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고 건조한 가을 날씨는 피부를 마르게 하지만 눈도 마르게 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눈은 눈동자를 얇게 덮고 있는 눈물층이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을 부드럽게 떴다 감았다 할 수 있다.
눈마름증이라고도 부르는 안구건조증은 주로 건조한 환경이나 바람이 부는 장소에서 증상이 악화되고 눈을 오래 사용할수록, 오후로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에 모래알이 구르는 듯한 이물감, 비눗물이 들어간 듯한 작열감, 콕콕 찌르는 아픔, 가려움, 뻑뻑함, 안구 피로 증상 등을 보인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으로는 눈물샘의 위축, 지방층을 만드는 샘의 장애, 눈물을 공급하는 통로의 막힘 등이 있다. 대개 나이가 들면서 눈물샘에서 분비하는 눈물의 양이 줄어들어 안구를 보호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지 못해 발생한다. 40세 이상에서 흔히 나타나며 남자보다는 여자,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흔하다. 이밖에 비타민A의 결핍이나 약물의 오용, 눈가의 염증, 만성 결막염, 눈꺼풀 이상및 전신질환과 연관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 콘텍트 렌즈를 장기간 착용하는 사람,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한 사람에게서도 많이 발생한다.
안구건조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최선의 치료 및 예방법은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실내 습도 높이기
안구건조증은 대기가 건조한 가을과 겨울에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이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올려줘야 한다. 실내온도 대비 습도는 보통 18~20도에서는 60%가 적당하다. 15도에서는 70%정도, 21~23도에서는 50%, 24도 이상에서는 40%의 습도가 좋다.
대표적인 방법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면 집안 전체에 고루 수증기를 공급할 수 있다. 빨래할 때 마지막에 따뜻한 물로 헹구면 건조되면서 집안에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하고 더 잘 마르는 효과가 있다. 샤워 후 욕실 문을 열어 놓거나 실내에 숯을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밤에 눈이 침침하면 따뜻한 물수건으로 눈을 찜질해주면 좋다
▽렌즈 착용 10분전에 인공눈물 넣기
인공눈물을 넣으면 눈을 윤활하게 하고 안구 자극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인공눈물의 종류에 따라 방부제나 보존제가 들어 있기 때문에 하루에 네 번 정도 넣어주는 것이 좋다. 하루 5회 이상 점안하는 경우에는 방부제나 보존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는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방부제가 렌즈에 흡착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렌즈를 착용하기 5~10분 전에 인공 눈물을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공 눈물을 넣을 때에는 용기 끝이 속눈썹에 닿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눈에 넣은 인공 눈물이 눈물길을 따라 코로 배출될 수 있으므로 코에서 안경을 받치는 부분을 3분 정도 눌러 주는 것이 좋다.
▽모니터와 책은 시선보다 15도 낮게
MP3, PMP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책, 영화, 뉴스를 볼 수 있다. 이 때 사람들은 모니터에 집중하면서 눈깜박임의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한양대구리병원 안과 조희윤 교수는 “눈을 깜박이면 눈꺼풀이 안구표면을 덮어주면서 눈물이 마르지 않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책이나 모니터에 집중하면 눈깜박임이 무의식적으로 줄어들게 되므로 이를 보는 시선을 조금 낮게 해 주면 눈꺼풀이 눈을 덮어줘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50분 책 보고 5분은 멀리 보며 눈 깜빡이기
2007년 고대구로병원 안과 송종석 교수가 고등학생 1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게임에 집중하면 1분당 눈 깜박임 횟수가
평균 15~20번에서 5번으로 줄어들었다.
조희윤 교수는 “무언가를 장시간동안 집중해서 보는 것은 눈에 피로감을 주기 때문에 50분을 집중해서 봤다면 5~10분정도는 먼 곳을 바라보면서 눈을 깜박여주는 등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선으로 오메가3 지방산 보충하기
연어, 참치, 고등어 등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 3 지방산이 눈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가 보여준다. 특히 노인성 황반변성 같은 눈 질병을 막아주고 병의 진행속도를 늦춘다.
정태영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은 안구표면의 염증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주므로 이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등푸른 생선 혹은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도 눈마름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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