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위암 발생은 단위 인구당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의무화한 우암건진사업의 성과로 인해 위암 환자의 70% 이상이 초기에 발견돼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제 위암은 예방과 조기검진이 관건인 질환이 되었습니다."
권오경(46) 칠곡경북대병원 위암센터장은 2011년 1월 병원(칠곡경붇대병원) 개원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전체 위암수술 1천876건, 복강경수술 1천121건, 복강경하 위절제술 971건의 수술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술을 많이 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위암수술 사망률은 0.1%, 전국 평균0.9%와 비교할 때 월등히 낮은 수치이다.
"레즈던트 2년 차 때 유완식 교수님을 도와 당시 위암 3기였던 60대 남성 환자를 수술했습니다. 먼저 암부위를 잘라냈고, 이어 림프절(임파선)을 절제했는데요. 혈관을 따라 붙어 있는 림프절은 암의 전이가 잘 되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 잘라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혈관과 장기만 남게 됩니다. 마지막 단계는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위장관을 다시 이어주는 일입니다. 엄청 힘들고 섬세한 수술입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런 대수술을 마친 환자가 일주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다는 것입니다."
권 교수는 이때 위암수술의 다이내믹한 매력에 푹 빠졌다.
위암의 조기 발견이 많아진 요즘 수술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고, 반대로 역동성은 더 커졌다.
위암수술을 받은 여대생이 맹장수술 상처라고 친구들에게 농(?)을 하기도 한다.
"초기 위암에서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가 80~90%에 달합니다. 복강경 위절제술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셈이죠.
3~6cm 정도 절개하는 복강경 위절제술은 상처가 작고 회복이 빨라 80대 어르신들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절제술은 이보다 더 간단합니다. 내시경으로 긁어내면 되기에 위를 자르지도 않고 또한 상처도 없습니다."
권 교수는 "위암수술이라고 하면, 위장을 다 잘라내는 전절제술과 위장 아랫부분 2/3를 잘라내는 원위부절제술을 대부분 생각하는데, 우리병원(칠곡경북대병원)에서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위근위부 절세술(위 윗부분만 잘라냄) 등 다양한 수술법을 사용한다" 며 "이처럼 가능보전수술을 중시하는 이유는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이 수술 방법에 따라 크게 좌우괴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환자 중심의 진료와 수술을 위해 칠곡경북대병원의 위장관외괴, 소화기내과, 종양내과는 긴료지침을 공동으로 만들고, 매년 새로운 연구결과를 반영해 개정한다.
위암수술과 삶의 질에 관한 각종 자료와 데이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축적된 곳이 칠곡경북대병원이다.
위암 재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복막전이(재발)를 예방하기 위한 '수술 직후 복강 내 화학요법'에서도 가장 앞서가고 있다.
"요즘 위암 발생도 서구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위암은 대부분 위의 아랫부분에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서구에서 처럼 위의 윗부분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위식도역류질환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식도암 역시 크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식습관의 개선과 더불어 내시경 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권오경 / 칠곡경북대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