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4-41)> 하지(夏至)날 익산 방문
6월 21일 북반구에서 낮의 길이가 가장 긴(14시간 35분) 하지(夏至)날, 초행길인 전북 익산(益山)을 방문했다. 하지는 24절기 중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들며, 이 무렵 태양은 황도(黃道)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며 그 위치를 하지점(夏至點)이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서북부에 있는 익산시는 1995년 이리시(裡里市)와 익산군(益山郡)이 통합하여 도농복합시가 되었다. 인구는 약 26만9천명이다.
서울대학교 보건학박사회(保健學博士會) 2024년 봄 학술대회가 익산시 소재 원광대학교에서 6월 21-22일 열렸다. 서울대학교에서 보건학박사 과정은 1976년에 개설되었으며, 필자는 1983년 2월에 보건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보건학박사회는 1983년 6월에 창립되었으며, 정문식 박사(보건대학원 교수)가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필자는 2002년 4월부터 2004년 3월까지 회장으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고문으로 봉사하고 있다.
6월 21일 금요일 오전 9시 양재역 인근에서 보건학박사회 회원들과 대절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익산으로 향했다. 12시경에 익산에 도착하여 원광대 복지·보건학부 윤치근 교수가 초대한 오찬을 익산청보리한우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다. 윤치근 교수는 한국보건사회학회장과 대한보건협회 전북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찬 후 원광대학교 자연식물원을 방문하여 장규관 원장(원광대 농식품융합대학 교수)의 안내로 약 1시간동안 식물원 곳곳을 둘려 보았다. 전공 대학생들의 공동학술연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9만9천m2 규모의 자연식물원은 학생을 비롯해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휴식 공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약 2천종 식물이 심어져 있는 식물원에서 필자는 다양한 소나무(pine tree) 군락지를 관심 있게 보았다.
원광대학교(圓光大學校)는 원불교(圓佛敎) 개교정신인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를 바탕으로 과학과 도학을 겸비한 전인교육으로 새 문명사회 건설의 주역 양성을 건학이념으로 설립되었다. 1946년 5월 1일 유일학림이 설립되었으며, 1951년 9월 원광초급대학으로 개편되었다. 1971년 12월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며 원광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여 현재 13개 대학과 6개 대학원으로 학부생 수는 18,956명(2022년)이며 대학원생 수는 1,032명이다.
보건학박사회 학술대회가 원광대 숭산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개최되었다. 윤병준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윤치근 교수(원광대)가 좌장을 맡아 세미나를 진행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의사 집단행동: 이념 양국화, 의료개혁과 의료전문성’을 이근찬 교수(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가 발표했으며, ‘우리나라 기대수명의 패턴과 변화 1990-2020’을 임달오 교수(공주대 보건행정학과)가 발표했다.
이어 박동욱 교수(방통대 보건환경학과)가 좌장을 맡아 보건학박사 2명과 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생 1명의 발표를 진행했다. 유일환 박사과정생은 ‘DN-PMF를 활용한 서울시 초미세먼지 계절관리제도 효과 파악’을 발표했다. 이고운 교수(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가 ‘가소제 노출량 변화와 건강영향: 콩팥병 환자에서의 주세(2011-2020)’을 그리고 김선미 박사(한국화학연구원 화학분석센터 책임연구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생활화학제품 혼합독성 예측 연구’를 발표했다. 발표 후 종합토의가 있었다.
세미나 후 저녁식사를 군산시 소재 ‘늘바다’ 생선전문식당에서 여름철 별미 ‘민어탕’을 먹었다. 필자는 건배사를 하면서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영양학(Public Health Nutrition)을 전공하여 보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신문과 잡지에 보건의료와 식품영양 분야 글을 내용으로 ‘청송 건강칼럼’이 950회를 넘어 내년에 1000회를 달성하게 된 것은 보건대학원의 지원 덕분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세미나 발표자 중 이고운 교수는 필자가 1999년 12월 회갑 기념으로 1억원으로 설립한 ‘박명윤 특지장학회’ 장학생이었다.
익산시 약촌오거리에 위치한 12층 웨스턴라이프호텔(WesternLife Hotel)애서 1박을 하고 아침 식사(뷔페) 후 둘째 날 일정으로 백제(百濟)의 마지막 왕도 익산, 백제의 최대 사찰이었던 미륵사(彌勒寺)를 찾았다. 익산에 남아있는 백제 후기 문화의 꽃은 단연 미륵산 기슭에 위치한 미륵사이다. 국립익산박물관은 미륵사지(彌勒寺址)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연구·전시하기 위하여 2020년 1월에 문을 연 우리나라 13번째 국립박물관이다.
백제의 부흥을 꿈꾼 무왕(武王, 재위 600-641)은 부여를 떠나 익산에 새로운 수도를 세우고자 하였다. 무왕이 꿈꾼 백제의 미래가 우아한 백제 후기 문화로 완성되어 익산에 남아있다. 미륵사는 3탑 3금당 형식의 독특하고 장대한 가람 배치를 가진 거대 사찰이었다. 2009년 1월 사원 석탑(石塔)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미륵사와 무왕의 관계를 재정립하여 미륵사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국립익산박물관 소속 문화해설사가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미륵사지와 익산박물관을 두루 돌아본 후 쌈채소 맛집인 ‘우리맛황토 쌈밥’ 식당에서 다양한 채소로 쌈밥을 먹었다. 오찬 후 부여(扶餘) ‘궁남지’로 향했다.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정원으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무왕 35년(서기 634년),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백제의 노자공은 일본에 건너가 백제의 정원 조경기술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연꽃이 만발한 7월 말이면 형형색색의 천만송이 연꽃을 주제로 한 연꽃축제(Lotus Festival)가 열린다.
다양한 연꽃을 구경한 후 오후 3시경에 리무진 버스편으로 귀경했다. 서울 양재역 인근에 5시경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이용하여 귀가했다. 6월 21일 금요일에는 최고기온 33도를 기록한 폭염이었으나, 22일 토요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려 기온이 22도로 내려가 관광하기에는 좋았다. 학술대회에 참가한 보건학박사회 회원 24명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1) 윤병준 회장 세미나 개회사, (2) 이고은 교수의 주제 발표, (3) 단체사진, 윤병준 회장과 박명윤 고문, (4) 원광대 자연식물원 방문, 장규관 원장(왼쪽)과 함께, 이고은 교수와 필자, (5) 익산 미륵사지 석탑, (6) 궁남지 연꽃.
靑松 朴明潤(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23 Jun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