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마을에서 작은 고개를 오르니 쾌상마을이다.
역지사지의 포용력에 리더십을 갖춘 친구 양용석의 집을 찾아봐야 하는데 그냥 지나친다.
예동마을이 더 가까운데 오늘은 강산의 박유전 예적지를 한번 더 봐야겠다.
논길을 지나다 대야천을 만나 다시 되돌기도 하면서 마을 앞의 솔숲에 간다.
그 분이 순창에서 보성으로 와 소리를 잘하고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을 하고
흥선대원군에게서 상을 받았다는 내용은 있는데,
그 분의 유적과 어찌 연결되는지 애매하다.
현판없는 정자 하나 숲 안에 서 있고 이끼 낀 선돌 한 보인다.
구석 나무 사이에 작은 비에 '강산제판소리예적비'가 문학박사 손광은의 시로 써 있다.
비음에는 '내소리 받아가라'는 등의 말과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써 있다.
이정표에 소리바위를 보고 가 본다.
검은 바위 몇 있고 그 중 하나는 평평하다.
그 분의 소리 한자락 나오지 않은데 왠지 가슴이 울컥해 온다.
나이가 들면 마음이 약해져 눈물이 많아지는걸까?
눈물은 가슴 속에만 있고 눈은 말라가는 거겠지.
예전 도로공사 때 취토장이었던 듯한 곳에 검은 콩이 가득한데 수확을 안했다.
'한겨울 수확않은 콩밭을 지나며'로 한시라도 하나 나왔으면 좋겠는데....
개짖는 소막을 지나 4차로의 지하통로 지나
대야천 물돌아오는 옛국도변의 식당들을 건너다 보며 되돌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