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산에 볼 일이 있어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밖을 보니
이팝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심히 산비탈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곳에는 아카시아 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 아카시아 꽃이 벌써 폈네"
"아니야, 이팝나무 꽃이야"
옥신각신 서로 다투었지만 나중에 자세히 알아보니 아카시아 꽃이
맞았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도 그렇고 멀리서 보면 꽃 모양도 엇비슷하니 착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이팝나무 꽃보다 아카시아꽃이 반가운 건 무엇 때문일까요?
5~6월이면 피는 아카시아 꽃.
우리 어린시절에는 주위에 너무나 많이 피었고 보아왔기 때문에 추억의
꽃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아카시아 꽃을 보기가 쉽지 않지만 옛날에는 산하에 지천으로
널려 있었습니다. 잘 번식하고 다른 나무에 피해를 끼친다는 오해를 받고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나무 중에 한 종류입니다.
수령 10년 정도 되면 한 나무에서 꿀을 2말가량 생산할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그렇고,
각종 약재료로도 많이 쓰이고 재질이 단단하여 목재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또한
아카시아 꽃이 필 때 쯤이면 그 향기가 온 천지를 뒤덮기도 하여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꽃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팝나무에 밀려 그 자리를 빼앗기고 있지만, 한때는 산사태를 막기 위해
사방사업에 많이 이용되기도 했는데, 차츰 없어져 가는 걸 보면 감탄고토( 甘呑苦吐)의
세태를 반영해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나무에 가시가 있어 조금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벌과 곤충에게는 많은 양식을 주고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달콤한 꿀과 향기를 주니 얼마나 고마운 나무입니까.
이런 유익한 나무를 베어내어 없앨 것이 아니라 수종을 개량하여 "가시 없는
아카시아 나무"를 출시한다면 양봉농가의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그 그윽한 향기를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가위바위보로 아카시아 잎을 하나씩 떼면서 동무들과 어울려 놀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꽃말은 "우정, 비밀스런 사랑, 품위, 희귀한 사랑"입니다.
나는 "우정"을 추천하고 싶군요.
오늘도 건강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시길~~~
첫댓글 우리 국민핵교 댕길 때 황폐된 산하를 최단시일 녹화하기 위해 수입된 두 종 둥 하나인걸로 알고 있어요. 오리나무하고...
이 계절에 아카시아와 앙상블을 이루는 꽃이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찔레꽃"입니다.둘다 은은한 향이 일품이고요.
친구 덕에 은은한 향을 맡고 갑니다.고마워.
아카시아 꽃을 줄기째 따다가 튀김가루 묻혀서 튀기면,
막걸리 안주로는 최고인데......
전으로 구워도 좋고.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