좀 떨어져서 3명, 뒤에도 2명인데 거리가 제법 멀어 사진을 찍는데도 여유있게 몇 컷 찍어봤다. 포대능선 정상 전망대까지 오르는 동안에도 산행하는 사람은 모두 10여명 밖에 안되었으니...
신선대에 올른 뒤 싸온 걸로 요기를 한 뒤 멀리 오봉을 바라다 보니 또 생각이 달라졌다. 내친 김에 오봉, 여성봉까지 가 보기로 하고 다시 출발했다. 전신은 이미 땀에 젖은 상태이었기 때문에 걸음 속도는 점점 느려지더라.
오늘 목표는 달성했고, 여기서 아무도 없기에 윗 옷을 벗어 들고 물에 푹 적셔 대충 짜서 걸쳤더니 더욱 시원하더라. 또 달아오른 머리도 오봉샘물로 푹 식혔고... 이제부턴 하산 길이다. 하산길은 도봉산 실버코스니까 힘은 별로 안들지만 거리가 제법 된다.
구봉사 앞에 있는 계곡이 마치 제법 큰 폭포처럼 보인다.
드디어 출발지였던 입구쪽에 오니 입산을 차단하고 있더라. 시간을 얼핏 보니 오후 5시쯤 되었더라. 오전 8시 30분쯤 산행을 시작하여 도착한 게 이러니 전체 시간은 8시간 반정도 된다. 잘 나갈때는 6시간이 안걸렸었는데... 하여간 이틀이 지나고 보니 이제 겨우 정신이 되돌아 온다마는 아직도 허리, 다리는 결린다. 오늘도 푹 쉬도록 해야곘다마는 날씨는 왜 이렇게 더운지... ㅌㄷㅌㄷ
첫댓글 도봉산 신선대에 오른 1111
대단해 물 3, 편의점표 샌드위치, 가끔 비상식량으로 쓰는 육포 1봉지로 폭염의 주말에…..
기운을 돋게 해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