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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고 옥한흠 목사를 임종하고 35년간 수만 명 환우와 가족을 섬긴,
병원, 호스피스, 사별 사역 전문 목회자의 ‘환자 심방 다이어리’
몸 아프고 맘 약해진 이를 만나는 사람이 알아야 할,
위로하는 소통의 기술과 힘을 주는 돌봄의 원리
일반 병문안부터 호스피스 간호와 사별자 돌봄에 이르기까지,
목회자와 봉사자 모두 알아야 할 환자 심방 축적 노하우
A Practical Guide for the Critical Patient's Care
“환자 심방이란 질병으로 낙심하고 소망이 없는 연약한 사람들이
현재의 힘든 투병 생활을 혼자 감당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소망과 평안 가운데 투병 생활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환자와 그 가족들을 섬기는 일이다.” _본문 중에서
🏫 저자 소개
박남규
교인 중 누군가 병들고 아프면 찾아가는 교회 환자 심방의 내용을 발전시켜, 말기 환자를 보살피는 호스피스 돌봄은 물론 그 환자의 사후(死後) 사별자가 된 가족까지 손길이 미치도록 환자 심방의 지평을 확장한 현장 목회자. 사랑의교회에서의 사역 기간을 포함, 무려 35년 넘도록 쌓인 ‘사람을 보살피는 모든 노하우’를 이 한 권의 환자 심방 입문서에 눌러 담았다.
저자는 고인의 가족 등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사랑의교회 고(故) 옥한흠 목사를 임종한 호스피스 전문 목사이자 고인의 목회 동역자였다. 나아가 저자가 심방한 수만 명의 환자와 그 가족에게는 자상한 목사요, 특히 임종을 본 6천 8백여 명의 말기 환자에겐 천국 가는 길을 안내한 가이드 겸 위로자였다.
중앙대학교 전자공학과(BA) 졸업 후 한국전자시험검사소에서 근무하였다. 1983년에 도미(渡美)하여 한창 사업에 매진하던 중인 1986년에 신유 은사를 받아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역을 시작하였다. 1988년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84회, M.Div.)을 졸업하였다. 1988년부터 2014년까지 28년간 사랑의교회에서 옥한흠 목사의 배려 가운데 사역하면서, 이전의 한국교회에서 생소했던 ‘교회 호스피스’라는 새 분야를 개척하여 정착시켰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강원도 횡성에 세운 ‘사랑의전인치유센터’에서 사역했으며, 2015년 생명나눔교회를 개척하여 현재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1996년부터 ‘한국호스피스협회’ 이사이며, 같은 해 11월에 ‘한국교회호스피스전인치유협회’를 발족하여 현재 회장이다.
📜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 심방의 달인, 옥한흠 목사님을 그리워하며
좋은 심방을 위해 알아두고 준비할 것들
1장ㆍ심방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시작하자
2장ㆍ심방하는 이가 반드시 갖춰야 할 5가지 태도
3장ㆍ심방받을 사람의 영적 회복을 돕는 3가지 원리
심방대상자를 제대로 위로하는 소통의 기술
4장ㆍ소통을 가로막는 심방자의 6가지 실수
5장ㆍ환자가 회복되는 심방자의 5가지 소통 기술
6장ㆍ죽음을 마주한 사람을 돌보는 10가지 원리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심방하는 방법과 사례
7장ㆍ환자의 욕구를 이해하고 주의해서 심방하는 법
8장ㆍ염려에서 벗어나 믿음으로 살게 돕는다
9장ㆍ‘죽음에 이르는 심리적 5단계’에 의한 심방 사례
교회 호스피스와 사별자 돌봄 가이드
10장ㆍ호스피스 돌봄의 의미와 가치 이해하기
11장ㆍ사별과 사별자 이해와 돌봄의 모든 지식
12장ㆍ사별 후 회복에 필요한 목회적 돌봄
13장ㆍ사별자를 돌보는 공동체 사역의 모델
14장ㆍ교회의 호스피스 사역, 어떻게 할 것인가?
에필로그 | 한 목회자가 걸어온 심방자의 길
감사의 글
부록 |
심방할 때 필요한 성구
호스피스 프로그램 운영기관
더 읽으면 좋을 책들
📖 책 속으로
2020년 9월 2일, 내게는 가장 친한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친구’이자 존경했던 동역자이며, 목회의 선배이자 사역의 스승이셨던 고 옥한흠 목사님의 10주기를 맞았다. 그동안 내가 미약하나마 ‘한국교회 호스피스 전인치유’ 사역에 발판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은 지지와 후원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항상 나의 사역을 격려하며 지켜봐주셨던 옥한흠 목사님의 은혜 때문이었다. 그 분을 생각하며 이 책을 쓸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더불어 호스피스와 전인치유 사역에 쓰임 받게 된 내 배경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싶다.
1991년 11월 어느 날, 교회의 중진들이 모이는 120인 기도회가 사랑의교회 소망관 4층에서 열렸다. 옥 목사님은 사랑의교회의 박모 권사님께 간증을 제안하셨다. 그때까지 교회에선 한 번도 없던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당시 박 권사님은 암으로 투병 중인 한 권사님의 남편을 섬기고 있었는데, 그는 교회 초기 교인 중 한 분이었다. 권사님은 간증 말미에 “우리들의 섬김에는 한계가 있기에 암환자들을 섬길 수 있는 목회자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셨다.
박 권사님의 간증을 듣고 도전(!)을 받았는지, 나는 다음 날 아침 패기 있게 옥 목사님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대뜸 “제가 환자들을 위한 사역을 해보겠습니다”라고 선언하듯 말했다. 잔뜩 긴장하고 드린 제안이었는데, 옥 목사님은 너무나 쉽게 “그래, 해봐!”라며 흔쾌히 허락하셨다. 뛸 듯이 기뻤다. 박 권사님께 바로 연락을 드렸고, 사랑의교회 초창기 교인 몇 분과 함께 호스피스 전인치유 사역을 처음으로 시작하였다. (중략)
그로부터 25년 후, 옥 목사님은 폐암으로 투병하시게 되셨다. 나는 병실이든 가정이든 거의 매일 목사님을 찾아뵈었다. 옥 목사님께서 고통 중에도 평안하게 투병하시며, 날마다 매 순간을 감사하며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25년 전에 나에게 시범을 보이셨던 환자 심방의 깊은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다소 뜬금없었지만, 나는 옥 목사님께 그날의 일을 말씀드렸다. 이제야 목사님이 생각하시던 심방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지금도 심방할 때마다 항상 기본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명불허전 ‘고수’의 심방이었노라고 고백했다. 그러자 호탕하게 웃으셨다.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자주 떠오른다.
옥 목사님이 숨이 너무 가빠져 중환자실로 옮기셔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중환자실 입구에서 목사님의 침대만 들어갈 수 있던 마지막 순간, 목사님은 내게 손을 흔드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박 목사! 너는 건강을 조심해야 해! 너는 건강을 조심해야 해!”
두 번이나 같은 말을 하시며 나를 쳐다보셨다. 그 눈빛 속에 담긴 수많은 말과 애정과 신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의 눈빛이 내게는 지금도 선명하다.
침대가 중환자실로 들어가고 문이 닫혔을 때, 나는 목사님이 사라진 중환자실 문 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를 향해 “건강 조심하라” 하시던 그 말씀이 육성으로 들려주신 마지막 유언이라는 것을 눈치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게 저려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옥 목사님이 중환자실로 옮겨간 지 3주쯤 흘렀을까? 폭풍이 몰아치던 9월 2일 새벽, 목사님의 큰아들 성호 집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박 목사님, 아무래도 속히 병원으로 오셔야 할 것 같아요!”
그 부름이 내가 옥 목사님께 마지막 선물을 드릴 기회라고 여겨졌다. 중환자실에 도착하자 옥 목사님의 절친이신 손OO 목사님이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셨다. 잠깐 목례로 인사한 후, 내가 먼저 서둘러 병실에 들어갔다. 곧이어 손 목사님이 들어오셨다. 이미 들어와 계시던 사모님과 두 아들과 함께, 다섯 명이 침대에 둘러서서 누워계신 옥 목사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씀도 할 수 없으셨지만, 인공호흡기로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얼마나 평안한 얼굴로 누워 계시던지….
나는 임종을 지키는 것이 목사님께 마지막 선물을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존경했던 목사님의 임종을 함께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 도리어 내게 얼마나 큰 선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목사님의 마른 발을 붙잡고 목사님이 항상 좋아하셨던 시편 23편과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찬송을 작은 소리로 읊조렸다. 손 목사님께서 기도와 위로의 말씀을 마치자마자 임종을 알리는 계측기 신호음이 들렸다.
나는 오늘도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죠! 오늘도 참 좋으신 일로 함께해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하시던 옥 목사님의 심방 철학을 기억한다. 그 분의 신뢰와 사랑에 큰 격려를 받았던 자로서, 한국의 목회자들과 심방으로 봉사하는 모든 이들이 환자들을 섬기는 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기록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책 속으로 - 본문 중에서
‘환자 심방’이란 사람들, 특히 교인들 중에서 현실적으로 건강에 염려가 되는 문제가 생긴 상황을 전제로 한다. 환자 심방은 환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또한 낙심한 감정을 영적으로 회복하고 치유받을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는 믿음의 생각을 키워나가도록 교회가, 특히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를 도구로 삼아 전인적인 위로와 섬김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이다. _p 28
인간은 병이 들어 힘든 시간을 보낼 때라도 우리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 그 하나님이 동행하시는 ‘업어주심’을 환자가 경험하는 통로가 바로 환자 심방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환자 심방은 약해진 환자가 힘들어할 때 업어주는 일과 같다. _p 33
‘환자와의 소통’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마음가짐이다. 심방자는 심방 받는 환자 또는 사별자들이 자신을 압도하는 여러 가지 불안감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입장에 있음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 특히 말기 환자는 죽음과 고통(통증)은 물론 치료비까지 불안해한다. 환자 또는 사별 가족이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별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심방자가 한두 번의 대화로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일소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_p 39
기차가 탈선한 것처럼, 병에 들거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모든 상황을 벗어나는 길은 먼저 대상자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뿐이다. 그것이 대상자라는 기차를 기찻길에 다시 올려놓는 일이다. 기차가 탈선된 것처럼 무너진 인격이 존중받고, 이것이 긍지를 갖는 것으로 이어져 심방대상자 스스로 투병 생활을 잘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갖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방자는 ‘(환자인) 당신이 하나님께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사랑받는 자녀로서의 신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_p 53
필자에게 가장 나쁜 심방자를 정의해보라고 한다면, 갈급한 환자의 심리를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사람이다. 성도들을 섬긴다는 명목으로, 예수의 이름을 빙자하여 환자나 그 가족에게 접근해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설프게 조언하려다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심방대상자에게 어떤 조언이나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 충동이 들거든 먼저 이런 광고 문구를 기억하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심방자들의 사명은 영적인 심방 전문가가 되는 것뿐이다. 환자들의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문가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심지어 심방자의 직업이 의사라 하더라도 자신이 그의 주치의가 아니라면 조심해야 한다. _p 76
심방대상자를 만나 대화를 나눌 때는 일상적인 일, 사실, 의견, 감정, 기대(혹은 욕구) 중에서 상대방이 어느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는지에 맞추어 같은 수준으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잘 알지 못하는 대상자를 만날 경우,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은 그날의 자연 현상(날씨, 외부 환경, 심방대상자를 만나러 오는 길의 풍경 등)으로 말문을 트는 것이다. 심방대상자와 대화할 때 대상자가 말문이 트이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대상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즉, 경청하기다. 경청을 그저 아무 말 없이 귀를 기울여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쉽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듣기만 하면 양방향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상자의 말을 경청할 때는 자신이 경청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고 긍정적인 반응 신호로 머리를 끄덕이는 방법이 있다. _p 89
그런데 우리는 반드시 육체적으로 죽어야만 죽음을 겪을 수 있는 것일까?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도 작은 죽음을 숱하게 겪는다. 작은 죽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강을 잃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앞세우는 것, 젊음을 잃는 것 등이 있다.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고 끊임없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상황도 작은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병들거나 늙어서 유용성(쓸모)이 떨어지는 상태도 그렇다. 젊었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상태도 그러하다. 삶에서 이런 심리적 변곡점들을 겪었다면, 이미 작은 죽음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죽음을 낭만적으로 말하지만, 성경은 죽음이 친구인 양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작은 죽음뿐 아니라 실제의 죽음에 직면하면 신앙적으로 무엇을 붙들고 있어야 할까? _p 94
🖋 출판사 서평
간혹 친지가 입원할 경우, (코로나 시대에는 방문이 어려워졌지만) 병원에 문병을 가보면 ‘세상에 환자가 이렇게 많은가?’ 하고 놀라게 된다. 어쩌다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을 갈 때도 ‘세상엔 아픈 사람이 꽤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자신과 친지가 모두 건강하다면, 즉 자신을 비롯해 주변에 환자가 없는 일상이라면 아픈 사람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환자와 그 가족 입장에서 반대로 생각해보자. 사람이 아프게 되면 주변 사회와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소외된다. 심리적 위로와 지지와 경제적 도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은 잠깐 걱정해주기는 해도 당사자나 가족만큼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심지어 교회 교인들 중 환자가 생겨 주보에 입원 소식이 나와도, ‘잘해야’ 치유를 위해 잠시 기도할 뿐 ‘찾아가 방문하는 일’, 즉 심방(尋訪)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심방은 주로 목회자의 일로 치부하거나, 심지어 목회자라 하더라도 환자를 방문하는 ‘환자 심방’은 일반적인 심방보다 부담스럽게 여길 것이다. 대상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비슷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대상이 다르면 접근 방법도 완전히 달라야 한다. 입원한 환자, 그것도 심각한 상황에 이른 중증 환자를 돌보는 일이라면 더욱 그래야 하지 않을까? 환자의 상황이 심각할수록 돌봄의 정도는 더 커져야 함에도, 정작 그 방법은 잘 알기 어렵다. 먼저 그 일을 많이 경험해본 사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목회적 돌봄의 실천 분야에서도 비교적 특별한 분야인 환자 심방과 말기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사역까지, 30년 넘게 독보적인 경험을 쌓아온 박남규 목사가 자신의 평생 사역 경험과 노하우를 공개해 이 책을 썼다. 그는 2010년에 자신이 사역하던 사랑의교회의 담임목사였던 고 옥한흠 목사의 임종을 본 사람이기도 하다.
저자는 원래는 기술 전문가였고, 미국 이민자로서 사업도 해본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신유의 은사를 받고 자연스레 아픈 사람을 돌보는 사역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신학 수업을 위해 한국에 돌아와 연결된 사역지가 옥한흠 목사가 담임하던 사랑의교회였고, 평신도들이 목회자 없이 환자 심방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걸 보고 환자 심방 사역에 뛰어들었다. 그리하여 평범한 환자뿐 아니라 말기 암환자 같은 중증 환자까지 돌보고, 나아가 그 가족이 사별자가 된 후까지 돌봄을 아끼지 않는 총체적 환자 심방 전문가가 되었다. 국내에 호스피스 사역을 뿌리내리고 죽음을 생각하는 모임까지 태동시킨 각당복지재단의 김옥라 회장과, 간호학계의 리더였던 고 김수지 박사 같은 전문가들과도 교류하며, 환자 심방 사역을 교회의 목회와 실천적 차원을 넘어 전문적 수준에 이르게 하는 데도 기여했다. 그의 사역은 지구촌교회(이동원 원로목사)를 비롯해 상당수의 한국교회에도 영향을 주어, 교회의 환자 심방을 단순한 심방의 종류가 아닌 전문 영역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이 책 〈환자 심방〉은 저자가 수만 명의 환자를 심방하고 6천 명이 훨씬 넘는 임종(臨終)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다. 심방하는 사람(목회자 또는 평신도)이 환자를 대할 때의 주의사항은 물론 소통하는 방법도 친절히 알려준다. 환자의 상태에 따른 대처 방법에서 등장하는 실제 환자들의 사례는 환자 심방에 특별한 관심이나 책임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환자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삶과 질병과 죽음에 대해 깊이 있고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돕는다. 이 책이 단순한 환자 심방 지침서를 넘어, 삶과 죽음에 대해서까지 생각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 책은 또한, 단순히 환자를 방문하는 일을 넘어, 호스피스와 같은 전문 영역에 대한 지침도 주며, 특히 환자의 가족을 이해하고 돌보는 ‘사별자 돌봄’ 영역까지 다룬다. 목회자라면 누구나 필독서로 삼아야 하며, 교회의 장로와 권사 등 성도를 돌볼 책임이 있는 중직자에게도 ‘연약한 사람을 돌보는 원리’를 알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닐지라도, 일반 호스피스 분야의 종사자들에게도 지침과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