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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칼럼] 이재정, 감히 누구한테 법 지키라 훈계질
서민
"대한민국 국민이시잖아요. 대한민국 법, 지켜야 합니다, 맞죠?" 외교통일위원회 국감,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이 탈북자이자 자유북한운동 대표 박상학에게 따진다. 그가 속한 단체가 대북전단을 보낸 게 위법이라는 것. 이재정이 말한 그 법은 바로 대북전단 금지법을 말한다.
사실 이 법안은 대한민국 치욕의 역사를 담은 법이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든 게 아니라, 문재인 집권기인 2020년, 북한 김여정의 ‘하명’에 의해 일사천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타임 테이블은 다음과 같다. 6월 4일, 김여정은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근거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라’고 협박한다. 그로부터 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통일부는 대북전단을 규제하는 법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다. 윤건영을 비롯한 민주당 똘마니들은 대북전단이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살포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20대 국회의 원구성이 끝나는 대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한다.
통일부는 앞으로 대북전단을 보낸 단체들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이들 단체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한다. 이재명이 도지사로 재직 중이던 경기도는 접경지역 출입을 원천 차단하고, 전단을 살포할 시 현행범으로 체포해 수사당국에 넘기겠다고 발표한다.
이렇듯 좌파들이 총궐기해 북에서 날아온 어명을 받들어 모셨지만, 김여정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우리가 법 제정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며 연락 채널을 끊더니, 급기야 6월 16일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켜 버린다! 연락사무소는 문재인이 자랑하는 판문점 선언의 결실이자 문재인 정권 대북정책의 상징. 엄연히 우리 재산인 이 건축물을 폭파했다면 김여정의 하명 따위는 무시하고 북한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항의하는 게 주권국가 본연의 자세이겠지만, 북한에 한없이 관대했던 문재인과 민주당은 이런 도발마저 참아내는, 극한의 굴종을 보여줬다.
실제로 민주당은 사무소가 폭파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대북전단 금지법을 우후죽순으로 발의하더니, 그 해 12월 1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시켰다.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자는 내용, 이제 남은 것은 본회의 통과였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며 저항했지만,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2020년 12월 14일, 대북전단 금지법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187표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여정 하명 이후 6개월 만의 일, 그 어떤 민생법안도 이렇게 빨리 통과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체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재정이 박상학 대표에게 위법 운운한 건, 바로 이 법안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박 대표가 "지난 20년 동안 전단을 보냈지만 별일 없었는데 왜 갑자기 그러냐?"고 할 만하다. 심지어 그녀는 박대표가 4, 5년 전 시험삼아 무인기를 날린 것이 국토부에 질의한 결과 항공안전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법을 잘 지키고 살라고 훈계한다. "무인기를 보낸 게 국지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
그때 박상학의 사자후가 터진다. "그럼 김정은은 몇십 대를 날려 보내도 괜찮습니까?" 이재정이 반박하려 하자 그는 다시금 말한다. "김정은이 보낸 게 훨씬 위험합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속이 뻥 뚫렸다. 그래, 저 말이 맞지. 실제로 무인기의 위험성을 그리도 강조하는 이재정은 2022년 말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넘어 용산 대통령실 일부까지 침투했을 때,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이라도 낸 적 있는가? 없다. 당시 민주당은 북한의 도발보다 우리 군의 무능을 더 비난했었다.
문재인 집권기인 2017년 6월, 북한 무인기가 37일간 우리나라를 휘젓고 다니고, 성주 사드 기지까지 정찰한 적이 있다. 당시 문 정권은 무인기가 왔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다, 무인기가 추락한 뒤 그 내용물을 보고 나서야 침투 사실을 알았었다. 이런 이들이 ‘무능’을 논하다니,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다시 이재정으로 돌아가자. 그녀는 국토부가 박 대표에게 위법 딱지를 붙여준 게 그리도 자랑스러웠는지, 또다시 ‘법 잘 지키고 살라’며 질의를 마친다. 그녀에게 덕담 한마디를 던진다. 이재정아, 법 지키라는 얘기는 느그 이재명에게나 해라. 이미 전과 4범에 현재 7개 사건으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자가 느그 당대표로 있는데, 누구한테 법 지키라고 훈계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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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단국대 교수·기생충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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