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살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숨 막히는 스릴러 신작 '세 번째 살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영상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을까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법정 스릴러영화 ‘세 번째 살인’을 통해 우리에게 넌지시 묻습니다.
시게모리(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재판에서 늘 이기는 아주 유능한 변호사입니다. 눈 덮인 인적 없는 공터에서 미스미는 자신을 해고시킨 공장사장과 단둘이 만납니다. 섬뜩하게도 그를 그 공장의 사장을 살해합니다. 미스미(야슈코 코지)는 이번 사건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시게모리가 미스미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그런데 계속 그는 변호인들과 접견을 할 때마다 다시 증언을 번복합니다. 시게모리는 늘 이기는 변호사이지요. 하여, 그는 점점 사건에 몰두하게 됩니다. 자신을 해고한 공장 사장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실시된 미스미(야쿠쇼 코지)의 변호를 맡게 된 시게모리. 둘의 묘한 연기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는 원한으로 인한 고의적인 살인임을 증명하려고 애씁니다. 고의적인 살인임을 입증해서 미스미의 형량을 낮추는 전략을 짜지요. 하지만 그런데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미스미의 진술은 사건을 점점 복잡하게 만듭니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미스미의 과거, 피해자의 딸 사키에(히로세 스즈)와 미스미의 관계가 드러나지요.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집니다.
살인 구형만 막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시게모리는 미스미와 만날수록 점점 혼란을 느낍니다. 이것을 바라보는 관객도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갈피를 잡을 수 없지요. 우리가 믿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끝내 영화는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그 누구도 진실을 제대로 말해주지 않습니다. 진실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그 진실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는 아주 복잡해집니다. 미스미의 첫 범죄를 맡았던 판사가 시게모리의 아버지였던 것을 통해 시게모리는 진실의 여부와 함께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이야기는 복잡해집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주로 가족 이야기, 특히 아버지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사람으로 유명한 분이지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다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도’(2016) 등 고레에다 감독이 말하는 가족, 그리고 아버지 이야기가 주로 주제이지요.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딸(사키에), 범죄자가 된 후 30년 동안 딸을 만나지 못한 아버지(미스미), 바쁜 삶 때문에 딸과 같이 살지 않는 아버지(시게모리) 이야기를 통해 각각은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그러나 역시 본 주제는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게 옳은 것인가’에 대해 사형제도라는 쉽지 않은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에게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세 번째 살인’은 다른 스릴러영화와 달리 전율과 공포는 별로 없지만, 접견실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게모리와 미스미가 주고받는 대화와 눈빛이 전혀 예사롭지 않습니다.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묵직한 연기로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고 나가고 야쿠쇼 코지는 그의 특유의 연기로 서로 절정을 이룹니다. 접견실에서 후쿠야마와 야쿠쇼 얼굴이 절묘하게 겹쳐지는 그 순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강한 인상을 새깁니다.
변호사 시게모리와 살인을 한 미스미를 통해 우리는 혼란을 겪으며, 정의를 집행하며 가장 객관적인 할 사법체계가 흔들립니다. 과연 법과 정의, 양심의 문제는 서로 상충하지 않는가? 이 때문에 사건을 묘사하면서 사건자체를 조사하는 과정보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에 더 깊이 몰두하게 됩니다. 확실한 결말을 내어주지 않은 채 시게모리와 미스미의 대화가 정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첫댓글 햐....
영화를 보시고
전체 의 내용 줄거리
시사하는바를
모두 이렇게 적으실수있음이
그저 놀래움이에요.....
우아.......
아이가 영화보는걸 좋아해서
일요일이면
아이랑 보러 더러 가는데
자다가 보다가 뭔 내용인지
헷갈리고요 도저히 요래 요약이
안되는데 집에오는 길목에
영화 내용을 자세히 요약해서
들려주고요^^
아이는 여기 그림 영화를
젤 재미있게 봤다해요
저는 혹성탈출이 잼나데요
따듯한 정.. 사랑 ...
원숭이가 인간보다 났드라구요
ㅎㅎ
한참을 찡.......했습니다^^
글쿤요~
영화 한편 잘 봤습니다.
화면의 장면이 연상될 수 있을 만큼 상세한 해설입니다.
저도 영화광이었는데~~
이제는 복잡한 내용의 영화는 싫어지더군요.
우리가 믿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끝내 영화는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그 누구도 진실을 제대로 말해주지 않습니다. 진실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그 진실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는 아주 복잡해집니다.
그런거군요 ㅎ
암튼 대단하신 정리글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