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이 뿌려졌으니 이제 봄꽃으로 덮일 게다. 남녘에선 홍매화가 먼저지만 그래도 봄을 알리는 건 노란 꽃들이다. 봄 노란 꽃은 크게 넷을 꼽는다. 영춘화와 개나리, 산수유와 생강꽃이다. 둘씩 각각 닮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면서 묘한 짝을 이룬다. 도종환 시인은 "나는 아무래도 개나리꽃에 마음이 더 간다"고 고백했다. 작품 `개나리꽃`에서다. "그늘진 곳과 햇볕 드는 곳을 가리지 않고/ 본래 살던 곳과 옮겨 심은 곳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깊은 산속이나 정원에서만 피는 것이 아니라/ 산동네든 공장 울타리든 먼지 많은 도심이든/구분하지 않고 바람과 티끌 속에서/ 그곳을 환하게 바꾸며 피기 때문이다/검은 물이 흐르는 하천 둑에서도 피고/ 소음과 아우성 소리에도 귀 막지 않고 피고/ 세속이 눅눅한 땅이나 메마른 땅을/ 가리지 않고 피기 때문이다." 시인의 묘사처럼 개나리는 어디서든 꽃을 잘 피워낸다. 개나리꽃잎은 넷으로 보이지만 실은 통꽃이다. 비슷하게 생긴 영춘화는 5개 혹은 6개의 쪼개진 잎이 모여 꽃을 이룬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급제한 이에게 씌워주는 어사화로 영춘화가 쓰였다는 걸 아시는지. 산수유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온 뒤 열매를 맺는다. 빨갛게 변하는 열매 때문에 산수유 꽃말을 불멸의 사랑으로 붙였다. 지리산 자락에서는 산수유 열매를 따서 팔아 자식들 교육시키고 시집 장가 보냈다는데 껍질을 이빨로 일일이 벗겨내는 고통스러운 사역 때문에 어머니들의 손과 치아가 열매 독에 뭉그러지는 아픔도 있었다. 생강꽃은 산수유와 얼핏 봐서는 구분하기 쉽지 않다. 빛바랜 노란색이 차이라면 차이다. 생강꽃은 나무 본가지에 붙어 꽃을 피우니 꽃대를 볼 수 없다. 꽃가지가 나와 꽃을 업고 있는 산수유와 대비된다. 생강 향기 때문에 생강꽃인데 차의 재료로 쓰고 열매를 말려 가루로 빻아 향신료로도 썼다. 노란 꽃이 떨어진 뒤 나오는 열매가 익는 순서에 따라 연두-노랑-빨강-검정으로 변해 간다는 점이 재미있다. 은행나무처럼 암수 각각 다른 그루라는 것도 특이하다. 4개의 봄 노란 꽃 중 어느 게 먼저 모습을 보이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봄비로 미세먼지도 잦아졌으니 봄 노란 꽃 보러 야외로 한번 나가 보시길.
정겨운 손님에게
정겨운 손님이 오셨다
팔공산 세찬 바람 살얼음을 딛고 나온
새순과 풀잎 중에서
첫잎을 따서 모아둔 야생차
뽕나무, 가시오가피, 찔레순
칡순, 산복숭아나무, 두충나무
인동초, 두릅, 산미나리, 민들레
냉이, 씀바귀, 질경이, 쑥도
곡우 전 산야의 잎새들은
독이 없고 제각각 독특한 약성이 풍부하여
저들끼리 조화되어 신선하고 감미로운
최상의 보약차로 만들어진다.
이들을 한줌 듬뿍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주전자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향기에 취해
지그시
두 눈을 감는다.
그이도 나도 차도
추녀 끝을 서성이던 산비둘기도
정겨운 손님이
가지자
빛viit명상에서 깨어난
이슬비가 찬아오셨다.
출처 :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11/10/01 초판2쇄 P.24
소박하고 그윽한 야생차 향음,
풀꽃차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나옹선사
가끔 번뇌가 일어나고 짜증이 섞여오면
고용히 눈을 감고 이 시를 더듬는다.
그러고는 뒷밭에 나가 풀꽃 한두 송이 얻어와
보글보글 끓인 물을 약간 식혀 띄우면
절로 그 향에 취해
그 소박하고 그윽한 야생의 향음이 지나가면서
번뇌도 짜증도 삼켜버린다.
출처 :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11/10/01 초판2쇄 P.111
첫댓글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에 대한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봄에 피는 노란꽃 네종류 !! 정겨운 손님에게 아름답고 예쁜 그림 찻방 시에 취합니다. ~ 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봄노란꽃' 의논단과 귀한 빛글 감사드립니다.
봄 노란꽃 ( 생강꽃,산수유, 개나리, 영춘화 )
소박하고 그윽한 야생차 향음,
풀꽃차,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봄 소식에 취해 봅니다.
올려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봄, 노란색 그리고 풀꽃들에 대한 감사가 절로 떠오르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봄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피어납니다.~
논단과 함께 빛의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봄은 봄이네요 온카페가 봄소식 봄을 찬양하는글들로 장식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봄꽃같은 예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겨운 손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봄을 느껴봅니다. 감사합니다.
봄을 알려주는 개나리와 산수유, 생강 이야기와뻑 맛보고 갑니다...
야생차까지...
카페에서 봄을
아름다운 봄의 꽃향기를 느껴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봄향기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봄에 피는 노란꽃들의 향연이 아름딥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개나리 꽃은 어디서든지 그곳을 환하게 바꾸며 핀다는 말씀이 가장 인상적으로 들립니다.
그리고 심신을 건강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따뜻한 차가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