滿山紅葉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전국을 서서히 묽게 물들일 것이다.
산꼭대기에서 아래쪽으로 하루 40미터 정도 북에서 남으로 25킬로 이동한다.
가을은 속도 전이라 했으니
시성이라 불렸던 당나라 시인 두보는 "산행"이라는 시에서
수레를 멈추고 석양에 비치는 단풍섶에 앉아 보니
서리맞은 단풍잎이 한창때 핀 봄꽃보다 더욱 붉구나 라고 가을산을 예찬했다.
그건 한순간뿐, 내일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몸을 떨고 있을 것이다.
털어 버릴 시간이니 "낙엽으로"
단풍이 서리를 맞으면 낙엽이 된다. 그렇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밝히는 낙엽들은 체감과 청각의 즐거움도 안겨준다.
가을 산행은 쓸쓸함도 함께한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다. 무엇이든 물들고 떠나고 비우는 계절이다.
최고점에 있는 하이얀 억새물결이 석양에 서있는 늙은이 하얀 머리칼과 함께 흘러간다.
운봉산은 떠밀려 남으로 내려가는 설악을 보며 손 흔드는 곳이기도 하다.
작지만 많은 것을 보여주는 곳이기에 북에 자리해 더욱 애틋한.....
이곳을 떠난다
차창을 열고 다시 가을 냄새를 담는다.
떠난다는 말이 말라가는 이 몸을 더욱 건조 시키는 것 같다.
단풍이란,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산천에 나무들이 제 몸에 머금은 물기를 내리고 겨울 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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