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라면~ 이라면~
빙그레의 출발은 1967년 '대일양행'이었습니다.
이후 '대일유업'으로 이름을 바꾼 대일양행은 미국의 퍼모스트 맥킨사와 기술 제휴를 맺어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판매하던 이 기업은 73년 한화에 인수되었죠.
1974년 1월 처음으로 '투게더'라는 이름의 고급 아이스크림을, 아이스케키에 익숙하던 한국의 대중에게 선보이죠.
같은 해 6월에는 '단지 바나나 우유', '뚱땡이 바나나 우유' 등 여러 가지 귀여운 애칭으로 불리며
아직까지 사랑받는 바나나맛 우유가 탄생합니다.
당시 고급 과일이었던 바나나의 향과 맛을 첨가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죠.
82년 '빙그레'로 이름이 바뀐 시기를 전후해, 유제품 외에도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이 확장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국민 야식, 국민 식사대용 식품인 '라면' 시장 진출이었죠.
85년 일본의 일청식품과 라면 생산에 관한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습니다.
이후 빙그레에서는 다양한 라면을 출시합니다.
라면은 맛있고 간편하기로는 따라올 자가 없지만, 튀긴 면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스프를 사용한다는 사실 때문에
자주 먹기에는 죄책감이 드는 음식인데요.
빙그레 라면들의 공통점이라면 바로 '건강함'을 강조한 제품들이었다는 것이죠.
1986년 출시된 '우리집 라면'은 천연 토코페롤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96년 나온 '뉴면'은 화학조미료 없는 라면이라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아직까지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매운 콩 라면'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100% 콩기름을 사용해 튀겼다는 점을 홍보해 사랑을 받았죠.
이렇게 상품성도 있고, 최고의 모델들을 기용해 광고하던 빙그레 라면을 더 이상 맛볼 수 없게 된 이유는
한화로부터 빙그레가 분리해 나오는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1992년 한화 그룹에서 빙그레를 분리해 나왔죠.
이들의 아버지인 한화의 창립자 김종희 회장이 지분 분할에 대한 명확한 유언을 남기지 않은 채 갑자기 별세하면서
형제간에 다툼이 벌어지던 와중이었습니다.
분리 당시 빙그레의 상황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무리한 사업 다각화 등으로 부채비율이 4200%에 달했고,
매년 발생하는 이자 비율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죠.
이에 김호연 회장은 라면 사업을 정리하고 스낵 사업의 영업권은 위탁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그리하여 2003년부터 대중의 사랑을 받던 빙그레의 라면 제품들이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첫댓글 맛보면 맛있었는데..
다 별로인데....사라졌다는건 삼양, 안성, 신라면에 다 밀렸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