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책들은 띄어쓰기가 되어 있어 그것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다. 그러나 예전에 쓰여진 글을 보면 한글로 쓰여졌건, 한자로
쓰여졌건간에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종이 위에 새까만
글자들만이 빽빽하게 차있어 글을 읽기도 전에 우선 답답함이 느껴져
읽을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한글이나 한문 모두 옛날에는 왜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을까? 지금과 같이
띄어쓰기를 하면 얼마나 읽기가 편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영어는 일찍부터 띄어쓰기를 해서 읽기가 편했는데
왜 우리만(중국도 포함)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곤란함을 느끼도록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다면 영어나 다른 로마자 등은 예전부터 읽는 이의 편리함을 의해
띄어쓰기를 철저히 했고, 한문은 읽는 이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 하지 않아서 띄어쓰기를 안한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각 글자의 특성에서 찾을 수가 있다.
알다시피 한자나 영어 모두 의미를 가진 하나의 글자를 이루기 위해서는
각각 자기들만의 최소 글자형태를 결합해야 한다. 예컨대 " 그 사람"이라는 의미를 영어는 'he', 한자는 '他'로 표현하는데, 이들은 모두
영문 알파벳의 'h+e'와 한자의 '人+也'의 결합으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는 승려(僧侶)이다'라는 문장을 만들려면
한자와 영어는 각각 다음과 같은 것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야 한다.
人 也 日 是(가로왈이 없는) 人 曾
h e i s a m o n k
그런데 여기서 영어는 결합하는 방식을 가로 방향으로만 묶어서
'he, is, a, monk'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을 구별하려면 단어와 단어 사이를
띄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글과 한자는 영어와 달리 가로 방향이 아닌 가로와 세로 방향을 동시에 결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자는
'他, 是, 僧'과 같이 되어, 한 글자 한 글자씩 이미 띄어쓰기가 된 것이기 때문에
굳이 다시 한 번 더 띄어쓰기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와 마찬가지로 한글' 한자도 사실은 처음부터 띄어쓰기를
한 것이라 말해야 한다.
그런데도 왜 한자는 띄어쓰기가 전혀 안되었다고 느낄까? 그것은 한자에서
원인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한글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위에서 보듯이 영어에서 단어와 단어가 서로 떨어져 있듯이, 한자도 단어와 단어가 떨어져 있었다. 왜냐하면 한자는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글은 하나의 단어가 한 글자로 된것이 아니었다. 만일 한글이
한 글자로 하나의 단어를 이룬다면 한자와 같이 전혀 문제점이 없었다.
그러나 한글은 두개 혹은 그 이상의 글자들이 모여 하나의 단어를
이루는 것이 절대 다수이기 때문에, 그들의 분리되지 않으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한자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계속 붙여 쓴 것이다.
그러다 보니 띄어쓰기하지 않은 것은 매우 해석하기 어렵고, 한문도 붙여
쓴 것이라서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한문 문장을 해석할 때 문장을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단어의 띄어쓰기가 안되어서가 아니라 문맥의
띄어읽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영어 문장을 해석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만일 영어 문장을 읽을 때 문맥의 분할을 정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전혀 엉뚱한 해석을 하고 만다. 즉 한문과 영어는 모두 똑같이
분할을 정확하게 하기가 어려울 뿐이지, 결코 띄어쓰기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자를 띄어 읽기가 어렵다고 하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이렇게 설명해도 아직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한문의 문장은 어디서 끝이 나는 것인지를
파악하기가 곤란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영어의 문장은 하나의 문장이 끝나고 나면 다른 문장을 시작할 때 반드시
첫 단어의 첫 알파벳을 대문자로 써서 문장의 분리 표시를 했다.
그러나 한자는 그런 표시를 전혀 하지 않앗기 때문에 좀 더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만일 영어의 문장을 모두 대문자로 쓰는 경우에도 똑같이 느끼게 될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현재 우리가 느끼는 띄어쓰기는 언제부터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
그것은 표점標點의 시작부터라고 말한느 것이 올바른 답이다. 표점은
문장의 구별을 쉽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표점이 사용되기 전인 갑골문 시기에는 글자를 쓰는 줄을 바꾸어서 문장의 쉼 표시를 하기도 했건만, 이것은 표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중국에서 처음 표점이 시작된 것은 漢나라 때부터이다. 물론 그 때부터
모든 문장에 표점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문장에는 간단하나마 표점이 사용된 것이 있다.
초기에 사용된 표점은 '과 ]두 가지 형태 뿐이었다. 한나라 때의
자전인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나타나는 기록에 의하면 '은 잠간 쉬는
부분에 찍는 표점이고, ]은 비교적 많이 쉬는 부분, 즉 문장이 끝나는
부분에 찍는 표점이라고 한다. 그 예로서 사마천司馬遷이 지은
사기史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을기처乙其處라는 문장이 보이는데 단옥재段玉裁라는
문자학자의 설명에 의하면 여기서 乙이란 글자가 아니라, 바로 멈춤을 의미하는
표점인 ]의 부호라는 것이다.
이러한 표점은 20세기에 발견된 한나라 때의 자료인 유사축간流沙墜簡에도
자주 보이는데, 한날 사람들은 이것을 구두句讀라고 불렀다.
고대에는 갈고리를 의마하는 銶와 句가 발음이 같아서, 갈고리 모양을 한
]를 句라고 불렀고, 도 머무르다는 의미의 逗는 讀와 발음이 같아서
멈춤의 표점인 '을 讀라고 불렀으며, 이들 표점을 한꺼번에 구두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표점은 宋나라 때에 와서 많이 사요됐는데, 다만 그 때는
이미 구두점의 모양이 바뀌어 句는 o의 모양으로 하고, 讀는 그대로 '을 사용했다.
어떤 경우는 구와 두를 모두 '의 모양으로 표현하되, 문장의 끝나는
부분에 사용하는 구는 글자의 양옆에 찍고, 잠깐의 쉼표를 의미하는
두는 글자와 글자 사이에 찍었다고 한다. 다만 宋元 시기에 출판된 經書의 경우는
이러한 구두점을 전혀 사용치 않았다고 한다. 특히 표점이란 용어가 출현된 시기도
송나라 대의 일이다.
신식 표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청나라 말기의 일로서, 이때는
서양에서 이미 쓰고 있던 표점 부호를모방하여 사용하였다. 가장 먼저 사용한 책은
엄복嚴復1853~1921이 1904년에 지은 영문한고英文漢言古였다.
그러나 영어와 달리 한문은 세로로 쓰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서양의
표점 부호를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래서 1918년에 나온 新靑年 제4권부터는 서양의 표점부호를 세로쓰기에 맞게
약간 수정하여 사용햇다고 한다.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표점부호를 개량하였고, 또 최근에는
가로 쓰기가 주로 사용됨에 따라 이에 알맞는 방식으로 표점의 모양을
바꾸기도 하고, 또 여러가지 표점도 개발하여 진정한 의미의 띄어쓰기에
적함하여 응용되었다.
그 시대엔 띄어쓰기를 안해도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일꺼다...우리나라도 띄어쓰기가 완전히 된건 불과 얼마전 일이다...웃으면서 말씀 하셨던 기억이..^^* 보통 한문문장이 세로로 쓰여져 있는데염...가령 사기를 읽을때도...보통 4자로 끊어 읽으면 조금 수월하던데......청아만의 생각입니당...^^*
첫댓글 좋은 자료 계속 올려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내용이네요.
소영님...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푸른솔님 농장 일도 바쁘실텐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올해엔 힘들겠지만 그래도 풍성한 추석 기원합니다.
푸른솔님! 올처럼 잦은비에 농작물의 수확은??? 많이 힘드실것 같네요^_^ 아무쪼록 즐거운 한가위 명절 맞으시길 바랍니다~~~ 아참, 서예세상 회원님 모두도...
좋은 정보를 올려 주셨습니다. 감사하게 읽고 갑니다.
뜻있는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시대엔 띄어쓰기를 안해도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일꺼다...우리나라도 띄어쓰기가 완전히 된건 불과 얼마전 일이다...웃으면서 말씀 하셨던 기억이..^^* 보통 한문문장이 세로로 쓰여져 있는데염...가령 사기를 읽을때도...보통 4자로 끊어 읽으면 조금 수월하던데......청아만의 생각입니당...^^*
^^) 정말 유익한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풍성한 추석 맞으시길 바랍니다.
무심코 지났쳤던 문제인데....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