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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표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을 다시 한번 요구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즉각적인 대외 활동 중단과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한 결과가 나왔다.
한 대표의 요구는 그동안 제기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치를 갱신해가는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를 내건 한 대표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집권 여당의 대표라면 유념해야 할 것들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집권해야 할 정당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이런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몰렸을 때 여당 대표가 지금 같은 메시지를 계속 공개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다. 한 대표의 메시지는 대통령에게 전달되고도 남았다. 그런 상황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되풀이하는 것은 그 대상이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정치적 언행이 뭘 노리는지 한 대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당 대표는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집권의 정당성을 상징하는 대통령을 보호하고 동행하는 일이 그것이다. 한 대표의 태도를 보면 정권이 망가져도 좋으니 본인의 인기는 챙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1대 대선을 의식한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몰락하면 그 타격은 대통령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과 한 대표도 예외일 수 없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새겨야 한다.
최근 민주당과 이재명은 서울 시내에서 ‘김건희 특검 요구 집회’를 진행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 방탄과 윤 대통령 탄핵까지 고려한 집회였다. 하지만 2016년 촛불 시위와는 규모와 열기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초라했다. 만의 하나, 한 대표가 이재명과 암묵적인 공조를 의식하고 있다면 이 집회의 추이를 보다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지난 대선에서 우파 시민들이 돌아선 결과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심리를 좀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을 좋아할까? 우파 시민들의 심리가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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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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