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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리얼리스트 100 원문보기 글쓴이: 한원선
갈라시아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별을 껴안을 수 있는, 삶과 희망이 밀착된 풍요로운 장소이다. 백파이프의 바람은 별빛 가득한 길 위에서 영혼의 구멍을 통해 연주되고 노래는 천 년의 소리를 불러낸다. 어린이의 감성으로 가슴을 울리는 고대의 신화들. 죽음을 거부하는 새벽의 찬가. 깊은 잠을 재우는 자장가. 그 노래에 담긴 비밀스러운 꽃. 항구에 자리 잡은 오래된 선술집. 외로움의 날개를 두드리는 빗방울 . 깊은 상처를 어루만지는 바다의 포옹. 갈라시아는 그러하기에 집시 기타가 꿈꾸는 따뜻한 남쪽, 아일랜드의 켈트 바다이다. 갈라시아가 온 세계가 될 때 비로서 갈리시아는 갈리시아가 된다.
최창근의 세계음악 산책 '인생이여 고마워요' 중에서 p135
70년대에는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하는 소위 '싱얼롱 클럽'이라는 곳이 많이 존재했다. 어찌 보면 '공공노래방'같은 기능을 하던 곳으로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싱얼롱 클럽'과 각 대학 내의 합창단, 중창단이 당시 가장 선호하던 외국 음악 가운데 모세다데스의 'Eres Tu'라는 곡이 있었다. 한참 이 곡이 인기를 얻게 되면서 1978년 제2회 대학가요제를 통해 대학연합혼성그룹이었던 상투스가 '그대 있는 곳까지'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입상하기도 했다. 스페인어로 젊은이들을 뜻하는 혼성 그룹 모세다데스(Mocedades)는 1967년에 스페인 북쪽 지역인 빌바오에서 7명의 대학생들이 구성했다. 모세다데스에는 정식 멤버 외에 표면에는 드러나지 않던 숨겨진 리더가 있었다. 그 사람은 후안 카를로스 칼데론(Juan Carlos Calderon)이라는 인물로 작곡과 작사는 물론이고 제작자이면서 그룹의 매니저 겸 음악감독으로 전체적인 지휘를 했다. 모세다데스가 활동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은 포크 음악과 수퍼 스타 비틀즈가 전 세계의 대중음악을 장악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초기엔 이들의 음악도 포크적인 라틴 팝이었다. 그러다가 1973년에 스페인 대표로 그 유명한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 'Eres Tu'로 참가한 이들은 결국 2위로 입상하게 됐다. 그 결과 이 친근한 노래는 미국에서도 싱글로 발표된다. 'Eres Tu'가 1974년에 빌보드 싱글 차트 9위까지 오르게 되자 모세다데스는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자신들의 인기를 확실하게 확인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취향이었던 이 곡은 라디오나 음악다방 등에서 엄청난 신청곡 횟수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노래는 가사가 지닌 상징성과 서정성으로 인해 프랑코 독재 체제에서 억압당한 채 진보적인 음악을 갈망하던 스페인의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전혀 투쟁적이지 않고 공격적이지도 않은 가사와 멜로디는 쉽고 간결한 의미를 담아 스페인 민중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며 애창하는 노래로 남아 있다. 1974년에는 국내 여성 듀엣 현경과 영애가 이들의 곡을 '그리워라'란 제목으로 번안해 히트를 시켜 다시금 붐이 일기도 했다. 스페인어 외에도 영어, 포루투갈어, 독일어, 불어, 이태리어 등으로 음반을 취임했던 모세다데스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그룹'으로서 명성에 맞는 활동을 했다.
음악평론가 성우진 - 발췌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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