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파고 전교 꼴등, 간첩유미, 그리고 민호의 첫사랑이자 여자친구인 유미가 파란만장했던 그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결국 하이킥 세상을 떠났다. 수많은 닉네임을 탄생시켰던 여러 에피소드들 속에 이번 152 회가 추가시킨 별명은 아마도 ‘살인유미’ 일 것이다. 정당방위였지만 어찌됐던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으므로 유미는 다시는 하이킥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날 수 없게 되었다. 이별을 고하며 통곡하던 민호처럼 유미를 보내는 하이킥 애청자의 심정도 아쉽고 서운하다. 그리고 그 마음은 유미 역시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한다.
하이킥 안에서 유미 캐릭터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바보, 꼴찌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는 무식 코드는 윤호와 쌍벽을 이루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겨주었고 막판에 등장한 혜미와의 전교 꼴찌 다툼은 유미가 갖고 있는 무식 코드의 대단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미는 공부를 안 해서 그럴 뿐이지 실은 영어를 무지무지 잘 하며 결코 무식하지 않다는 일명 ‘거짓말 방송’으로 마무리 지어지긴 했지만. (방송위원회 징계감이예욧)
또한 한때 배신범, 노숙범을 탄생시켰던 민호-유미-범 간의 삼각 로맨스도 시청자를 열광시켰던 하이킥 속 완소 에피소드이다.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식의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은 요상하게도분노의 양치질, 분노의 클릭질, 그리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버스 안에서 폭발하는 분노의 손가락을 완성시키는 기발한 센스를 보여주었다. 후에 유미와의 맞짱에서 도망치는 비굴범의 모습도 유미를 통해 변주한 범이 캐릭터이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elin1990)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believesh)
그리고 무엇보다 하이킥 속 유미를 대표하는 에피소드엔 남자친구 민호와 만들어간 아기한 연애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유미의 빛나는 미모에 한 눈에 반한 민호의 순정은 바람처럼 나타났다 또 바람처럼 사라지는 여자친구의 돌발 행동 속에 위태롭고 불안하게 흔들렸다. 유미가 없는 동안 민호가 귀엽고 예쁜 1학년 동생 앞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목포로 KTX를 타고 달려갈 만큼의 정성과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유미 역시 민호에게만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갖지 않았을까? 이제까지 사귄 남자친구 중에 180cm 이하의 남자는 없었다는 당돌하고 싸가지 없는 말에 키높이 구두를 몇 번이고 신어가며 여자친구 곁을 지키고자 하는 착해빠진 남자를 천하의 강유민들 어떻게 떠날 수 있으랴.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의 만남처럼 언밸런스하고 엽기적인 설정도 없을 테지만 하이킥이 진행되는 동안 간간이 민호와 유미가 보여줬던 이별과 재회의 애틋함은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을 맞은 지금에 더욱 아쉬움을 안긴다. 윤-민 커플, 민-민 커플, 신-민 커플의 틈바구니 속에서 그들만큼 주목받진 못했지만 민호-유미 커플의 사랑도 예쁘고 저릿했다.
(사진출처: ↑)
7월 초 종영 하는 하이킥이 벌여놓았던 그 동안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민호-유미 커플의 이야기는 조금 이른 감 있게 마무리 되었다. 그 후로 다시는 유미를 볼 수 없었다는 민호의 나레이션과 함께 그동안의 유미 등장의 역사를 보여주는 화면이 유미는 여기서 완전히 안녕이다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킥이기에 다시 한 번 유미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시청자의 예상을 깨고 거침없이 뒤통수를 후려쳤던 하이킥의 그동안의 만행(?)을 본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아니, 그것보다 더 솔직히 말해서 유미랑 민호가 너무 예뻐서 유미가 꼭 다시 등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크다.
(사진출처: ↑)
정극도전 한다는 기사가 공교롭게도 때마침 났던데 예쁘고 멋진 모습 기대할게요!!
유미 잘가~~~~~~!! ㅠㅠ
덧붙여서
1. 신분보장이 그렇게도 중요했던 강철봉과 유미에게 엄마는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될 수 있었을까?
‘사랑은 개나 소나 다 한다지만~, 나는 개 소만도 못한 바보야~’
나도 모르지롱!!
2. 조금씩 풀려가던 강철봉 일가의 미스터리를 완벽히 매듭짓기 위해 순재할아범과 문희여사, 그리고 준하·해미 커플은 때를 맞추기라도 한 듯 미국여행을 감행한 듯 싶다. 그래야만 윤호, 민호 형제가 학교 문도 닫을 그 늦은 시간에 집에 있지 않아도 될 수 있었을 테니까. 그렇다고 그 추운 알라스카에 떨어뜨려놓을 필요까진 없었는데.. 여튼 순재할아범, 문희여사, 그리고 준하·해미 커플 수고가 많았어요.
3. 민용선생과의 연애를 반대하는 집안 식구들과의 불화로 요즘 들어 얼굴에 그늘을 달고 살았던 민정선생은 민호의 절규에 깜짝 놀라며 괴성을 질러주는 센스로 오랜만에 시트콤다운 연기를 펼쳐주었다. 하이킥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너무 정극 도전에 출사표를 던지시던데 작렬하는 꽈당 연기를 마지막까지 보여주길 바래요.
4. 그리고 풍파고 짱 윤호의 싸움실력은 국정원 직원까지도 제압할 정도의 가공할 위력이었다. 나라의 정보력을 책임지는 국가비밀요원들과의 맞짱에서 입술, 콧등, 눈 옆 살짝만 까질 정도라니. 윤호는 대한민국에 파견된 무림고수임에 틀림없다. 역시 윤호는 최고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