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랑터 란이에요. 오늘은 어제 봉사하다 만난 란이의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릴까 해요.
란이는 다른 모든 사랑터 아이들처럼 정말 예쁘고 깜찍한 말티즈 아가씨입니다.
란이는 작년 11월 29일 아주 지치고 힘든 모습으로 사랑터에 입소하였어요.
털에 가려져 눈도 제대로 안보이던 란이...유난히 추운 올해 날씨 탓에 감기에 걸려서 감기치료도 받았습니다.
오랜만의 미용이라 낯설어 조금은 움직일 법도 한데 란이는 미용받는 내내 얌전하게 있어서
유난히 언니들의 칭찬을 많이 받았었어요. 너무 너무 순하고 착한 아이라구요...
그리고 미용을 마치자마자 이렇게 보석같은 눈을 보여주게 되었지요.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는 눈... 그렇지만 털을 다 밀고나니 란이의 아픔도 함께 드러났어요.
란이의 옆구리 쪽에는 털이 길었을땐 보이지 않던 큰 혹이 자라나고 있었고
란이는 사진 속 혹 제거 수술과 함께 중성화 수술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란이는 운이 무척 좋은 아이였어요. 중성화 수술을 위해 개복해보니 양쪽 난소 모두에
종양이 자라나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다른 부위로는 전이가 안된 상태였거든요.
아픈 몸으로 시보호소에서의 춥고 외로운 생활까지 겪은 우리 란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혹도 제거하고 중성화수술로 종양도 제거한 후 안좋았던 치아상태를 위한 스케일링까지 모두 마친 란이는
그렇게 힘들고 지친 모습을 조금씩 지워가며 사랑터에서 점점 예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봉사하던 도중 란이의 또다른 아픔을 마주하고 말았어요...
란이를 안아주시던 배땍님께서 란이 귀에 문신이 있다는 말씀에 가서 살펴보니
란이의 귀에는 파란 글씨로 55...라고 쓰인 듯한 숫자가 찍혀져있었어요.
이게 뭘까? 생각하는 도중 몽실언니님께서 해주신 충격적인 이야기는
오래전에도 비슷한 표시가 되어있던 아이가 사랑터에 입소하였었는데 그때
애견 번식농장에 있는 개들에게 이런 표시를 하기도 한다고 들었다는 것이였어요.
란이의 모습을 보고 출산을 했었구나 생각은 했지만 란이가 농장에서 모견으로 쓰여졌을거라곤 상상도 못해봤는데...
천사같은 란이가 한때 '55번 말티즈 암컷'으로 불리우며 새끼 낳는 기계로 살았을거란 생각을 하니 너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란이가 말을 못하니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모견으로 쓰여지다 난소의 종양 때문에 더 이상 새끼를 낳을 수 없게 되자
그대로 버려져서 보호소로 들어가게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란이를 안고 있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어요.
10살이든 11살이든 계속 새끼를 낳을 수만 있으면 죽을때까지 철장안에서 새끼만 낳아야하는 것이 농장 모견들의 삶이라고 해요.
추정나이 7살의 란이는 만약 난소의 종양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순간까지도 농장에서 새끼를 낳고 있었을 수도 있으니
몸이 아파서 버려지고 이곳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요...
란이의 성대수술된 듯한 목소리도 철장 안에서 조용히 새끼만 낳게 하기 위했던 것인지...
유난히 슬퍼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는 란이...안아주면 작게 끄응끄응 소리를 내서 그냥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했는데
란이 귀를 보고나니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고 하소연하는 듯한 흐느낌으로 들려서 조금 더 꼭 안아주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란이 아픔은 많았을지 몰라도 사람을 너무너무 잘따르고 또 애교가 아주 많아요.
눈이 마주치면 안아달라고 걸어서 몇발자국을 걷는 란이는 안겨있기도 좋아하고 뽀뽀도 잘하는 애교쟁이입니다.
그리고 란이는 먹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달라고 떼를 쓰지는 않지만 뭘 먹는 것 같기만 하면
계속 눈을 못떼고 졸졸 쫓아다니며 예쁘고 얌전하게 쳐다보지요. 이날도 운동시간이 끝나고 간식을 주니
조용히 케이지 구석으로 가서 누구한테 빼앗길새라 등을 돌린채 고개를 푹 파묻고 간식을 먹더라구요.
그 애처로운 뒷모습을 보고 우리 란이가 지금 누워있는 곳이 케이지가 아니라 편안하고 따듯한 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정말 농장의 모견으로 살았더라면 매일매일 차가운 케이지 안에서 살았을텐데...
적지않은 나이에 이곳저곳 아픈 몸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더 혹독하고 힘겨운 보호소 생활을 거쳤던 란이이기에
모든 사랑터 아이들에게 집이 필요하지만 우리 란이가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가게되면 좋겠다고 소망하게 되었어요.
7살의 란이... 어린 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건강하게 관리받으면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요. 착하고 애교많은 란이를 따듯하게 품어주실 가족분들은 어디쯤 오고 계실까요?
이렇게 예쁜 란이니까 분명 가족을 만날테지만 란이가 하루라도 빨리 따듯하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얼른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아픔이 많았던 란이... 낙인처럼 귀에 찍힌 숫자는 지울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따듯한 사랑이 있다면 마음 속 상처와 슬픈 눈빛만큼은 분명 지울 수 있을거에요.
봉사가시면 란이 많이 안아주시고 쓰다듬어주세요.
그리고 우리 란이 평생 따듯하게 품어주실 가족분들 얼른 오시라고 함께 응원해주세요!
☎ 란이의 입양 & 임보상담 번호 :
이쁜연수님 010-2127-1970
모모좋아님 010-3157-0005
러빙유님 010-6474-3628
첫댓글 사람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어지는 생명들을 보면서 매사에 신중해야 할것이며 진심으로 품에 품었으면 그 생명이 천수를 누리고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다짐하게 됩니다.... 란이가 남은 생을 사랑이 넘치는 반려가족을 하루 빨리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아..아침 바다님! 란 이란 이름도 이쁘지만 정말 좋은 가족 만나서 지나온 아픔 다 잊고 남은 생을 보낼수 있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제가 입양 하고 싶어도 후...
란아!.. 부디 네가 행복 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님이 써내려간 글을 읽으 면서 인간의 욕심이 넘 부끄럽고 속상하고.
이렇게 이쁜 아이들에게 못할짓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거 화나고 가슴이 아픔니다. 란아! 너는 꼭 행복 해 질거야!. 네가 행복해 지기를 간절히 기도 할께..
아침 바다님!. 란이가 입양 되었는지도 알려 주세요. 부탁 합니다.
란이는 지금 좋은 가정에 임보되어 평생가족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저도 업어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금 함께 있는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형편이라...
란이가 좋은 집안에 입양되어 지금까지 겪은 고통은 모두 잊어버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번식농장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ㅠㅠ
제가 얼마전 입양한 아이도 7살인데.....이아이도 사료를 주면 그 자리서 안먹고 입안 가득 물고 와서 혼자 있는데서 다 뱉은 다음 다시 먹더라구요.
한달 정도 그러더니 이젠 제자리서 맘 편히 아주 잘먹어요..정말 좋은 가족 만날거라 꼭 믿어요. 란아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지내야 해.....
지금 란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그간 제가 쓰던 글보다가 이때 이 아이를 기억하고 있어 다시 글을 찾아보았어요. 란이 때문인지 아이 떠나고 16년에 란이와 얼굴도 사연도 맘도 닮은 아이를 입양해서 가족이 되었답니다… 란이가 가족 사랑 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길 바래봅니다..