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실력에 따른 계급이야기
골프지존
클럽챔피언 수준의 골퍼들이다. 그들은 일반 평민들과 라운드를 해주지 않는다. 그들의 공통점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부드러운 인상에 완벽한 골프 매너와 단정하게 차려입은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나이는 보통 50대, 각종 아마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으며, 열 번을 치면 아홉 번은 7자를 친다. 하수한테 온화하여 핸디도 많이 준다. 그들에게 있어서 골프는 자기 수양과 자아실현이며, 골프는 곧 그들의 인생이다.
절대고수
70대와 80대 초반을 반반 정도씩 친다. 골프동호회에 절대고수는 항상 몇 명은 있다. 그들은 수도권 일원의 골프장에서 서식하고 있다. 매너도 좋고 핸디도 후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한 골퍼들이다.
고수들이나 중간고수(중수)들과 라운드를 즐기며, 지존들과의 라운드를 지극히 꺼린다. 왜냐하면 백티에서는 좀 약해지는 약점이 있다. 이들은 안정된 드라이버샷에 3번, 5번 우드를 잘 다루며 퍼팅과 어프로치도 정교한 골퍼들이다.
고수(81∼85타)
우리 주변에 공 좀 친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집주변의 연습장과 수도권 골프장에 서식하고 있다. 이들도 골프에 관한 한 수중전, 공중전, 백병전, 흙탕물, 똥물, 홍등가를 전전하며, 골프를 익힌 백전노장들이다. 이들은 하수에게 조금 가혹하다. 핸디도 지존이나 절대고수에 비해 짜다. 개발에 땀나면 7자도 가끔씩 친다. 그래서 절대고수들한테 도전을 자주 하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보는 골퍼들이다. 이들이 중간고수(중수)들의 군기를 담당하고 있다.
중간 고수(86∼90타)
조폭 세계에서도 중간 보스들이 가장 무섭듯이 골프계에서도 이들이 가장 무섭다. 하수들에게 핸디는 아주 박하게 주고 어마무시한 내기를 하여 수억을 챙긴 후에, 오천 원짜리 순두부백반 한 그릇 사주고 나머지 딴 돈은 가져가기도 하는 자가 많다. 이들은 하수나 개백정들을 골프장으로 유인하여 사정없이 때려잡는다. 개백정들은 이들의 밥이다. 이들은 개백정의 목에 빨대를 꼽아서 진액을 빠는 자들이다. 골프도 제법치고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반드시 전지훈련을 가는 자들이다. 이들은 변두리 연립주택 한 채는 골프에 말아 드신 분들이다.
하수(91∼95타)
하수는 네 명이서 라운드를 하면 3등 정도 하는 자이다. 중간 보스들에게 그리 많이 갈취를 당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 밑에는 영원한 봉! 개백정들이 있다. 개백정들에게 갈취하여 중간 보스들에게 상납하는 자들이다. 대개는 보기 플레이어로 진급하는 자들이 많다. 이들은 항상 골프에 굶주려 있다. 연습도 많이 하지만 별로 성과는 없는 그런 자들이다.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는 자의 대부분은 하수들이며 작은 단칸방 전세금 하나는 골프에 헌납한 자들이다.
백돌이 (96∼100타)
이름부터가 아름답다 백돌이! 이들의 힘 또한 무시무시하다. 7번 아이언만 주면 소도 때려잡을 정도로 무식하고 미련하고 힘만 센 자들이다. 무조건 세게만 치려는 자들이다. 세상의 모든 골퍼들을 모두 먹여 살린다는 백돌이들! 백돌이가 없으면 전국의 캐디 상당수가 실직자가 된다. 매번 깨지면서도 부르기만 하면 불원천리 달려와서는 캐디피며 식사며 술까지 제공하며 또 불러 달라고 말하며 귀가하는 좀 착한 자들이다. 백돌이 들이 없다면 골프계가 안 돌아간다. 불쌍한 자들이다. 만나면 따듯하게 대해주고 핸디와 뽀찌도 후하게 줘야 된다.
백골단(100타 이상)
골프를 치는 자인지 아닌 자인지 분간이 잘 안 간다. 연습장만 다니고 라운딩을 못 나가는 자들이다. 아무도 이들을 불러주지 않는다. 대개는 손에 반창고가 붙어있다. 그래도 골프 관심은 많아서 골프채널을 고정해 놓고 보는 자들이다. 백돌이들이 이 잡것들을 스크린으로 잡아다가 돈을 챙기기도 한다. 아주 드물게 스크린에서는 싱글도 하는 맹랑한 백골단들도 있다! 상대해서는 안 되는 불가촉 백골단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