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2005년 11월 27일로 기억되는데, 이때 나는 그야말로 엄동설한에 단봇짐을 싸서 서울로 온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였고, 대구에서 이사를 온 것도 아니고 홀로 성남(분당)에서 오피스텔에 세들어 지내던 때라 휴일이면 무조건 대구를 다녀오다시피 하던 때였다.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동기 산행을 한다는 기별에 보답하기 위해(?) 동참을 다짐하고는 대구에 있는 집에는 가지 않고 산행에 동참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 당시 똑딱이 카메라였지만 내가 유일하게 니콘 쿨픽스 995 카메라를 갖고 촬영했던 것인데, 불행히도 사진 원본은 없어졌고, 산행 후에 만들어 몇 몇 친구들에게 전해줬던 슬라이드쇼에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옮기게 되었는데, 옛날 카페에 실었던 것은 모두 삭제하여 없어졌던 것이고 사진 해상도도 많이 떨어져서 약간 흐릿하게 나온 것이다. 다행히도 20여년 만에 다시 올리게 된 점을 우리 함께 축하해 줬음 하는 마음도 있다.
이 산행이 내가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올랐던 첫 산행이었고, 여기에서 1) 여성봉이란 것 2) 산행하면서 회(膾)를 몇 점 맛봤다는 두 가지의 기억이 생생하다. 첨으로 여성봉에 올랐다는 사실과 김용철 원장이 집결지에 약간 늦게 도착한 원인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회를 떠 오느라 늦었다면서 여성봉에 올라 풀어 놓은 보따리에 풍성한 회 접시가 눈에 확 들어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산악회장은 윤광희, 산행대장은 박태근으로 기억하는데 맞는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지난 일요일 도봉산 신선대에서 내친 김에 여성봉을 가려고 작심했던 것은 이 기억, 아니 추억을 회상하면서 다녀왔는데 그 당시에는 여성봉 핵심을 밟고 지나갔었지만 10여년 전부터는 그걸 뭐 보호한다나 하면서 우회 데크를 만들어 놓고는 출입도 못하게 해서 그때보다 선명한 모습을 볼 수도 없다. 2005년도에 찍은 사진이 있으니 그저께 사진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있다.
첫댓글 20년전 옛 추억과 사진들로 젊은 청춘의 시절을 고스란히 소환해줘서 고맙구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