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반조뿐이다
혜거스님
혜암 큰스님은 103살까지 사셨는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용맹정진을 하신 분이다.
스님께서는 “공부는 반조(返照) 밖에 없어”라고 말씀하셨다.
반조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 단계는
누가 잘못된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의 허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얼른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이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돌이켜보면
바로 상대의 허물이 이해가 가고
나는 저렇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을 돌이켜 보는 것이다.
자신을 계속 살피고 살펴보면
모자람이 큰 산과 같고 온통 허망할 뿐이며,
나이만 먹었을 뿐
내놓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나아가 자기의 부족한 점과
허물된 자리를 살펴서 반조해야 한다.
세 번째는
밖으로 향한 것들을 모두 안으로 돌리는 것이다.
우리의 눈, 귀, 코, 입은 늘 밖을 향해 있다.
밖의 사물에 끄달리지 않고
내 안을 들여다 보는
회광반조(廻光返照)는 참선수행의 기초이다.
이 단계에서는 바라보는 자와
바라보여지는 자로 나뉘어진다.
바라보는 자는 심안이지만
이름 뿐이고 실체는 아직은 모른다.
이 모르는 눈이 불안이고 천연적이다.
바라보여지는 자는
여러가지 생각들이다.
이는 훈습된 과거의 자료들이다.
이때 바라보여지는
여러가지 생각들의 뿌리가
어디인가를 관찰하고 물어야 한다.
바라보여지는 자보다
보는 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으로
참된 반조를 하게 되면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진다.
완전한 반조가 이루어지면
참회할 것도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밖으로 구하지 말고
이룰 것을 찾지도 말고
오직 반조하고 반조하여
풍랑이 멎어 맑은 물처럼 허물이 없어져서
청정한 마음이 되도록 참회하고
반조하는 것이 마음 닦는 길이다.
바라보여지는 것들의
근원이 무엇일까를 관찰해나가면
바로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가
다르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게된다.
둘 아닌 상태가
자신 임을 깨달으면 견성이다.
쥐가 고양이 밥을 먹었다와
달마의 불식도리가 깨달아지는 단계이다.
지난 가난은 바늘꽃을 땅도 없더니만
금년 가난은 참으로 가난하여
바늘마저 없도다
한 선문이 나올 만한 단계이다.
- 혜거선사의 '좌선의' 강의 中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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