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방죽에 서늘한 기운 몰려오고 송재소씨가 번역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때쯤 다산이 귀양살이를 하던 강진을 비롯하여 남부지방에는 나무 가지 끝에 연한 보라 빛의 조그만 꽃들이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무더기로 핀다. 우리나라의 나무 꽃에는 보라색이 흔치 않아 더욱 돋보이며 라일락처럼 향기롭기까지 하다. 배 안의 3가지 충을 죽이고 옴과 헌데를 낫게 한다’하였고 줄기의 안 껍질은 햇빛에 말려 역시 구충제나 피부병 치료제로 썼다. 또 잎은 화장실에 넣어 구데기가 생기는 것을 막았으며 즙액을 내어 살충제로 쓰기도 하였다. 나무 껍질은 흑갈색으로 세로로 잘게 갈라지며 가지는 굵고 사방으로 퍼진다. 잎은 홀수 2~3회 우상복엽으로서 가지 끝에 모여 나고 소엽은 끝이 뾰족한 계란형으로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연한 보라빛의 조그만 꽃들이 원추화서로 가지 끝에 지천으로 핀다. 열매는 9월에 노랗게 익으며 핵과로서 둥글거나 약간 타원형이고 긴 자루에 주렁주렁 드리워지며 잎이 떨어진 뒤에도 달려 있다. 달콤하여 먹을 수 있으며 속의 씨는 세로로 골이 지고 오이씨처럼 생겼는데 무척 단단하다. 열매는 옷장에 넣어 나프탈렌 대용으로 쓰고 종자에서 짠 기름은 불을 밝힌다.
염주를 만들 수 있다하여 처음 ‘목구슬나무‘로 부르다가 멀구슬나무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씨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약으로 쓰는 것 외에 사람이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 목재는 생장이 빨라 조각재, 가구재 등으로 쓰인다. ( 출처 : FOREST KOREA)
멀리서보면 라일락(수수꽃다리)인 듯, 초록 잎 사이로 보랏빛 꽃이 참 예쁘다. 롯데백화점에서 북동 성당을 지나 신호등을 막 지나면 오른 편에 중앙문방구점이 있다. 도심한 가운데 아름드리 나무에 보랏빛 꽃을 풍성하게 매단 모습이 지나는 이의 발길을 잡는다. 운전을 하고가면서 보다가 하마트면 급제동을 걸뻔 했다. 한 쪽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문방구를 향해 다가갔다. 은은한 향기가 가장 먼저 나를 반기고 담장너머 기대고 누운 꽃 한무더기가 무척 반갑다.
빌당숲사이를 가로질러 시원스럽게 뻗은 이파리와 꽃무더기의 당당함과 시원스러움에 취해 보고보고 또보고...
흰눈처럼 쌓인 꽃잎부스러기들이 지나가는 행인의 발길에 치어 여기저기 나뒹굴고... 멀구슬 나무아래 짜투리땅! 올망졸망 자리하고있는 팔손이, 국화, 그리고 자주괭이밥까지도 그 모습이 정겹다.
50년 정도 되었다는 이 나무를 몹시도 아끼는 쥔장은 봄이면 보랏빛 꽃향기와 꽃눈을, 여름이면 이파리의 시원하고 푸르른 녹음을 볼수있고 가을 단풍과 함께 푸른 열매가 노랗게 익어서, 그 열매를 대롱대롱 매달고 겨울을 나는데 이것이 회충에 특효약이라며 나무자랑에 열을올린다. 혹여 나무가 상할까봐 담장까지 쪼아낸 주인장의 마음이 곱기만하다.
비스듬한 해넘이 빛에 어우러진 멀구슬의 자태는 한 쪽 벽을 쪼아낸 쥔장의 마음이 보태져서 더욱 따뜻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고개들어 시원스레 뻗은 가지들을 한 번 더 치어다보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 가던 길로 되돌아간다. 이제 유동거리는 이 멀구슬나무가 있어 더욱 정겨운 장소를 기억될 것이다. |
출처: 숲이랑 놀자 원문보기 글쓴이: 숲향기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수창초등학교 후문 건너편이네요. 멀구슬나무 꽃잎을 사뿐히 즈려밟고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그리운 벗님이 근무하는 사무실이 있지요. 그녀도 이 멀구슬 꽃향기에 취해있을까?^^* 박향선생님, 운전 조심하셔요.
도심에 핀 작은 꽃, 무심하게 지나칠 주변의 꽃들에 감동을 갖도록 올려준 숲향기님 고맙습니다. 기운은 좀 차리셨는지..
저도 5번버스 타고 다니면서 남광주역의 커다란 멀구슬나무를 봅니다~
그녀, 멀구슬 향기에 취해 5월내내 행복했나이다. ^^ 멀구슬 꽃이 하얗게 내리는 길을 눈 감고 걸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