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 52시간제 예외' 핵심 빠진 반도체 특별법
조선일보
입력 2024.11.05. 00:20
모든 산업 분야에 획일적으로 적용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이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특정 직군의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하는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를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SK하이닉스
정부 여당이 발의할 ‘반도체 특별법’에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제외’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R&D 인력만이라도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 규제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반도체 특별법’을 추진하면서도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주 52시간제 유연화’는 포함시키지 않은 채로 관계 부처 등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도입하면 야당과 노동계 반발로 특별법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글로벌 경쟁 기업들은 한국처럼 경직적인 근로 시간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얼마전 미국 포천지(誌)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직원들이 “종종 주 7일 새벽 2시까지 일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실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연구 센터도 하루 24시간, 주 7일간 가동된다. 한국 반도체 산업만 ‘주 52시간’의 족쇄를 차고 있다. 연구 개발에 어떻게 시간 제한이 있을 수 있나. 이래서 어떻게 반도체 경쟁에서 이기겠나.
노동자 보호를 위해 근로 시간의 상한선을 두면서도 연구개발 인력이나 고소득 사무직에 대해선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미국은 주급 684달러 이상의 고위관리직·전문직·컴퓨터직이나 연소득 10만7432달러 이상 고액 연봉자는 근로시간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일본도 연봉 1075만엔 이상 연구개발 인력, 첨단 기술 엔지니어, 금융 애널리스트 등은 예외를 인정하고, 대만은 노사 합의하에 근무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국만 경직적이고 일률적으로 주 52시간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경쟁 기업들은 심야에도,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핵심 부서가 가동된다. 하지만 한국에선 저녁만 되면 연구소 불이 꺼지는 일이 일상화됐다. 여야와 노동계 모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동네머슴
2024.11.05 01:04:44
의미있는이야기다 연구인력들이 연구하다 시간에걸려 다음에하는일들 진척이 느리다 연구하면 밤새더라도 계속진행하여 뭔가얻어지는거 아닌가 그런일들은 자율에맏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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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옹
2024.11.05 02:24:27
문가가 나라 말아 먹으려고 했던 주된 선동이었지만, 우선 고리를 끊기 위해 한발씩이라도 고쳐나가자. 노동계에서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 내고 나라를 바로 잡아주는 게 최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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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2024.11.05 04:56:46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로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과 노동계는 어느 나라 것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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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신령
2024.11.05 06:26:31
지금이라도 다시 잘 검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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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오
2024.11.05 06:25:17
노동자,농민의 세상을 만든다고 선동한 사회주의의 현재 상황은 북한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배 쫄쫄 굶기는 노동자를 위한 세상? 웃기는 소리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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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2024.11.05 04:12:59
뒤틀어 망가뜨리기 달인 사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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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1
2024.11.05 07:36:31
악착같이 반대하는 야당과 노동계 반발을 의식해 알맹이 빠진 반도체 특별법을 추진한다고? 정말 지나 가는 강아지가 웃을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반대하는 자들과 정부여당은 뭔 차이가 있는 것인지? 결국 도긴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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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침
2024.11.05 07:23:52
문재인이 정한 정책들을 보고 반대로만 하면 이정부가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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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11.05 04:27:33
반도체 특별법이라고 하여 노동삼권을 침해 하여서는 안된다 반도체의 생산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정부의 어떠한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글로벌시대에 우리 반도체가 앞서 가기위한 특별법은 필요지마는 생산자인 노동자 일하는 시간은 자율에 맞기는 것이 순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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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님
2024.11.05 08:20:57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52시간 규제를 강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혐오스럽다. 왜? 작가들에게도 주 52시간을 초과해서는 소설 쓰거나 작품 활동하지 말라고는 왜 안 하나? 문재인 정부는 '1등', '우수함', '탁월함'에 대해 무지한 전형적인 '공동체주의' 함몰 정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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