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로서 유시민 전 장관이 낙선한 이유를 나름 분석해봤습니다.
1.민주당 지지층의 배신(?)
--> 참여당소속으로 출마한 유시민에게 예상치 못하게 0.96%차이로 패배한 민주당 지지층(당원 포함)과의 온전한 화학적 결합을 하기엔 선거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 같습니다. 경기도에서 유시민 후보가 당선되고 서울에서 한명숙 후보가 낙선할 경우(실제로 적잖은 유권자들이 이 가능성을 예상했음)에 민주당이 받을 심대한 타격, 참여당의 급격한 부상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지형의 재편가능성 등을 민주당 지지자들이 두려워한 탓에 유시민에게 표를 의도적으로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지사에서 한나라당후보가 당선된 것과 달리 기초단체장 등에선 민주당이 압승했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번 경기지사선거 득표차가 20만표 정도인데, 경기도 민주당 당원만 30만명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죠. 이게 사실이라면, 민주당 당원들은 철옹성 김문수에 대적할 전략적인 대항마로 무난한 김진표 대신 선거판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유시민을 선택해놓고, 그 이용가치가 다하자 유시민을 버린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씁쓸하네요.
2.노년층 지지율의 저조
--> 원래 진보세력은 노년층에게 취약하고, 더욱이 이번 선거의 경우 천안함 북풍이 노년층의 가슴을 파고든 탓에 야권후보들의 노년층 지지율은 더욱 낮을 수 밖에 없었지만, 유시민은 다른 야권후보들(가령 한명숙, 안희정, 송영길 등)보다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심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유시민의 기존 이미지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진중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주로 유시민을 종이신문을 통해서만 접하게 되는 노년층의 경우 유시민의 "싸가지" 또는 "좌충우돌" 이미지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유시민도 호된 신고식을 치른 복지부장관시절부터 언론이나 다른 정치인들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자제하고, 토론이나 인터뷰를 할 때도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까칠한 태도대신 부드럽고 진지한 태도로 바꾸려는 자기혁신의 노력을 많이 했고 상당한 성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성의 단계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그 변화된 모습이 전달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쨋든, 유시민의 가장 큰 단점이자 한계로 지적되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탈색시켜서 샤프함뿐 아니라 안정감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정치인 유시민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치인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면 우선 권력을 쟁취해야 하고, 우리나라와 같은 민주제도아래에서는 권력을 쟁취하려면 가능한 많은 유권자에게 어필하여야 하므로, 이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연스럽고 정당한 노력입니다. 정치인이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정책이나 개발할 것이지 무슨 자기 이미지나 좋게 포장하려드느냐 하고 비판할 일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유시민이 만일 이 점만 고칠 수 있다면, 그는 춘추전국시대와 흡사한 현재의 야권상황에서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거듭날 것임을 믿습니다. 참. 유시민이 참모형에 불과하고 최고지도자감은 아니라는 선입견도 존재하던데, 이것도 위에 언급한 부정적 이미지와 맞물려 있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유시민은 실제로 포용력이 다소 부족한데, 이건 정서적 포용력의 부족문제이지 이성적 포용력의 부족문제는 아닙니다. 유시민은 매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그를 이성적으로 대할 땐 얼마든지 절충하고 타협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반면, 그는 실제로 성격상 다소 까칠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그에게 정서적으로 다가가기 편한 스탈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정서적 포용력의 부족문제라는 것인데, 가령 한명숙이나 손학규를 유시민과 대조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상은 시대마다 다양할 수 있고, 또 정치인간의 스킵쉽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공적 관계이고 사적인 친밀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건 타고난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더라도 후천적 노력에 의해 상당정도 개선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3.천안함 북풍의 최대의 피해자
--> 유시민이야말로 천안함 북풍의 최대의 피해자인 듯 싶습니다. 유시민이 김진표와의 극적 단일화에 성공한 다음 날부터 경기도 절대강자였던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폭락하여 하루만에 접전양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유풍이 서울,인천, 지방의 친노후보들에게까지 미치자 드디어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수일 연속 유시민만 집중적으로 때렸습니다. 정몽준 대표서부터 한나라당 중앙당, 경기도당 대변인 성명에 이르기까지 유시민말대로라면 한나라당의 입달린 사람은 다 한번씩은 유시민을 비난하는 형국이었습니다. 조중동, 한나라당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보수세력의 위대한 힘을 느낀 며칠동안이었죠. 유시민의 지지율은 폭락하여 김문수후보와의 지지율격차가 다시 두자리대가 내려앉게 됩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유시민이나 민주당이 아무리 천암함 사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품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걸 국가기밀주의라는 명목하에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진실공방을 벌여서 그것도 짧은 선거기간내에 그 진실을 입증해낸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겁니다. 더욱이 이명박이 이끄는 국방부를 상대로 할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그 대신 합조단의 조사결과가 날조없는 사실이라는 가정하에서 정권의 안보무능과 더불어 북한도 함께 비판하는 식으로 대응했어야 했다는 거죠. 또한, 보수세력이 친북, 색깔론을 제기할 때, 야당세력에 대한 노년층을 비롯한 다수국만의 오해를 해소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없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가령, "우리 야당도 결코 공산주의를 신봉하지 않는다. 공산주의가 역사적으로 실패한 실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북한이 인민을 탄압하는 독재시스템을 가진 나쁜 나라라는 것도 알고, 그 지도자인 김정일이 아주 나쁜 놈이란 것도 다 안다. 다만, 북한은 적이자 통일을 향한 동반자라는 이중적 관계에 있으므로, 한 민족인 북한과 대결위주로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대결위주의 정책으로 치달으면 남북한 전쟁위기가 고조되어 외국투자가 줄어들고 상호 군비경쟁을 하게 되어 남한, 북한 모두에게 경제적으로도 불이익이 되기 때문에 공동번영정책을 추구하는 것일 뿐이다."이런 식으로 토론에 나와서 설명하여 오해를 해소하려는 적극적 노력을 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진보세력들은 그냥 북한이란 체제가 좋아서 북한을 계속 감싸고 돌고 북한에 막 퍼준다는 오해를 하고 있는 국민이 아직도 수두룩 한 것이 불행하지만 우리의 현실이거든요.
4.심상정 후보의 뒤늦은 사퇴
--> 심상정 후보의 사퇴는 참 고맙고 미안한 일이지만, 어짜피 사퇴할 것이었다면 조금 일찍 사퇴했더라면 하는 조금은 염치없는 욕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퇴이전에 이미 종료된 부재자투표에서 심상정에게 간 표가 모두 무효처리되었을 뿐 아니라, 어제 선거일에도 심상정 후보의 사퇴사실을 모른 채 기표하여 무효로 처리된 표가 분명히 상당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관위가 심상정 사퇴사실을 충분히 공고하지 않은 탓입니다. 무효처리된 표가 전체 투표수의 4%에 이르는데, 이는 지지율 격차 4.4%에 맞먹는 엄청난 양입니다.
첫댓글 어제 투표하고 나오는데 젊은 남자가 나오면서 전화하는 내용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내용인 즉슨.."귀찮아서 그냥 다 1번으로 하고 나왔다 ㅎㅎ" 이러더군요...속으로 차라리 저럴거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게 좋을텐데..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정말 20.30대 젊은 사람들이 좀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선거 안하고 놀러간사람이 생각없이 투표하는사람보다 나은건가요..
둘다 똑같은거죠 나은게 어디있나요? 님 혹시 귀찮아서 1번으로 올인하신 분인가요?? 생각없이 투표하는 사람이 많아서 제가 글을 이렇게 쓴겁니다..흑백논리적인 사고는 지양하세욤..
오히려 더 나쁘다고 봅니다. 차라리 정치에 관심 없으면, 투표안하는게 나아요. 주위에 민주당, 찍어야한다 한나라당 찍어야한다 보단 자기가 생각하기에 정치에 무지하다 싶으면 기권이 훨씬 나은 선택이에요. 그리고 자신의 무지를 반성하고, 다음엔 공부한담 투표권을 행사해야겠죠. 정말 아무생각없이 관상,학력,학연 이런 거 보고 뽑는 사람이 훨씬 더 쓰레기에요. 투표를 안한사람은 정치가 어떻게되든 할말이 없어야 하지만, 아무생각없이 투표한사람들은 정치가 잘못되면 반성해야합니다. 물론 그 기준은 자신이 정하는 거겠지만 말이에요.
적보다 무서운게 어리석은 아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서 아군은 생각없는 투표자겠지요.
안하는게 100배 낫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 귀찮았으면 투표장에는 왔을까요? 저는 그래도 투표 안한사람보다는 백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투표 필증이 필요한 경우일수도 있죠...에휴..
안하는게 낫죠. 투표를 안하는 사람보다 백배는 낫다뇨....그렇게 얘기한다면 지역색이 욕얻어먹을 일 없습니다.
저 사람이 그렇게 투표했는지는 사실 모를일이죠~ 저도 "그냥 공평하게 나눠찍고 왔다"라고 얘기하고 그랬으니까요~
매우 공감가는 분석입니다 조중동 한나라당의 집중 견제속에서 석패한 것 같아요. 하지만 선거를 통해 유시민이 포용력 안정감 등등 점점 정치인으로서 자질을 갖춰가는거 같아 좋네요. 민주당 후보로 나갔으면 당선됐을텐데
유시민씨의 팬이기는 합니다만,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유시민씨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분들의 '반감'이죠. 사실상 한국의 정치개혁을 추구하는 유시민씨가 노통과 방향이 일치한다고 본다면, 2002년 대선때만 하더라도 노통은 어르신들에게 '호감'까지는 아닐지언정 뚜렷한 '반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듯 싶습니다. 그러나 유시민씨에게는 근본적이고도 명백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이러한 한계는 정치인으로써 치명적이라고 봅니다. 반은 지고 들어가고, 나머지 반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확실하게 색깔 정하는게 전 더 나아보이네요. 이런식으로 온화함으로 계속 갈것인지, 아님 예전처럼 강하게 나갈건지 다음 대선은 포기하고, 길게보고 지지해줄테니 마음 껏 활개치고 다녔음 좋겠네요.
그 반감이라는 것도 조중동이나 한나라당에 의해서 덧씌워진게 크죠.. "추진력은 없고 말만 잘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시절 유시민이 어떤일을 했는지 알기나 할까요??? 아니 알지는 못해도 알려고 노력이나 했을까요..??? 그냥 유시민이 싫은 언론과 한나라당에서 까니까 그렇게 믿는거죠.. 누구는 tv토론 나와서 수첩보며 국어책 읽는 수준을 보여줘도 안정적으로 대답 잘하는게 되고, 궤변과 억지를 늘어놔도 소신있는 정치인이 되고(전여옥정도 되겠네요..), 논리적인 설명으로 상대방을 밟아놓으면 말만 잘하는 독한 사람이 되어 버리는 현실인데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유시민은 진화하는 정치인입니다. 자기성찰능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요. 손학규,한명숙 수준에는 결코 못 이르겠지만, 나름 단점을 커버하려고 노력중이고 상당 정도 이미 변화한 상태입니다. 장점이 많은 정치인이니, 이 취약점을 어느 정도만 고치면 그래도 평균해서 최고의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반감을 가지게 된 과정이야 저도 어느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결과를 놓고 보자면 그 반감은 유지되고 있고, 노인분들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이상 한계로 작용하는건 사실이라고 봅니다. 유시민의 한계라기보다도 한국 정치의 한계와도 연관될 수 있지요.
노인분들이 '시간이 흘러 투표권을 상실하지 않는한' 그들이 유시민에게 가진 선입견을 쉽게 바꾸리라곤 생각되지 않네요.
개인적으로 유시민씨가 20년만.. 아니 10년만 젊었어도... 종국에는, 먼 미래에는 그 한계를 벗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가지게 되는 오늘인것 같습니다.
저도 제피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과정이야 말도 안 되는 언론의 횡포지만 결과적으로 50대이상에서의 유시민씨에 대한 반감은 상당하죠. 가장 답답한 점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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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배신으로 분석한 것이 왜 비겁한 거죠? 제가 잘못 분석한 것일수는 있으나 그렇게 잘못 분석한 것이 비겁하다고 하는 이유는 모르겠군요. 그리고 서울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간의 득표율격차가 어느정도 되죠? 저는 경기쪽이 더 크다고 알고 있는데요. 아닌가요?
저도 민주당 탓만을 한 것이 아닙니다. 본 글에 썻듯이 유시민과 민주당의 묵은 감정이 존재하는데 그걸 해소하기엔 선거기간이 짧았다는 것이고 이는 유시민과 민주당의 공동잘못 혹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민주당의 배신이라는 표현이 거슬렸다면 넓게 용서하십시오. 뭐 여러가지 생각되는 원인중 하나로 열거한 것일 뿐이니깐요.
유시민이 아무리 유명한들 한나라당,민주당만 보고 찍는사람한텐 국민참여당은 듣보잡일뿐이죠 기호가 8번이고 그사이 사퇴한 심상정후보까지 투표용지에 글대로 있으니 그나저나 유시민펀드는...
민주당 일부에서는 유시민이 되지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건 사실이었죠.. 김민석, 추미애 등.. 일단 단일화를 했고, 김진표전장관이 깨끗하게 승복하면서 민주당의 입지는 세우면서 유시민은 떨어지는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고 봅니다. 배신까지라는 표현은 조금 과한듯 해도 어느정도 일리있는 말씀이라고 봅니다.
말씀대로라면..배신은 아니지만 같은 의미인 '뒤통수친상황' 은 되는거같습니다.
아직 유시민은 나이 많은 분들의 지지를 너무 못받는거 같네요
옳은 소리를 너무 했죠. 눈빛도 더 죽여야 했고요. 정치가 결국 게임이고 이겨야 의미도 남는 것이기에 유시민의 이번 선거전략은 '실패'입니다. 하지만 다음에 유시민이 나오면 또 찍어주겠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김문수가 한나당내에서는 우수한 후보였습니다. 경기도민이 김문수에 대한 불만이 크게 없는 상태였죠. 김문수는 도의 경쟁력을 말했고, 유시민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말했습니다. 순수 지방의 차원에서만 본다면 자기 지역을 선택한 경기도민은 어찌보면 합리적선택을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매우 흥미진진한 승부였고 유시민 제발 좀 쉬면서 옳은 소리 다 하는 거 버리고 눈빛 좀 죽이고 왔음 좋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