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정하에 우리의 축구를 고스란히 대기업에게 팔아치우고 근근
히 먹고 살고 있는 것이 우리네 축구경영자들의 현 주소지요.
SK가 축구팬들에게 어떤 몹쓸짓을 했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건 범죄행위입니다. 월드컵 기간동안 전형적인 앰부쉬 마케팅(Ambush
marketing) 해가꼬 단물 진물 다 빨아먹고는, 월드컵 조직위원회 스폰
서까지 맡은 KT까지 덤으로 물먹여 놓고는, 무슨염치로 축구팀 팔아치
운다는 소리는 해 대는 것인지.
가련한 소년 소녀들 부천역 앞에서 칼바람 겨울바람 맞아가며 "우리
축구팀좀 살려주세요"하고 애원하는 목소리가 안들린단 말인가요? 이
건 한국사회에서 축구가 가지는 위상에 대한 도전입니다.
LG의 추태, 연고지 안양을 버리고 서울로 이사하겠다는 소문, 는 들어
봐도 들어봐도 "당신네들한테 축구팬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은 있
소?"하는 의문 밖에는 생기지 않습니다. SK가 삽질하는 사이, 은근슬
쩍 물타기로 넘어가겠다는 생각이신지?
대기업이 축구라는 우리의 초절정 꽃미녀 얼짱을 어떤식으로 강간하
고 있는지는 이제 더이상 말 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 사람들
머릿속에는 전자계산기와 1만원권 세종대왕님 밖에는 없습니다.
한국에 프로스포츠로서의 축구라는 개념이 생긴지 어언 20여년, 대체
그동안 리그 시스템은 한번도 바뀐적이 없고, 그 리그시스템이라는것
이 프로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도 망했던 시스템(미국 축구리그는 한
번 망한 전력이 있고, 두번째로 여자리그도 망했습니다. 미국식 리그
시스템이 축구에 맞지 않는다는 반증이죠) 임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을
꿋꿋하게 초지일관 한가지 리그 시스템으로 밀어 붙이는 이 미련 곰탱
이 같은 대한민국의 축구경영자들은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 모든 것이 단 하나의 도그마, 단 하나의 교리, 즉
"축구는 돈이 안되"
라는 신념에서 비롯된 비극이라는 것. 그걸 말하고 싶습니다.
정녕 한국의 축구는 몇몇 대기업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
까? 진짜로 한국축구를 둘러싼 환경은 1980년대, 축구가 처음 리그화
된 그 이후로 변화되지 않았습니까?
한마디만 하지요.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야"
축구는 미국의 리그 구조로는 성공할 수 없는 스포츠입니다. 그 잘난
미국에서 왜 축구리그가 두번이나 실패를 했나요? 미국인들이 못나
서? 미국인들이 축구를 못해서? 하다못해 아이스하키와 같은 마이너
스포츠도 성공을 거두는 미국에서 축구가 왜 자꾸 실패하는지 당신들
은 해답이 없습니까? 미국인들이 축구를 싫어한다고요? 미국에서 축구
는 가장 인기있는 참여스포츠 입니다. 미국 청소년 30만명 이상이 축
구클럽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 숫자는 야구, 농구, 미식축구를 상회
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왜 실패하는데요?
이 나라의 리그 시스템이 프로리그가 시작된지 20년이 넘도록 한번도
그런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 사이에, 일본에서, 중국에서 유럽의 리그
개념을 도입한 축구리그들이 속속 생겨났고, 이제는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는데, 게다가 위성티비를 타고 유럽의 축구상품들이 물밀듯 몰
려오는데, 우리네 축구경영자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군요.
오직 "축구는 돈이 안되"라는 도그마에 젖어서, 무대책으로 앉아, 우
리의 어린 축구소녀, 소년들이 축구를 살리겠다고 추운 겨울 바람 맞
아가며 역전을 서성이게 만드는 군요.
축구가 돈이 안되는 이유?
내가 답을 내려 보리다.
"빌어먹을 미국식 리그시스템 때매 돈이 안되는 거라오"
대전이 수도 서울보다 잘난게 뭐가 있습니까? 대전이 거둔 조그마한
성공은 이런 암울한 시대에 하나의 구원, 아니 그 이상의 의미입니
다.
대전이 대기업의 후원을 받습니까?
대전이 돈이 많아 성남같은 초호화 군단을 거느리고 있습니까?
대전이 인구가 다른 도시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까?
대전이 뭐가 잘난게 있습니까?
단한가지 대전이 다른점이라면 오직 하나, 유럽축구의 마인드로 무장
되어 오직하나, 자기의 연고지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과 사랑으로 똘
똘 뭉쳐있다는 사실이지요.
올 시즌 리그 스탠딩에서 대전 뒤로 서 있던 팀들, 다들 무능력의 극
치, 무효율의 극치라고 몰아붙여 볼까요? 작년까지만 해도 팀 자체의
존폐가 거론되던 팀이, 어느날 갑자기, K리그 최고의 인기팀이 된다
고?
이런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가 왜 가능한가요?
이제는 좀 생각해 봅시다.
대기업 주도의 K리그 이사회에 좀 질문좀 해 봅시다.
미국형 리그 시스템을 폐기하면 다 같이 살수 있을것 같지 않습니까?
죄송합니다만, CM (Championship Manager)이라도 불법 카피해드릴까
요? 저 중독성이 강한, 아니 CD커버에 "당신의 건강을 심하게 해칠수
도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야 할 것 같은 저 복잡 난해하고 비주얼
은 오직 사진뿐이고 선수이름과 온갖 잡다한 텍스트만 있는, 얼핏 봐
서는 전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저 게임에 빠진 축구팬들이, 적어
도 이사님들보다는 축구의 리그 구조나, 축구클럽의 경영방식에 대해
더 많이, 더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젠 좀 바꿔 봅시다. 축구팬들 정말 화 많이 났습니다.
축구산업의 넘버원이라는 영국에서 조차, 매 10년 주기로 리그구조를
개혁하자는 소리가 줄창 흘러나오고, 게다가 잉글랜드 리그가 지난 20
년동안 2번이나 큰 구조개혁을 할 동안, 우리가 뭐가 잘났다고 우리
의 리그 구조를 한번도
오직 한번도
오직 한번도
"Review"
를 안했답니까?
우리가 가진 리그 구조가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거군요? 우리가 한
번도 리그 시스템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사이, 영국은 1/2/3/4부 시
스템에서 프리미어 리그를 더해 올렸고, 게다가 덤으로 유러피안 슈퍼
리그 논의도 해보고, 하부리그 구조도 개혁해보고 하는 사이에,
우리는 손 놓고 있었군요?
^^; <-- 이건 땀이 흐르는 미소랍니다. 한국축구팬들의 현재의 난감함
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이지요.
리그 구조의 개혁, 그리고 유럽형 오픈 리그 시스템의 채용, K리그 구
조의 검토 및 하부리그 구축을 위한 새로운 토론등, 지금의 축구가 필
요한 담론들은 이미 Cyber World 상에서 무르익다 못해 터질려고 하
고 있습니다.
더이상 민의(民意)를 따르지 않는 경영은 미국의 엔론 사태와 같은 도
덕적 불감증 경영의 표본이 되기 쉽상입니다.
첫댓글 속이 다 시원합니다!!
딱딱 맞는말만 골라서 하시네요 정말 감동ㅠ.ㅜ
이님..완전 전문가다
아.... 그렇다... 이사님들에게 CM(Championship Manager)을 보내줘야한다 ㅡㅡ;;
속은 시원한데...꼴통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 드릴련지..휴~~~쫌 알아듣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